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
기타가와 에리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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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마음에 새겨둔 몇 가지 문구가 있다.

그중 하나가

“해 질 녘엔 의자를 사지 마라.

어느 의자에나 앉아도 편안하다.”

라는 말이다.

어디서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대학생 때부터 나는 늘 해 질 녘의 의자를 경계하며 살아왔다.


*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라는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그 문구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해 질 녘에 잡은 손은 지쳐서 잡는 손일까,

돌고 돌아 그 시간쯤 다시 만나 잡은 손일까.

그 손을 잡고 둘은 어디로 걸어가는 걸까.

그 궁금증을 안은 채 책을 펼쳤다.


* 음악가를 꿈꾸는 우미노 오토는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운명이라고 믿었다.

우연히 부딪혀 뒤바뀐 이어폰,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같은 노래.

누가 봐도 운명 아닌가.

하지만 그녀는 다른 남자를 보고 환히 웃었고,

그 운명은 단 몇 분 만에 끝나버렸다.


* 그리고 1년 뒤,

그 우연은 다시 반복된다.

이번에는 그녀가 오토의 소중한 멜로디를 구해주었다.

그 뒤 또다시 마주친 그녀는 말도 안 되는 옷차림에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고 있었고,

아슬아슬해 보이던 그녀를 오토가 구해준다.

그리고 그녀가 막 차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규슈의 자연을 닮은 여자, 아사기 소라마메.

그녀는 오래도록 마음에 품어온 사람과

결혼을 한 달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연인이었던 쇼타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그녀를 단번에 버렸고,

무너진 소라마메를 오토가 붙잡아 준다.


* 오토의 하숙집 주인 교코 씨가

목욕탕에서 쓰러진 여자아이를 주어와

오토 앞에 놓아두었을 때,

나는 확신했다.

이건 운명이다.

우연이 겹치면, 그게 바로 운명이지 뭐.


* 집에 파혼 소식을 알리지 못한 소라마메는

오토와 함께 교코가 운영하는 하숙집에 머문다.

동갑내기 두 사람은

서툰 초등학생처럼 지지고 볶으며 하루를 채워가고,

어느새 서로가 서로의 마음에

조용히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살아간다.


* 오토는 음악가의 꿈을 꾸고 있었고,

놀랍게도 소라마메와 만난 이후부터

일은 조금씩 풀려가기 시작한다.

한편 소라마메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모른 채

‘성공한 결혼’만을 꿈꾸다 잠시 길을 잃지만

이내 자신의 갈 길을 찾는다.

자신을 버린 엄마와 같은 직업이라 내키지 않았지만,

가슴을 뛰게 한 꿈은 패션 디자이너였다.


* 그렇게 두 사람은

평범하면서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특별한 일상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꿈이 현실이 될수록

두 사람의 거리는 점점 멀어진다.

무언가를 만들어 멀리 있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이는

가까운 사람을 슬프게 한다는 소라마메의 말처럼.


* 늘 티격태격 싸움으로 번지는

오토와 소라마메를 보고 있으면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해 질 녘은 하루 중 내가 가장 좋아하면서도

가장 경계하던 순간이다.

늘 쓸쓸하고 처연하면서도 평온하다고만 생각했던 그 시간이

이렇게 반짝이며 예쁠 수도 있구나,

내일을 위한 도약이 될 수도 있구나,

이 책을 통해 해 질 녘에 대한

새로운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 엇갈리는 두 사람을 보며

“왜 말을 못 해!” 하고 답답해하다가도

꿈을 향해 질주하는 청년들이 기특해서

결국 웃어버렸다.

두 사람을 보며 해 질 녘도 아닌데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 나이의 나는 무엇을 꿈꿨는지.

지나가버린 꿈을 떠올리고,

새로운 꿈을 조심스레 만들어보게 되었다.


* 해 질 녘의 모든 것을 경계하던 나에게

“지쳐서 좀 쉬면 어때,

내일 또 뛰면 되지.”

라고 말해준 책.

방황하는 청춘들,

잠시 쉬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휴식이 되어줄 이야기였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니,

OTT를 끊고

눈부신 두 사람의 시간을

영상으로도 만나보고 싶어진다.


* 해 질 녘의 의자에 앉아도 괜찮다고,

이 책은 처음으로 말해주었다.

해 질 녘에 멈춰 서 있는 사람이라면,

오늘은 의자에 앉아 이 책이 건네는

손을 한 번쯤은 잡아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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