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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완전범죄연구(2025마주) - 블랙레이블 시리즈 ㅣ 블랙레이블 시리즈
프리키 / 책보요여 / 2025년 12월
평점 :

#한국소설 #완전범죄연구 #프리키 #책보요여 #협찬도서
* 얼마 전, 반가운 작가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기생록』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써온 프리키 작가님이었다.
새 작품을 내셨다며 조심스럽게
서평을 제안해 주셨고,
나는 기쁜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이북으로 받은 이번 책의 제목은
『완전범죄연구』였다.
* 제목부터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상에 완전범죄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어온 나에게,
이 ‘연구’는 어떤 결론을 내릴지 궁금해졌다.
다운로드 후 첫 페이지를 넘기자,
이 작품이 일본 작가 사노 요의 추리소설
『완전범죄연구』를 오마주했음을 밝힌다.
오마주란 다른 작가나 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특정 장면이나 설정을 차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나는 원작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선입견 없이 오롯이 프리키 작가님의
『완전범죄연구』에 집중하기로 했다.
* 이 책에는 총 여섯 가지 범죄 시나리오가 담겨 있다.
마네킹을 실은 차량을 별다른 의심 없이 통과시킨 경찰.
그날 밤, 마네킹과 똑같은 자세의 시신이 발견되고,
순경은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뒤늦게 깨닫는다.
* 두 번째 이야기인 ‘위장 자살’ 역시
제목 그대로의 사건에서 출발한다.
자살로 알려졌던 비서가 명동에서 목격되면서,
그 이면에 감춰진 비리와 사건을 설계한
이들의 치밀한 트릭이 하나씩 드러난다.
* 이외에도 ‘반대 급부’, ‘유언의 함정’,
‘전화 너머의 저주’, ‘붉은 X표식과 지푸라기 인형’까지.
이 작품은 범죄의 ‘완벽함’을 증명하기보다는,
그 완벽함을 꿈꾸는 인간의 균열을 집요하게 들여다본다.
* 동기는 분명하고, 계획은 치밀하며,
감정은 철저히 배제된 듯 보이는 인물들.
그러나 그 완전해 보이는 구조 속에서
사소한 망설임, 설명되지 않는 불안,
순간적인 감정의 흔들림이 고개를 든다.
그리고 바로 그 틈이 이 소설을 단순한
범죄물이 아닌 인간 심리극으로 끌어올린다.
*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작품이
‘죄를 어떻게 숨길 것인가’보다
‘사람이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더 오래 붙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완전범죄라는 말이 무색하게,
인물들은 끝내 자신의 감정과 기억,
선택으로부터 도망치지 못한다.
그래서 독자는 범죄의 성공 여부보다
“이 사람은 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를
계속해서 생각하게 된다.
* 읽는 내내 긴장감은 유지되지만,
자극적인 반전이나 과한 장치로 몰아붙이지는 않는다.
대신 차분하지만 날카롭게 인간의
욕망과 자기합리화를 해부해 나간다.
그 점이 오히려 더 불편하고, 더 오래 남는다.
* 『완전범죄연구』는 말한다.
완전범죄란 이론 속에만 존재할 뿐,
인간이 개입하는 순간부터 이미 불완전해진다고.
그래서 이 소설을 덮고 나면
범죄를 본 것보다 사람을 본 기분이 든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이 작품을 쉽게 잊히지 않게 만든다.
@preak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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