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로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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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신작로 #김재희 #북오션 #협찬도서


* 북오션에서 얼마 전 팔로워 이벤트로
“나의 첫사랑은 ㅇㅇㅇ다”라는
문장 완성하기를 했다.
나는 여기에
‘나의 첫사랑은 분리수거도 안 되는 쓰레기였다’라는
댓글을 달았고,
그 쓰레기 덕분에 아주 예쁜 첫사랑 이야기가
담긴 책을 받아볼 수 있었다.
오우, 쓰레기 땡큐!

* 김재희 작가님의 『신작로』는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쯤 간직한 이름,
첫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신작로는 새로 만든 길이라는 뜻으로,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만큼 넓게 낸 길을 이르는 말이다.
일제강점기 근대화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개설된
포장 도로를 의미하는 말인데,
이 단어가 첫사랑과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 일곱 살의 동민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다.
생계를 위해 어머니는 늘 일터로 나갔고,
세 살 터울의 여동생은 외가에 맡겨져
동민은 늘 아버지의 영정사진과 함께 지냈다.
그런데 동민은 그 사진이 왠지 모르게 무서웠다.
설움을 받을 걸 알면서도
무서움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에,
동민은 어머니를 졸라
여동생 수민이가 있는 외가집으로 내려간다.

* 복숭아가 있는 도자마을.
반대하는 결혼으로 힘들게 살아온 딸이
못마땅했던 외할머니는
그 미움을 손자들에게도 가감 없이 쏟아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동민이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서울에서 한 여자아이가 전학을 온다.
강운영이라는 여자아이를 본 순간,
동민의 가슴에 한 줄기 훈풍이 불었다.

* 어린아이들의 풋사랑이라
그저 모르는 척 넘어가 줄 법도 하건만,
외할머니를 비롯해 어머니까지
동민과 운영의 만남을 반대한다.
동민의 의사는 묻지도 않은 채
강제로 서울로 전학을 보내버리고,
그렇게 둘은 헤어지게 된다.
이대로 잊히는 사랑인가 싶었지만
고등학교 동창회를 계기로
두 사람은 다시 재회한다.

* 운영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오가고,
편지를 쓰기도 하지만
결국 그 사실은 어머니에게 들키고 만다.
풋풋했던 어린 날의 추억이
익어가는 복숭아처럼 말갛게 물들수록,
어른들의 반대는 더욱 격렬해지고
그럴수록 동민은
운영의 손을 놓을 수 없었다.

* 책을 읽는 내내
황순원 작가님의 「소나기」,
혹은 예민의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가 떠올랐다.
산골 풍경과 꽃내음, 냇물 같은 묘사 속에서
동민과 운영의 순수한 마음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그 장면들이 선명해질수록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애틋해졌다.
한편으로는 다들 첫사랑은 이렇게 아름답다는데,
나만 쓰레기로 기억하는 건가 싶어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나도 이런 예쁜 첫사랑이 가지고 싶었다고!!!

* 이 책이 더 오래 마음에 남았던 이유는
첫사랑이 단순히 ‘예쁜 기억’으로만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동민과 운영의 사랑은 늘
어른들의 선택과 시대의 무게에 가로막혀 있었고,
그 과정에서 두 아이는
너무 이르게 어른이 되어야 했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애써야 했던
어린 마음이 안쓰러웠고,
그래서 더 찬란하게 느껴졌다.

* ‘신작로’라는 제목처럼
이들의 첫사랑은 새로 난 길 위에 놓여 있다.
한 번 지나가면 되돌아갈 수 없고,
걸어본 뒤에야 풍경을 알게 되는 길.
누군가에게는 추억으로 남고,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흔적으로 남는 그 길 위에서
동민과 운영은
그저 최선을 다해 사랑했을 뿐이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첫사랑은 충분히 아름답다.

* 책을 덮고 나니
나의 첫사랑이 쓰레기였다는 사실마저
조금은 덜 억울해졌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갛고 아픈 첫사랑을
품고 살아가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했을 뿐.
중요한 건
첫사랑이 무엇이었느냐보다
그 사랑을 통해 어떤 마음을 배웠느냐가 아닐까.
이 책은 그 질문을
조용히, 그러나 오래 남게 던진다.

@bookocean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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