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베첸토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최정윤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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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채 서포터즈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노베첸토는 이미 영화와 연극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고,
그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나 역시 영화와 연극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해보면
정작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줄거리를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뿐,
소설을 정독한 적도 없었기에
이번 기회에 ‘노베첸토’라는
인물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나보기로 했다.

* 1927년 1월, 열일곱 살의 트럼펫 연주자가
‘버지니아 호’에 오르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그’를 만난다.
이 책은 노베첸토에 대한 이야기지만,
정작 그의 목소리가 아니라 트럼펫 연주자
팀 투니의 입을 통해 그의 삶이
흘러나온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다시 살아나
전설의 피아니스트.
그 방식 자체가 이미 한 편의 재즈처럼 들린다.

* 노베첸토는 일급 피아니스트였고,
팀 투니와 함께 연주했던 시간이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과 그는 어딘가 달랐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기묘한 신비를 품고 있었다.

* 그의 시작은 더욱 특별하다.
보스턴 항구에 도착한 어느 날 아침,
승객들이 모두 내린 뒤 배 안에서
발견된 이름 없는 아기.
늙은 선원 대니 부드먼이 그를 데려와
T.D. 레몬 노베첸토라 이름 지어주고
아버지처럼 보살핀다.
하지만 노베첸토가 여덟 살이 되던 어느 날,
부드먼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그는 22일 동안 사라졌다가,
어느 순간 천재 피아니스트가 되어 다시 등장한다.
그가 어디서 배웠는지,
누가 가르쳤는지 아무도 모른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가 ‘천재’였다는 점뿐이다.

* 단 한 번도 배에서 내린 적 없었던 노베첸토.
하지만 그가 건반 위에서 만들어내던
음악은 누구보다 광대하고 누구보다 자유로웠다.
그의 세상은 고작 한 척의 배였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음악의 세계는 끝없이 확장되었다.
그 대비가 주는 아름다움이 바로 이 작품의 핵심이었다.

* 노베첸토가 끝내 배를 떠나지 않은
이유도 단순하지만 깊다.
육지는 그에게 너무 넓었고,
끝이 없는 혼돈처럼 느껴졌다.
88개의 건반 속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그에게,
무한한 선택지가 있는 세계는
오히려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그는 무한한 자유보다 유한한 세계 안에서
자신만의 무한을 만들어내는 삶을 택했다.

* 책의 마지막으로 다가갈수록,
왜 그의 음악이 그렇게 독보적일 수 있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노베첸토는 육지로 나가기를 “회피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보다 명확하게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선택한 사람에 가까웠다.

* 아주 짧은 책이었지만 여운은 길게 남았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그의 음악이
귓가에서 아른거리는 듯했고,
실제로는 어떤 음색이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다음에 연극이 올라오면 그땐 꼭 보고 싶다.
육지에 발을 딛지 않았던 한 남자의 음악이,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서 있는 이 땅보다
더 단단하고 현실적인 진실처럼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drviche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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