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의 시간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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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3개월마다 한 번씩 있는
피검사의 날.
쫄쫄 굶은 채 주린 배를 달래며,
승호오빠 책 한 권을 들고 병원으로 향했다.
피를 뽑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2–3시간을 기다려야 했기에
대기실에서 바로 책을 펼쳤다.

*‘도덕의 시간’이라는 제목은
처음부터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학교 다니던 시절의 도덕 시간,
양심·규범·규칙 같은 단어들.
그런데 첫 장면은 그런 이미지와
전혀 다른 장례식장이었다.

* 영상 저널리스트 후시미는
아내 도모코의 스승인 도예가
난보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지역 유지 집안 출신이지만
집에서 버림받았던 난보.
그럼에도 제자들은 여전히 그를 따랐다.
그 자리에서 후시미는 오래된 친구,
신문기자 오소네 다카시를 다시 만나게 된다.

* 오소네는 신문기자로서 나름대로
난보의 죽음을 파헤치고 있었다.
경찰은 자살로 보고 있었지만
현장에 수상한 낙서가 남겨져 있었던 것이다.
'도덕 시간을 시작합니다.
죽인 사람은 누구?' 라는 낙서는
살인 사건을 암시하는 동시에
현재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범죄 사건과
동일범이라는 소행이라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 후시미가 사는 마을에서는
알 수 없는 경범죄가 잇따랐다.
버스 정류장 의자에 칠해진 페인트,
공중화장실 휴지에 바른 접착제.
처음엔 유치한 장난 같았지만,
교통사고로 이어지고
철봉의 공업용 접착제로 아이가
매달려 다치는 사건까지 벌어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난보 사건이 터졌다.

* 모방범, 경범죄 범인의 연쇄 행동, 우발적 살인…
여러 가설이 오가는 가운데
후시미는 오사카 제작사 대표 다나베의 소개로
오치 후유나라는 감독과 함께
13년 전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맡게 된다.

* 당시 강연 중이던 교사가
성인이 된 제자에게 살해된 사건.
범인 무카이 하루토는 묵비권을
지키며 단 한마디만 남겼다.
“이것은 도덕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대로 징역 15년형이 확정되었다.

* 후시미는 당시의 증언자들을 만나 다시 기록하며
현재의 사건들과 13년 전 사건 사이에 깔려 있던
기묘한 연결고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동시에 질문한다.
오치 후유나는 왜 이 다큐를 만들려 하는가?
그녀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진짜 이야기’는 무엇인가?

* 책에 완전 몰입해 진료실에서
이름을 부르던 것도 놓칠 뻔했다.
무엇이 진실인지, 퍼즐 조각들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알고 싶은 욕구가
너무 강해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과거에서 현재로 흘러가는 ‘도덕의 시간’
그 실체에 도달했을 때 내가 감탄사를 냈는지,
한숨을 쉬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둘 다였을 것이다.

* 도덕은 법률처럼 강제 되지 않는다.
오롯이 ‘내 기준’에서 나오는 자발적 원리.
하지만 내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도
나는 도덕적인 인격체일 수 있을까?
같은 시간을 지나고, 같은 상황을 마주해도
‘내가 누구인가’, ‘내가 어느 위치에 서 있는가’에 따라
도덕은 맞물리기도, 충돌하기도 한다.
내가 알고 있던 도덕의 범위는
정말 위기의 순간에도 입 밖에 낼 수 있는 걸까?
그 확신이 흔들렸다.

* 읽는 내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니 역시… 어렵다.
사회의 도덕과 개인의 도덕,
그 미묘한 경계에 대해 깊이 되묻게 하는 작품이었다.
역시 승호오빠.
오라버니 덕분에 오늘도 생각이 한 뼘 자란다!

* 출판사 도장깨기 5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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