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계는
늘리혜 지음 / 늘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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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리혜 작가님의 전작
'일곱색깔 나라와 꿈'을 읽었을 때,
감정의 결이 고운 문장들과 몽환적인
분위기에 오래 머물렀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일까.
작가님께서 책을 보내주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치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을 기다리는 마음이 들었다.

* 그렇게 내 손에 '나의 세계는'이 도착했고,
나는 다시 한 번 '늘리혜 장르'라 부를 수 밖에
없는 독특한 세계로 걸어 들어 갔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여고생 아영이었다.
단짝 세라에게서 인기가 많은 건우를
좋아한다는 고백을 들은 순간부터
아영의 세계는 미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한다.

* 세라의 부탁으로 오작교가 되어주는 것은
우정의 표시였지만,
아영은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었다.
바로 아영을 향한 건우의 마음이었다.
사실 아영은 건우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적이 있었다.
그랬기에 건우를 향한 자신의 마음은
봉인한 채 세라를 도와주기로 했던 것이다.
수많은 청춘 소설에서 다뤄지는 첫사랑의
서툼과 미숙함이지만, 그 미묘한 감정이
늘리혜 작가님의 손끝을 거치자
훨씬 더 깊고 절절한 파동으로 번졌다.

* 그리고 바로 그때,
또 다른 이웃사촌 지담이 등장한다.
리트리버 같은 따스함과
이상한 낯섦이 동시에 있는 인물.
지담은 자신이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고 고백하며, 시공간을 건너
아영과 건우의 인연을 지켜봐 왔다 말한다.
그리고 끝이 상처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아영에게 건우를 선택하지 말라고 단호히 말한다.

* 지담이 건넨 보라색 펜던트는 그렇게
아영의 세계를 갈라 놓는 열쇠가 된다.
다음날 눈을 뜬 곳은 전혀 다른 세계.
의도치 않게 시작된 이 여행은
아영을 여러 세계로 데려가며,
그녀가 외면해온 상처와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이 만들어낸 수많은
결과들을 하나씩 마주하도록 한다.

* 아영이 각 세계에서 얻는 깨달음은
미약하지만 단단하다.
한 세계를 빠져나올 때마다
아영은 조금씩 성장한다.
오래도록 마음을 옥죄던 미련, 후회,
상실이 차곡차곡 쌓여 만든 세계를 여행하며,
아영은 비로소 자신이 왜 도망쳤는지,
무엇을 두려워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지독한 상실과 후회 끝에 오는 성장통.
독자인 나는 그런 아영을 보며
‘조금만 더 힘을 내’ 하고 응원하게 된다.
이 감정의 교류야말로 늘리혜 장르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특히 인물 묘사가 돋보였다.
지담은 리트리버처럼 따뜻하고 헌신적이며,
건우는 고양이처럼 조심스럽고 내밀하다.
두 인물의 사랑의 방식은 완전히 다르지만,
모두 아영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묘한 긴장감과 애틋함이 흐른다.

* 여기에 전작과 이어지는 노란 해바라기 밭,
붉게 물드는 피의 비, 플로로와 수노의 잔향은
세계관을 확장시키며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안긴다.
반복되는 문장들이 지루할까 싶었지만,
오히려 그 반복은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감정의 울림을 한층 견고하게 만들었다.

* 책의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건우의 눈부신 미소와 웃음소리가
실제로 들려오는 듯한 착각이 밀려왔다.
문장의 여백과 감정의 떨림이 공간을 울리며,
독자가 스스로 세계를 상상하게 만드는 힘.
이 또한 늘리혜 작가만의 매력이다.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자마자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 나의 세계는은 첫사랑이 가진 서툼과 절실함,
그리고 성장의 고통을 몽환적인 세계관과
결합해 더욱 짙은 감정으로 끌어올린 작품이었다.
다음은 또 어떤 색의 세계가 펼쳐질까.
그 색을 만나기 위해 다시 한 번
늘리혜 작가의 다음 책을 기다려본다.

@neulli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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