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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작가
알렉산드라 앤드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3월
평점 :

#미국소설 #익명작가 #알렉산드라앤드루스 #이영아 #인플루엔셜
* '당신의 소설을 훔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궁금했던 책이었다.
익명 작가라는 제목도,
누가, 왜, 어떻게 소설을 훔치는지도
온통 궁금한 것들 투성이라서
너무 기대했던 책이었다.
* 플로리다 출신의 플로렌스.
그녀는 뉴욕의 출판사에서 편집 보조 일을 하면서
소설가의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일을 시작하면서 글은 단 한 줄, 아니
한 단어도 쓸 수 없었지만 어쨋든
그녀의 꿈은 소설가였다.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내고 싶었다.
* 포레스터북스 출판사의 출간기념 파티가 있던 날,
그녀는 편집자이자 그녀의 상사의 상사인
사이먼과 하룻밤을 보냈다.
그 일이 그녀를 더 상류 사회로 올려주길 바랬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그의 가족들을 주시했고,
그의 아내에게 사로잡혔을 뿐.
* 그녀의 상사인 어맨다의 소설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플로렌스는
자신이 썼던 단편 소설들을 그러모아
사이먼을 찾아갔다.
결과는 대 실패. 사이먼은 그녀의 글을 좋아하지 않았다.
충동적으로 그동안 찍었던 사이먼 가족의 사진들을
그에게 보낸 그 날, 플로렌스는 해고 되었다.
*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깨부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글을 모든 출판사에 보냈다.
그 중 하나는 연락이 오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그리고 정말 그 중 하나의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하지만 그것은 출간 소식이 아닌,
모드 딕슨이라는 한 익명 작가의 보조로
일할 생각이 없냐는 것이었다.
* 본명과 나이는 물론이고 성별조차 나오지 않은
그 작가의 보조라니!
그녀는 비밀 유지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그렇게 모드 딕슨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외딴 곳에 있는 집, 그 속에 속해 있는 별채에 머무르면서
플로렌스는 베스트셀러 작가로부터
뭐든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가장 가까이에서, 제일 먼저 출간 예정인 글을 읽고
그 모든 것을 배우기로 마음 먹었다.
작가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꽤나 힘들었고,
가끔 겁을 먹기도 했지만 그녀는 그런대로
잘 해나가고 있었다.
자신을 옭아매는 엄마와의 연락을 끊고
천재 작가의 성공 비결을 훔친다면
그녀도 밑바닥이 아닌 그토록 원하던
상류층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내고,
돈 걱정하지 않으면서 즐길 수 있는 여유와
그 모든 것을 손에 쥘 수 있게
작가의 모든 것을 닮고자 했다.
* 그러던 어느 날, 작가는 차기작을 위해
모로코로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그곳에 플로렌스가 같이 가줬으면 해서
둘은 모로코로 떠나게 된다.
조사보다는 여행에 더 가까운 일정이었지만
그곳에서 그녀는 다시 없을 기회를 붙잡게 된다.
자신이, 모드 딕슨이 될 수 있는 기회를.
* 처음에 책을 펼칠 때는 꽤나 흥미로웠다.
작은 도시에서 자신이 최고인 줄 알았던 여자가
뉴욕이라는 대도시로 나왔을 때의 그 상실감.
자신은 최고가 아닌 밑바닥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좌절감 등이 글에 매우 잘 묻어나왔다.
그래서 나는 플로렌스가 매우 불안했다.
똑똑한 척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보였다.
그녀는 단 한순간의 충동으로 인해 직장도,
자신의 꿈도 잃을 뻔 했으니
이렇게 생각한 것도 과언은 아니었다.
* 그녀의 불안이 증폭되고 안정감을 추구할 수록
나는 그녀가 더 불안했다.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몰랐고 그녀의 엄마보다는
세상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녀가
아는 것은 단 하나도 없어 보였다.
그리고 모로코에서 사고가 있던 그 날,
그 날 이후로 나는 책의 뒷내용을 모두 예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그 예상이 하나도 빠짐없이
맞게 되자 호기심이 푹 식어버렸다.
* 어쩌면 작가는 나도 플로렌스와 다르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었던 걸까,
그렇다면 성공한 듯 하다.
내가 플로렌스였다면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겠지만.
차라리 정말 그녀가 글에 미쳐있는 여자였다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공감과 동정은 했을텐데.
*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책이 무미건조하게 끝나버려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나와
내 뒷통수를 갈겨주길 얼마나 바랬던가.
플롯은 좋았지만 너무 뻔한 내용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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