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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은 어쩌다
아밀 지음 / 비채 / 2025년 9월
평점 :
품절
#한국소설 #멜론은어쩌다 #아밀 #비채 #협찬도서
* 비채 서포터즈 3기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표지에는 먹음직스럽다기 보다는
예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멜론이 자리하고 있다.
제목은 멜론은 어쩌다.
뒤에 이어질 말을 한참이나 상상했다.
멜론은 어쩌다 달콤해졌을까?
멜론은 어쩌다 초록빛을 띠게 되었을까?
* 커피와 복숭아를 곁들이며 책장을 펼쳤는데,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책은 총 여덟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크게 두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동성애'와 '사람이 아닌 것'이다.
특히 레즈비언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많았고,
그 속에 뱀파이어, 마녀, 로봇 같은 존재가 등장했다.
각각의 작품은 짜임새가 훌륭해 SF나
판타지임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노 어덜트 헤븐'과
'성별을 뛰어넘은 사랑'이었다.
* '노 어덜트 헤븐'은 말 그대로 아이들만
갈 수 있는 천국에 멜론의 어머니가
천국과 지옥행을 두고 재판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생전 멜론의 성 정체성과 엄마의 무지에 따른 폭력,
그로 인해 받은 상처와 나타날 수 있는 결과를
가감없이 드러내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졌다.
선천성 부신 증식증이라는 낯선 질병과
이 질병을 가진 이들의 아픔에 대해 알려줘
독자로서 매우 고마운 이야기였다.
'부신'이라는 장기가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줄은 몰랐다.
* '성별을 뛰어넘은 사랑'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상상했던 이야기였기에 매우 인상깊었다.
현재처럼 이성애가 '정상'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고
오히려 성소수자가 된 세계의 이야기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세계를 상상했는데
거짓말처럼 눈앞에 쨘! 하고 나타나니
얼마나 놀랍던지~
이성과의 연애를 비틀린 욕망으로 표현하고
남자와 부치를 비교하는 것이 꽤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여기에 마지막에 남은 작고 반짝이는 것까지!
아~ 그럼!! 이런거 하나는 남겨둬야지!
내가 느끼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부조화인데
이들은 이것을 지극히 평범하게 느끼다니
뭔가 봐서는 안될 것을 엿본듯한 기분이었다.
* 그렇게 동성애와 사람이 아닌 것들 사이를 오가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고 있었다.
책을 덮자 띠지의 문구가 비로소 이해됐다.
"마녀의 소설이 아닐 리 없다."
맞다. 그럴 리가 없다.
이건 정말 마녀의 소설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강한 중독성을 가질 수 있을까.
책장을 덮었는데도, 나는 여전히 더 읽고 싶었다.
* 이 책은 현실의 차별과 혐오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도 결코 불쾌하지 않다.
살아가는 데 있어 그가 이성애자이건, 동성애자이건,
뱀파이어건, 마녀이건 상관없다.
그저 건강한 마음을 가진 오롯한 '하나의 존재'라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몸서리치게 외로운 순간이 찾아올 때
다시 꺼내 펼쳐 보고 싶은 책이다.
@drvi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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