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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닿는 거리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7월
평점 :

#일본소설 #달빛이닿는거리 #우사미마코토 #이연승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이누카이 하야토 시리즈를
정주행 하고 있는 중이지만,
블루홀6에서 신작이 나왔기에
잠시 중단하고 신간부터 읽어보기로 했다.
'우리는 언제나 달빛이 닿는 거리에 있단다.'
라는 띠지의 문구가 이상하게 아련했다.
달빛이 닿는 거리에 있는 그들은 누구일까?
* 갑작스러운 임신 사실에 혼란스러웠던
열 일곱 살 소녀 미유.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중절 수술도
불가능한 개월 수였고,
설상가상으로 아이 아빠는 대학을 핑계로
미유와 아이를 버리게 된다.
* 부모님 역시, 귀한 외동딸이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렇게 집에서 쫓겨나 결국 몸을 내던지기로 했다.
8층 높이의 건물 저 아래로.
그렇게 찾아간 옥상에서 발을 내딛기 직전,
미유는 구원의 손길을 받게 된다.
* 하지만 이미 상처 받을대로 받아서
너덜너덜해진 마음이라 처음에는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NPO 활동을 하고 있는 지사의 도움으로
그린 게이블스라는 게스트 하우스로 들어간 미유.
그린 게이블스는 '빨강머리 앤'에서 나온 곳으로
조금 이상한 가족이 자리잡고 있었다.
* 할머니 루이코, 루이코의 딸 가나코,
가나코의 오빠인 아키라와
그들이 돌보고 있는 아이들인 히사토와 미쿠, 다이치까지.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인 듯 하면서
혈연이 아닌 가족이 그들의 모습이었다.
출산 전까지 그린 게이블스에서 머물기로 한
미유는 게스트 하우스 일과 가족을 돌보는 일을
도우면서 그동안 자신이 알지 못했던
가족의 형태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 그린 게이블스 식구들은 미유에게 딱히
뭔가를 하지 않았다.
입에 발린 말도 하지 않았고,
섣부르게 그녀의 마음을 위로하거나
과거를 캐묻지도 않았다.
그저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한자락을
내보여줬을 뿐인데도 이상하게 미유와
읽는 나는 무한한 위로를 받았다.
* 미유의 이야기 다음에는 미유가 모르는
아키라와 가나코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기구한 운명의 장난에 헛웃음이 나오다가도
그 절절한 마음들이 너무 안타까워
이내 그들 대신에 내가 울고 있었다.
* 10대의 임신부터 미혼모, 입양, 위탁 가정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여준 것도 좋았지만
나는 방황하는 10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도 좋았다.
'성의 상품화'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여준 것이 아닌
그들이 왜 성을 상품화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낸 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 마지막에 미유의 선택을 보면서
눈물, 콧물 쏟다가 아빠 전화를 받았더니
우리 아부지, 나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집으로 쫓아올 뻔ㅋㅋ
책이 너무 슬펐다고 얘기해줬더니,
기쁘고 즐거운 책만 보라며 쌍욕도 먹었다.
놀라게 해서 미안해~ 라고 사과도 했다.
* 책도 덮고, 아빠의 전화도 끊고 나서
가메이의 질문에 대해 조용히 생각해 봤다가
아빠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기쁘고, 즐거운 것만 보라던.
어쩌면 가족은 그런 것 아닐까.
기쁘고 즐거운 것만 해주고 싶은 존재들.
나쁘고 해로운 것으로부터 지켜주고 싶은,
그게 꼭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된다.
* 예전에 아빠가 하도 걱정하면서 잔소리 하길래
'아빠! 나도 낼 모레 40이야!'라고 했더니
아빠가 그랬다.
'나한테 너는 10년에 1살씩 먹는 것 같다'고.
'그래서 너는 아직 4살도 안됐다'고.
그런고로 나는 아직 미운 4살이고
무럭무럭 자라는 중이다.
책 속의 안타까운 사연과 그들이 앞으로 가지고
살아갈 희망과는 별개로 굉장히
내 가족이 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 출판사 도장깨기 4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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