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개 줍는 아이들 2
로자문드 필처 지음, 구자명 옮김 / 리프 / 2025년 2월
평점 :

* 포레스트에서 받아본
'조개 줍는 아이들 2권'을
바로 읽어보았다.
전쟁과 함께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은
페넬로프는 그 후로 더 늙어버린
아버지와 피난민이었던 도리스 가족과 함께
포스케리스 콘월에서 그대로 살게 되었다.
* 전쟁은 그녀의 삶에서 많은 것을 앗아갔다.
그나마 페넬로프의 삶은 나은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가족과 친구, 삶의 터전을 잃었으며
그들은 전처럼 풍요롭게 마시거나 먹을 수 없었다.
마음대로 옷을 살 수도 없었으며,
신발 하나도 쉽게 살 수가 없었고
기름이 없어서 자동차를 세워둬야만 했다.
* 그러나 페넬로프에게 그 전쟁의 시간은
끔찍하면서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세상에 없을 단 하나의 사랑,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아리고 충만한
그 사람이 있었으니까.
* 과거의 회상에서 벗어난 페넬로프는
세 자식에게 모두 콘월에 다시 가보고 싶다고 하지만
그들은 각자 저마다의 핑계를 대며 거절했다.
특시 낸시와 로엘은 어째서 로런스의
작품을 팔지 않느냐며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 즐거운 동행자가 함께하길 원했던 페넬로프는
결국 안토니아와 데이너스를 데리고
자신이 오래도록 그리던 그 곳,
콘월로 향하게 되었다.
남에게 거액의 돈을 쓴다며 낸시와 노엘은
그녀를 비난했지만.
* 페넬로프의 과거와 현재를 둘러보면서
한 사람에 얽힌 많은 이야기에 혀를 내둘렀다.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의,식,주의 형태는 물론이고
페넬로프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상황도
상세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삶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다.
* 페넬로프의 남편과 그녀의 단 하나의
사랑을 통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억에 사랑을 더하면 추억이 된다던데....
페넬로프에게는 누가 기억이고, 누가 추억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고,
그 단 하나의 추억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내가 아는 그 어느 누구보다 지혜로웠고
자유분방했으며, 그 누구보다 사랑을 알았고
그것을 베풀 줄 알았던 단 하나의 여인 페넬로프.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줄 흘렀다.
* 이대로 그녀를 보내기 싫었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의 손을 잡고
조금만 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조르고 떼쓰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다고 해서 결코 그녀는 돌아볼 리 없겠지만.
* 이야기가 페넬로프를 중심으로 흘러가기는 하나,
그 안에 있던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책이었다.
작가는 누구 하나 소홀히 만들지 않았고,
먼 세월을 돌고 돌아 결국은 만나게 되는
인연들을 그려냈다.
* 낸시와 올리비아, 노엘의 갈등 속에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기도 했고,
영화 같은 페넬로프의 사랑 이야기에 설레기도 했다.
어떤 때에는 할머니가 머리 맡에 앉아서
도란도란 해주는 옛날 이야기 같기도 했고,
어떤 때에는 내가 페넬로프가 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 분노와 사랑, 우울과 찬란함이 공존하는
그곳에서 빠져나오자 깊은 상실감과 함께
또 다른 후련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왜 이 책을 찾는 사람들이 그리도 많았는지,
이 책이 절판되었다가 왜 다시 복간되었는지
절실하게 알 수 있었다.
*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내 삶은 어떤 방향으로든 현재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일찍 이 책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그녀의 이야기에 지금이나마
귀 기울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앞으로 누군가 나에게 인생 책을 묻는다면
주저없이 이 책의 제목을 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