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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진 산정에서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평점 :

* 비채 서포터즈 3기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책은 일주일 전에 읽었는데,
냥냥이님 건강 이슈로 인해
리뷰는 이제 쓰고 있다.
* 같은 비채 서포터즈님들
피드에서 너무 좋다는 평이 많았다.
살짝 기대도 됐다.
하지만 걱정도 됐다.
하늘을 보는 것도, 노을도
너무 좋아하지만 산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 어렸을 적 발목을 크게 다쳐서
올라가고 싶어도 못 올라간다.
그래서 주로 '어차피 내려올 거
뭐하러 그렇게 힘들게 올라가나~'
하고 생각하는 편이다.
요즘은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곳이
많기도 해서 산 위에서 노을을
못 보는 것도 아니니까.
* 그렇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이 책은 여성과 산을 주제로 삼고 있었다.
모두 전문 산악인은 아니다.
그저 고개를 돌리면 보일 법한
여성들이었다.
* 사별한 남편이 좋아했던 산을
뒤늦게 오르는 60대 여성부터
대학시절 추억을 가지고 오르는 여성,
사라져 버린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산을 오르는 친구들,
반대 했던 딸의 꿈을
응원해 주기 위해 산을 오르는 엄마,
오래 전 친구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친구의 등산까지.
* 산을 오르는 그녀들을 보면서
발목을 다치지 않았더라면,
나도 산을 꽤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등산을 좋아했던
한 선배의 말이 생각이 났다.
* 왜 그렇게 힘들게 산을 오르냐고,
대체 산이 왜 그렇게도 좋냐고 묻는
내 질문에 선배는 그리운 것과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는 곳이
산이라고 얘기했다.
* 산 정상에 올라가서 하늘을 보고
얘기 하면 꼭 그 사람이
들을 것만 같다고 얘기했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특히 혼자서 산을 타는 사람들은
하늘과 제일 가까이 있는 곳을
찾아 가는 거라고 했다.
그 그리운 것이 사람이든 반려동물이든
가까이서 보고싶어서라고.
* 그래서일까, 나는 이 책의 에피소드에서
모두 그리움을 보았다.
그때 그 시절, 이렇게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와 아쉬움도 있었다.
그리운 뒷모습을 쫓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마음껏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스스로 위로를 찾는 모습이
참 경탄스러웠다.
* 나였다면, 내가 산에 올랐더라면
이런 감정들을 느낄 수 있을까?
나도 내 냥냥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면,
산에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들까? 하는,
그동안 멀리했던 산이
참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 각자의 방법으로 마음껏 그리워 하고,
그 추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는 방법을 찾고.
그렇게 그들은 새로운 시작을 향해
또 한 걸음씩 내딛었다.
나도 모르게 '잘했어! 수고했어!
앞으로도 응원할께!'라는
마음이 생겼다.
가슴 저 밑바닥 어딘가에서 올라오는
뭉클함도 함께.
* 실제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산들을
나름대로 상상하면서 읽는 재미도 있었다.
들꽃이나 풀 이름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책에 나온 산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랜선 등반이지만 이렇게라도 하니,
나도 그들과 함께 숨쉬고 땀흘린 기분이었다.
상쾌하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다.
이번 주말은 비록 차로 하는 등반이지만
산에 가서 멋드러진 노을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