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나라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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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오카자키 다쿠마라고 하면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수첩' 으로 유명하다.
나 또한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 "좋은 커피는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라는, 그 책에 나왔던 문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여기에 읽으신 분들 모두 극찬에
극찬을 더했기에 매우 기대하고 있던 책이었다.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내리고,
590페이지의 벽돌 책을 펴들었다.

* 때는 2063년 8월,
소설가였던 무로미 교코가 살았던 집에
그녀를 담당했던 편집자와
그녀의 조카가 마주 보고 앉았다.
무로미 교코가 사망하고 유작으로 남은
작품의 출판을 위한 만남이었다.

* 그녀의 조카인 사쿠라바 레이는
유명한 추리 소설가이면서도 이모인
교코를 싫어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
특히 유작인 <거울 나라>를 잃은 후
저울의 추가 기울듯이 확실히
이모를 싫어하는 쪽으로 마음이 굳어졌다.

* 마지막 점검을 위한 만남이었지만
편집자인 데시가와라 아쓰시는 레이에게
작품에 문제가 있음을 얘기한다.
현재는 출판만 남았는데 이제와서 문제라니.
설명을 요구하는 레이에게 그는
아주 사소하지만 편집자로서 넘어갈 수 없는
위화감들을 느꼈다고 얘기하며
이 작품을 다시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아무래도 <거울 나라>에는
삭제 된 에피소드가 있는 것 같다고.

* 그렇게 소설 속에 소설이 시작되었다.
소꿉친구였던 가스미 히비키와 신카이 사토네,
기치세 이오리가 우연히 다시 만나고
여기에 히비키의 직장 선배인 구가하라 다쿠미가
합세하면서 거울 나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로 흘러갔다.

* '와우! 교코씨!
이래서 일본의 애거서 크리스티로 불렸군요!'
절로 이런 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어릴 적 히비키와 신카이가 당했던
사고의 진실을 둘러싼 추리와 함께
안면 인식 장애, 신체 이형 장애 등
정신 질환의 요소들도 함께 다루었다.

* 특히 소설 <거울 나라> 속에서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쉽게
예상이 갔지만 편집자가 느꼈다는
위화감은 좀처럼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추리 소설 읽은 게 몇 년인데..
나는 정말 똥멍청이인가', 라는 회의감도 잠시
그냥 있는 그대로 소설을 즐기기로 했다.
위화감이고 뭐고 나는 못찾겠다 꾀꼬리!

* 그렇게 술술 넘어가던 페이지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즈음
여기가 진짜 클라이맥스예요!!
라는 듯 엄청나게 휘몰아치는 구간이 나왔다.

* 허허 참, 와우!
라는 감탄사 밖에 나오지 않았다.
와, 이 책 미쳤네 진짜.
'책 뒷 표지에 책을 덮는 순간
당신도 외치게 될 것이다!'
라는 문구가 있는데 정말 그걸
고대로 내뱉었다.
제대로 당했다. 교코에게.

* 추리 소설을 읽으면서
페이지가 줄어가는 것이 아쉬운 책은 있었다.
하지만 페이지는 넘기는 그 찰나의 시간조차도
아까운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이 책은 미쳤다. 정말.
삭제 된 에피소드를 만나다면,
정말 당신의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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