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아가멤논 가문의 저주 대가 고전·인문 시리즈 (LINN 인문고전 시리즈) 15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아이스퀼로스 지음, 김성진 편역 / 도서출판 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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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그리스 로마신화는 어렸을 적부터 만화책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많이 봐서 꽤 익숙한 편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애니보다는 영화와 책으로
그들을 만나 봤었다.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그 많고 많은 신과
인간의 가문 중에서 가장 최고의 비극으로 꼽히는
탄탈로스 가문.
그 탄탈로스 가문의 저주와 복수를
잘 정리한 책이 있다고 해서 냉큼 받아봤다.

*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가멤논은
전쟁에서 이긴 후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살해당한다.
그것도 자신의 아내에게.
아가멤논과 아내 크리타임네스트라 사이에서 난
아들 오레스테스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살해하게 된다.
아내가 남편을 죽이고, 아들이 어머니를 죽인
가장 그리스 최고의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 이들이 어째서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따지자면 그들의 선조 탄탈로스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올림포스 궁전에서 열리는
신들의 만찬에 초대해 신들이 먹는 음식과 술을 먹는
기회를 가진 사람.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도 누릴 수 없는 호사의 특권을 지녔으나
곧 딴마음을 품고 만찬에서 나오는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훔쳐서 인간 친구들에게 나눠주는가 하면,
신들의 비밀을 떠벌리고 다니기도 했다.

* 까마귀가 백로와 논다고 해서 백로가 되는 것은 아닌데,
그는 자신이 신들과 함께 하기에 자신이 신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그렇게 제우스를 비롯한 여러 신들의 화를 돋군 탄탈로스는
신을 시험하고 능멸한 대가로 큰 벌을 받는다.
맛있는 사과나무가 눈 앞에 있어도 먹을 수 없고
아무리 갈증이 나도 마실 수 없는,
영원한 배고픔과 갈증 속에 갇힌 것이다.

* 이러한 신들의 저주는 탄탈로스에게만 내려지지 않고
대대손손 그의 가문을 피의 가문으로 만들었다.
큰아버지가 조카를 죽이고, 그 피와 살로 음식을 만들어
동생에게 먹이는 일도 있었다.
딸과의 근친상간으로 낳은 아이를 복수의 도구로 쓰기도 하며
동생에게 복수를 종용하는 일도 있었다.

* 인간은 신을 섬기며 신에게 기대어 신탁을 받는다.
그들은 신의 말을 듣고 일을 행했다고 믿어지지만
가장 근본적인 밑바닥에 깔린 것은 인간 스스로가 가지는
권력욕과 복수의 감정이었다. 일말의 죄책감도 없는.
신들은 기본적으로 인간들을 보살피고
잘 살 수 있도록 돕지만, 그들의 심기를 조금이라도 거스르면
화를 입거나 제물을 바치도록 했다.
설령 그 제물이 그들의 딸이라도 말이다.
전지전능하신 신과 한낱 미물의 인간은 다르면서도 꼭 닮은듯 했다.

* 연극 대본의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연극을 좋아하는 내가 상상을 하며 읽기에 너무 좋았다.
나름대로 무대장치를 상상하고, 조명의 고도를 따라
긴장감을 높이고 낮추며 읽었더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한국에 이같은 연극이 있다면 꼭 보고싶을 정도였다.
고대 그리스에서 행해지는 재판의 과정도 흥미로웠다.
현재의 재판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오랜만에 읽는 인문학 책이 제대로 취향저격이라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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