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을 때까지 기다려
오한기 외 지음 / 비채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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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채 서포터즈로 받아본 책이다.
다섯 명의 작가가 다섯 개의 디저트를
가지고 쓴 다섯 편의 소설.
디저트의 종류도 참 다양했다.
내가 너무 익숙한 초콜릿과 사탕, 젤리와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이스파한과 슈톨렌.

* 디저트라고 하면 굉장한 단 맛과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기분 좋음,
디저트 배가 따로 있다고 할 정도로
조금 덜 찬 배를 꽉 채우는 느낌이
가득한 책일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열어본 책은
첫 편부터 조금 실망스러웠다.

* 초콜릿과 똥을 연관 시킬 줄은 몰랐으니까.
한 편의 소설이 끝난 뒤에는
작가님이 나름대로 쓴 작가 노트가 있다.
그런데 초콜릿에 관한 이야기는
작가노트를 봐도 잘 모르겠다.
에세이 성격이 강해서 정말 있었던 일인가 싶어
네이버에 작가님 검색도 해 봤다.
이걸 노렸다면 작가님은 정말 천재👍👍👍

* 처음의 실망감을 안고 두 번째 편을
읽었는데, 나 난독증인가 싶었다.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모르겠다.
전혀 연관성 없는 장면들이 휙휙 지나간다.
마지막에는 뭔가 독자가 납득할만한
맺음이 있을 줄 알았는데....
2탄을 위한 빌드업 같은 느낌에서 뚝 끊겼다.

* 하하.... 이걸 어쩌나~ 싶던 도중에
세 번째 편을 읽으면서 부터는
살살 감이 잡혔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에서는 확신이 들었다.
디저트라는 큰 틀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세세하게 들여다 보면 이 책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 친구 인줄 알았던 경쟁자,
우리가 알지도 못하고 스쳐가는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 친구, 가족.
이렇게 생각하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으니 이번에는 이해가 되는 듯 했다.
달콤한 디저트와 씁쓸한 타인과의 관계가
대조적으로 보였다.

* 물론 그 안에는 다툼도 있고 화해도 있다.
외면도 있고 용서도 있다.
또는 아무것도 아닌 배려에,
용기 내서 내민 손길의 모습도 있었다.
그리고 나와 내 주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고
인연이 끊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내 손으로 그 인연을 끊은 적도 있다.
'그때, 내가 한번 더 손을 내밀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디저트는 보통 음식을 먹고 난 뒤
입가심으로 먹는 것으로 굉장히
다양한 종류가 있다.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처럼
다양한 인간의 군상과 그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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