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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를 마중하러 왔어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7
박사랑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7월
평점 :

* 자음과 모음에서 서평단을 모집했던 책이다.
청소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책의 소개 내용이 너무 흥미로웠다.
K-고딩, 타임슬립, 추리활극.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 너무 좋아하는 장르라서 서평 신청을 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책을 보내주셨다.
때는 2024년, 한 고등학교 여학생의 이야기였다.
* 그날도 18이라는 단어와 함께 아침을 시작했다.
나는 그래도 학교 가는 것에 큰 불만을
두지 않았었다.
요즘 학생들은 특히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을
들은 경험이 있는 학생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라고 생각하는 장면들이 나왔다.
* 당번이라는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
그리고 극심한 생리통으로 인한 조퇴.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며
그 아이는 생각했다.
'오늘 누가 내 이름을 불러 준 적이 있나?'라고.
* 그 흔하딘 흔한 이름 석자.
그게 뭐라고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눈을 떠보니 매우 낯선 공간.
긴 터널을 지나 백 참의 댁 막내 아가씨로 태어났다.
* 정신은 2024년, 18세의 고딩이지만
신체는 갓난아기.
무언가 말을 하고 싶어도 그것은
말로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애기씨로 9년을 살았다.
백 참의 댁 막내 백모월로.
* 몸종이자 친 자매와 같은 연시와 같이
놀다가 들어왔던 집.
그 집은 더 이상 모월이 알던 집이 아니었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연시와 함께
마루 밑에 숨어서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오빠가 포승줄에 묶이고
집이 불타는 것을 바라만 봐야 했다.
* 그렇게 연시의 손을 잡고 도망치 듯 나온 집.
가족은 아무도 없고, 지금 당장 먹고
자고 할 곳도 마땅치 않아
무작정 산길을 걷고 또 걸었다.
사람이 있는 곳은 위험하니까.
그렇게 우연히 산 속의 오두막에 사는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무럭무럭 자라나는 모월.
그리고 모월은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비록 타임슬립한 곳이지만
백씨 가문의 막내 딸, 자신의 이름을 찾을 때가.
* 처음부터 끝까지 연시와 함께였던 모월은
한양으로 가서 '사정을 탐구하는 사람',
즉 탐정이 된다.
가방끈도 짧고, 역사 지식도 짧지만
그래도 조선 여자들의 삶을 생각해서
남장도 하고 이름도 바꾼다.
그렇게 시작되는 또 다른 모험.
* 그 과정을 그려내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친구도 만나고, 기댈 수 있는 어른도 만나고.
보통 타임슬립이라고 하면 굉장한 역사적 지식과
그것을 해결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가던데
우리의 모월은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 지식이라고는 미래에서 가지고 있는 것 뿐이었고
역사는 관심도 없었으니까.
내심 영화와 드라마를 생각하며 자신과 비교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모월! 아니, 우리 서경이는 그렇지 않았다.
* 그래서 더 정이 갔다.
역사적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조선에서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보여줘서
참으로 기특했다.
그리고 나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연시를 위한 모월의 선물.
괜히 코 끝이 찡해져서 애써 눈을
깜빡거리며 참아야 했다.
* 천방지축 말괄량이, 어른의 말은 죽어도 안듣는
K-고딩이 때와 장소에 맞추어서
어른이 되어 가고, 진정한 '나'를 찾아서
떠다는 길에 함께 해서 참 행복했다.
음음, 이 맛에 청소년 소설 읽는 거지!
* 책을 덮고 나서 이름,
내 이름에 대해 생각해 봤다.
넓을 보에 연꽃 연자.
모태 신앙이 불교이기 때문에
스님이 지어주신 이름이다.
뭐, 전혀 연꽃 같은 외모는 아니지만.
그래서 나는 어렸을 적 부터 스님들께
'이름 값 하고 살아라~'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 나는 지금 그 이름 값을 하면서 살고 있나?
넓은 연꽃처럼 세상 모든 것들을
포용하라는 뜻이라던데, 나는 그렇게
살고 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졌을 때,
연꽃 타고 올라왔다고 맘씨 좀 곱게 쓰라던
할매의 말이 귓가에 쟁쟁하다.
* 지금은 이름값 못하고 살면 어떠냐~
내가 행복하면 됐지! 라고 살고 있는데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착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하는 책이었다.
잘 보관해 놨다가 우리 조카들이 조금 더 크고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면
읽어보라고 빌려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