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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모드 방튀라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평점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에서 받아본 책이다.
이 책이 끌렸던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었다.
* 결혼 6년 차, 아내인 나는
그리 길지 않은 결혼 생활 중에
벌써 두 번째 주말부부를 하고 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할 수 있다는
그 주말부부를 또 1년 동안 해야 한다.
* 결혼식이 끝나고, 여행을 다녀 온 후
남편은 바로 자신의 직장인 지역으로 갔다.
나는 혼자서 지내다가 급격하게
몸이 아파 모든 걸 정리하고 남편 옆으로 왔다.
* 결혼한 지 7개월 만에 같이 살게 되었다.
그렇게 5년을 보낸 후,
나는 이 곳에 또 덩그러니 혼자다.
그래서 이 책이 너무 끌렸다.
'남편을 <언제나> 사랑하는 여자'는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걸까?
* 책을 펼치고 한 장 한 장 읽어 갈수록
나는 점점 불쾌해졌다.
이걸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그 부부',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에
초점이 맞춰진 책은 큰 충격이었다.
* 남편을 너무 사랑해서,
그에게 조금만 서운해도 벌을 주는 여자.
남편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 외도를 하는 여자.
와우! 이게 바로 서양식 마인드고만!
했을 때,
교통사고 급의 충격으로 다가온 에필로그.
* 이 부부는 뭐야 대체............?
아내는 남편의 사랑을 빼앗기는 것이 싫어서
아이들도 귀찮아 하고, 싫어 한다.
딸의 생일 파티가 있는 날,
집 욕실에서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지기도 한다.
물론 충동적이었지만 그녀는
이 모든 것을 남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작가님은 이 소설이 페미니스트 소설이라고 얘기했다.
‘남자의 보호를 받지 않고 자아를 실현해 나가는 주인공을 쓰지 않고,
의존적이고, 자유롭지 않은 여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길을 택했다'고 했다.
* 읽는 내내 묘~하게 기분이 나쁜데
절대 덮을 수는 없는 그런 책이었다.
이름 모를 이 부부의 생활을 엿보면서
사랑 보다는 집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끼리끼리 만난다고 둘 다 거기서 거기고.
*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나와 남편의 관계를 생각했다.
주말부부를 하고 한 달은 매우 행복했다.
내 마음대로 먹고~ 자고~ 놀고~
설거지도 하루 정도는 미루어 놓기도 하고.
* 그런데 두 달이 되자
알게 모르게 우울증이 찾아왔다.
매일 울면서 자고, 책 읽는 것도 싫어졌다.
그리고 현재 3개월 째,
나는 또 나름 혼자서 노는 방법을 찾았다.
전처럼 우울하지 않고,
나름 재미있는 일상을 보내기도 한다.
*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다 보니,
'어떻게 보면 이 부부도 이상적인
부부라고 할 수 있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꼭 맞는,
그런 부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이상적인 부부'란,
그저 서로 아끼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냥 나와는 조금 다른
사랑의 형태를 봤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