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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자들의 황야 ㅣ 하지은의 낮과 밤
하지은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6월
평점 : 
*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 황금가지 릴레이 서평 마지막권이다.
하지은 작가님의 낮과밤 세트 마지막이라서
기대도 되고,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 그렇게 펼쳐본 책은 나를 황야의 무법자들,
총잡이들 사이로 안내했다.
바드레 수사 밑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인 라신,
그에게 '아버지'라는 사람이 찾아온다.
라신의 아버지는 남부 최고의
저격수라 불리는 남자 테사르였다.
* 그는 라신에게 자신은 복수를 하러 가지만
너는 내가 죽어도 복수를 해선 안된다고
당부를 하고 천적인 베르네욜을 죽이러 길을 떠난다.
사형 직전, 탈출에 성공한 베르네욜은
오른팔인 팔마를 비롯해 렘과 가니시오 등
자신의 무리와 함께 길을 떠나고 있었다.
* 라신과 바드레 수사, 테르사, 베르네욜의 식구들은
우연인 듯, 운명인 듯 붉음의 도시 그라노스 땅으로
모이게 된다.
그라노스에서 만난 녹스와 잔센을 필두로
붉음의 도시에서 파헤쳐지는 오래된 비밀들.
* 바드레 수사의 옛 이름과 그의 셋 제자.
베르네욜, 테사르, 수사나드.
'사랑'으로 얽히게 된 그들의 옛 이야기.
그라노스의 지배자인 수사나드와 마주하게 된 베르네욜.
장면 하나하나가 영상을 틀어놓은 것 마냥
선명하게 재생되었다.
* 역시, 세계관 최강자의 하지은 작가님답게
황야를 배경으로 한 총잡이들의 우정, 사랑을
실감나게 잘 그려주었다.
자칫 우울하고 씁쓸하기만 할 수 있는 작품 속에서
츤데레 사랑둥이들 녹스와 잔센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 테사르와 베르네욜이 감추어두었던
비밀들은 초반에 확실히 눈치 챌 수 있었다.
비밀을 아는 채로 비밀을 모르는 그들을 바라보는 느낌이란.
특히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가까이에 두고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베르네욜과 렘.
이것저것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그 마음들은 너무 안쓰러웠다.
* 아무래도 이런 마음이 들게 한 것은 역시
하지은님의 문장력이라고나 할까.
마음에 콕콕 박히는 문장들과 붉은 땅이 선명히
그려지는 필력은 책에 대한 집중도를 높히게 했다.
* 책의 말미에는 많은 생각이 들게했다.
악마를 구원하고자 한 라신,
자신이 한 짓은 생각도 않은 채 복수만 꿈 꾼 테라스,
모든 이에게 악의 근원인 베르나욜.
이들 중 가장 오만한 자는 누구였을까?
어쩌면 사랑 받으리라 의심치 않았던 렘이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