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가게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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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소설 #자살가게 #장퇼레 #열림원
*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열림원에서 서평단으로 받은 책이다.
제목이 조금 섬뜩해서 더 궁금했던 책이었다.
자살을 파는 가게라....
목숨을 돈으로 환산해볼 생각은 한 번도 한적이 없었다.
또 늘 입버릇처럼 '배고파 죽겠어', '추워 죽겠어' 하지만
죽음이 언젠가는 오겠지만, 그게 지금 당장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렇게 갖은 의문을 품고 심호흡도 한 번하고 책을 열었다.

* 튀바슈 가문에서 조상 대대로 내려온 자살 가게.
여기서는 자살에 필요한 도구들을 판매한다.
여성적인 독이라든가, 남성적인 할복 자살용 세트나
동맥절단용 면도날, 목매달기용 밧줄 등
내가 죽고 싶은 방법으로 죽을 수 있다. 그것도 실패없이.

* 이런 튀바슈가문에 위기가 닥쳐왔다.
구멍 난 콘돔을 시험하다가 태어나게 된 막내 알랑.
그는 한시라도 붕대를 감지 않으면 머리가 터질 거라고
굳게 믿는 식욕부진증 환자인 형 뱅상과
자존감은 1도 없이 자신은 늘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누나 마릴린과는 전혀 다른 아이었다.
태어나면서 유전자 하나가 변형된 것 마냥 그는
늘 웃고 있었고, 낙천적이었으며, 친절했고,
전염성이 강한 행복바이러스를 지니고 있었다.

* 가게의 물건을 의도적으로 망치는 알랑에게 화가 난
아빠 미시마가 그를 자살특공대에 보냈버렸는데
거기서도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퇴소 당해서 돌아왔다.
알랑의 전염성은 알랑이 이 자살특공대에 가 있는
동안에 빛을 발했다.
가족 모두가 알랑을 그리워했던 것이다.

* 자장가 대신에 클레오파트라의 자살 이야기를 들려주는
튀바슈 가문의 막내 아들은 그렇게 가족들의 삶을
조금씩 바꿔놓았다.
늘 형의 예술품은 최고라고 이야기하며 의견을 주고,
누나에게는 항상 예쁘다며 스카프를 선물해주며
그들이 삶을 더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 그렇게 책은 제목과는 다르게 유쾌한 웃음을 주는
시트콤 한 편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특히 마릴린이 생일선물로 맹독이 든 주사기를 받은 후에
사랑에 빠져버린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낄낄거리고 있었다.
나 역시도 알랑에거 전염되어 버린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나는 알랑을 보내야만 했다.

* 튀바슈 가문의 사람들은 자살하려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제공할 뿐, 그들의 사정까지는 듣지 않았다.
알랑 역시, 그럴 사정이 있었던 걸까 싶을 만큼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이후 튀바슈 가문의 사람들은 어떻게하지? 하고.

* 작가는 자살 용풍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 알랑의 입을 빌려
분명하게 얘기하고 있다.
'삶이란 있는 그대로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라고.
물론 이 이야기를 자살가게 아들이 하는거라서 웃긴걸테지만.

* 내 생각에 알랑은 아마도 이제는 너희도 좀 웃고 살아보라는
튀바슈 가문의 조상들이 보내준 천사가 아니었을까?
한편으로는 이런 알랑도 형, 누나와 다르다는 부모님의 구박에
울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도저히 결말을 납득할 수 없으니까.

* 삶이 힘들고 지칠 때 펴볼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알랑과 함께 있다면 나도 용기를 얻고
내 삶을 나답게 볼 수 있는 마음이 생길 것 같다.
책을 덮고 다시 생각해 보니, 알랑을 위로해 준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우리의 알랑에게 작은 내 마음이 전해져
조그마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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