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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
마키메 마나부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를 읽으면서 혼자서 키득키득. 갠적으로 일본소설을 참말로 ~ 좋아하고, 많이 읽었다 자부하는 사람인데~ 이런 소재의 책은 첨인 듯 싶어 너무 즐거운 책읽기였다.
일본 대학생들의 천방지축, 요절복통 대학생활기를 얘기하자면 제일 먼저 다카노 히데유키님과 모리미 도미히코님의 책들이 생각나는데 (다카노 히데유키님의 와세다 1.5평 청춘기, 별난 친구들의 도쿄 표류기, 환상의 괴수 무벰베를 찾아라를 비롯한 그의 수많은 책들과 모리미 도미히코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태양의 탑 등등) 여기에 마키메 마나부님도 합류시켜야 할 듯 ~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 속에는 프롤로그를 비롯 가모가와 (소)호루모, 로마풍 휴일, 연애편지와 레몬, 도시샤대학 황룡진, 마루노우치 정상회담, 나무 궤 사랑 등등 6개의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모두 '호루모'라는 일본 교토 대학가로부터 천년에 걸쳐 전승되어온 수수께끼의 경기로 인해 미스터리하게 연결되어 있다. 다양한 주제의 여러개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읽을 수 있는 단편의 즐거움과 그 이야기들이 모여 새로운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장편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수 있는 연작스타일이라 더 좋았다!!!
(읽다보면 여자들의 작지만 치열했던 첫번째 풍경 가모가와 (소)호루모 경기가 네번째 풍경 '도시샤대학 황룡진'편에 살짝 나오는둥 풍경과 인물이 조금씩 교차하는 자잘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를 읽는동안 '밤은 짤아 걸어 아가씨야' 라는 소설이 많이 생각났다. 그 책을 읽을때의 쇼킹한 재미가 떠올라 은근 서로 비교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판타지와 연애소설의 즐거운 만남, 현실과 환상을 오고가는 독특한 연애판타지라는 느낌 그것때문에!!!
로맨스와 판타지의 절묘한 만남이라 둘 중 하나만 갖고 이 책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지만 그래도 나에겐 '로맨스'보다는 '판타지' 부분.
특히 '호루모'라는 경기에 모든 관심이 쏠리는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겠더라. 그정도로 너무나 독특했던 것 같다.
양 팀 에서 귀신을 천 마리씩 끌고 나와서 교토 시내에서 전쟁놀이를 하는 것. 교토대학 청룡회, 리쓰메이칸대학 백호대, 교토산업대학 현무파, 류코쿠대학 피닉스에서 각각 500대 회원들이 겨루는 누구도 믿지 못하고, 설명못할 경기.
가모가와 (소)호루모에서 나란히 앉는 것만으로도 연인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 곳. 가모가와 강가에 나란히 앉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남친 옆에서 친구와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여야했을 사다코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너무나 안타까우면서도 "구아아이기우엣(진격), 즈루우기이, 가자앗(좌익으로 전개), 보고키, 구에게봇, 봇(기다려, 추적하지 마), 베켓, 쿠옹쿠옹쿠옹쿠옹(앞,열,뛰어,뛰어,뛰어,뛰어) 등등의 이해못할 단어 '귀어'를 외치는 사다코의 모습이 어찌나 우스운지 웃음이 나왔다.
작지만 진지했던 호루모경기도 보고, 소녀들의 사랑과 우정에 대한 많은 느낌이 풍족했던 첫번째 이야기가 젤로 기억에 남는다.
(이번주에 조카가 교토대와 동경대 둘 중 한곳을 결정해 일본으로 떠나게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꿈을 꾸는데 교토대에 들어가 호루모 경기를 벌이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는 ~ 요정도면 중증;;; )
기념일을 언제나 둘이 보내자 친구끼리 약속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어쩔수없이 친구와 결투를 벌어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도 못한채 떠나보내기도 하고, 1년전에 헤어진 남자친구지만 거절하지도 못하고 만나, 밥먹고 헤어지는 미련스러운 모습도 보이는 다양한 우리들의 모습과도 만나게 될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 그 어느때보다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지 않을까 싶다.
"고마워, 나를 발견해줘서"
이런 멘트를 날려줄 멋진 사람 어디 없을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