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1
미우라 시온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순간만은 바람도, 땅도 내 거다. 이렇게 달리고 있는 한 나만이 체감 할 수 있는 세계다.' [p.342]

 

사토 다카코의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를 읽고나서 가와시마 마코토의 800을 비롯 미우라 시온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까지 '달리는' 이야기들은 다 찾아 읽었었다.

책을 읽다 그 작가의 스타일이 맘에 들면 이전엔 무슨 책을 썼나~ 하면서 전권을 다 읽고, 다른 작가의 비슷한 소재의 소설을 찾아 읽는것이 내가 책읽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있다.

그때만은 달리기를 못해 운동회, 체육대회가 있는 날이 세상에서 젤 싫어 아파 병원에 실려가거나 차라리 죽어버렸음 좋겠다 싶을 정도로 끔찍했던 그 날들에 대한 기억따위는 잊고 무조건 달리고파 몸이 근질근질 해지는게 신기했다.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읽는데도 그 느낌이 사그라들지 않아 ~ 참 재미난 책이라는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나 할까.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간세 대학교 빛나는 청춘들의 꿈과 도전, 우정 그리고 그들이 사랑에 눈떠가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담은 풋풋한 열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청춘소설이자, 달리기 시작함으로써 몸도 마음도 조금씩 성장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성장소설이고, 하코네 역전경주에 참가하기 위해 열심히 '달리는' 이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스포츠 소설이다.

아파트 계약금으로 보내준 돈을 마작으로 날려버리고 학교에서 노숙을 하면서 달리다 배고프면 편의점에 들어가 빵을 훔쳐먹던 생활을 하던 가케루에게 자전거로 쫓아와 "달리는걸 좋아하나?" 묻는 기요세와의 만남으로 지쿠세이소라는 무너지기 일보직전인 아파트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모든것이 변하게 된다. 쌍둥이형제 조와 타로, 니코틴 대마왕 유키, 퀴즈 마니아 킹, 만화 오타쿠 왕자, 흑인 유학생 무사, 사법시험 합격자 유키등 모두가 각자 자신의 작은 방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면서 살고 있던 그들에게 가케루가 합류하게 되면서 열 명이 되고 하코네 역전경주를 목표로 하는 육상부타 탄생했기 때문이다. 육상 경기 미경험자들인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얘기. 그러나 기요세의 협박과 같은 발언으로 결국 간세 대학 육상부를 대표하여 하코네 역전경주에 도전하게된다.
달리기 위해서 태어난 듯한 가케루와 달리고 싶어도 달리지 못하는 고통을 아는 기요세. 달리기를 향한 끝없는 정열을 품고 있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엿볼 수조차 없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 책이 단순히 '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면 이 둘의 이야기만 갖고도 충분했을텐데 그냥 달리는 이야기가 아닌 10명이 힘을 합쳐 '하코네 역전경주'이기에 빛날 수밖에 없다. 2권 각 구간별 달리기를 통해 선수인 그들의 고민이며 상처 등등 세세한 표현을 통해 진정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알게 된 기분이다.


"나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아니 잊은 척했다. 달리는 것 자체의 애절함과 환희를 어떻게 잊을 수 있었겠는가? 그런 것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준 건, 다시금 느낄수 있는 장소로 이끌어준 건 지쿠세이소 주민들이다. 예전에 육상을 그만둔 그 순간부터 나는 줄곧 기다리고 있었다. 기회가 다시 한 번 주어지기를. 육상에 걸맞지 않는 내 육체를 잘 알면서도 달리는 행위를 사랑하는 내 영혼을 필요로 하고 달리기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줄 존재를, 달려도 된다고 말해줄 목소리를 지금껏 기다려온 것이다." [p.254]

 

누군가와 함께 달려도 결국 혼자가 되고 만다. 속도와 리듬은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자신만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들과 함께라면 그 모든것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든다.

"달리는걸 좋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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