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그녀를 꿈꾸었다
티에리 코엔 지음, 박명숙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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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떤 가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때론 평생이 걸리기도 한다네.

성실, 정직, 겸양 같은 것 말일세. 우린 삶 속에서 그런 것들을 배워가는 거라고.

그것들의 가장 큰 적이 뭔 줄 아나? 바로 오만함이야.

마치 오만함을 고귀한 가치인 양 포장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라네." <p.217>

 

스릴러 소설을 두어권 연속 읽었더니 다시 마음이 차가워지고 삭막해지는 것 같아 로맨스소설로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고 싶어 읽은 책 <나는 오랫동안 그녀를 꿈꾸었다>
책을 읽기도전에 카페일까 ? 차 한잔을 앞에 두고 남자는 무언가를 끄적이고, 여자는 책을 읽는 모습의 일러스트가 너무나도 맘에 들어 다시금 이런 여유로운 시간을 꿈꾸며 행복해 했던 나다.

얼마만의 사랑이야기인지 ~ 프랑스소설이라 기욤 뮈소의 이야기와 어떻게 다를지 비교해 읽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아 궁금했는데 다 읽고 나니 이런 나의 생각이 얼마나 오만했는지를 반성하게 됐다.

이 책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도 전 난 이미 다른책과 비교하느라 이 책의 내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자격을 의심하며 선을 그은거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더 길게, 현실의 삶에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가만히 지켜봤어야했는데 ~

 

잠시 마음을 흔들어놓긴 했지만 결코 마음속에 자리 잡지 못하고, 초기 격정적인 순간이 지나면 곧바로 형식적인 관계로 옮겨가 사랑에 빠진 남과 여, 사랑스러운 한 쌍의 연인들, 미래의 약혼자 같은 역할등 각자 맡은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 한마디로 여자들이 사랑하는건 내가 아니라 사랑에 대한 환상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도 진실한 사랑을 꿈꾸는 남자 '요나'

사랑하진 않지만 조금씩 천천히 그에게 빠져들어 한 남자와 한 집에서 살게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행복했고 비로소 진정한 여자가 되기 위한 결정적 단계를 밟고 있다는 느낌에 들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배신당하고 나서부터는 남자도, 그들의 사랑이나 관심도 필요 없다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여자 '리오르'

두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나는 오랫동안 그녀를 꿈꾸었다>

 

서문을 보면 서적상, 힐렐 에딘베르는 우리가 혹시라도 현실세계에 발을 딛고 사는 남녀에 속하거나 과학적 사고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태양 너머의 세계에 관심조차 없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읽지 말기를 권한다. 이 이야기는 그런 이들을 위해 쓰인 것이 아니라면서 다소 무례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서적상으로서 무의미한 소설 읽기를 통해 길을 헤매는 일이 없도록 경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말하는 그. 이 책을 다 읽고나면 그가 왜 그런 경고를 했는지 깨닫고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사랑이야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 책은 작가와 독자가 글을 통해 주고받은 교감을 통해 느끼는 사랑을 이야기하다보니 책 한권을 통해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이자 책에 대한 사랑이야기까지 듣게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만 들려줬더라면 너무나 뻔해 진작 읽기를 포기했을텐데 책에 대한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기에 재미있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던 이 책.

나에게 빛과 같은 책이 무엇이었을지를 한참 고민하게 만든 책이기도 하다.

삶의 의미를 부여해 주고 고통과 희망에 길을 밝혀주며 인생의 나아갈 길과 지켜야 할 가치를 알려주고 죽을때까지 그를 동반해줄 책과의 만남 !!! 

생각만으로도 너무나도 황홀해지지 않는가 +_+

이 책 역시 내가 그 빛과 같은 책을 만나기위한 여정의 한 단계가 아니었을까 ?

 

책을 읽는 즐거움에 대해 다방변에 걸쳐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준 근사했던 여행길.

내 책꽂이의 책은 작가와 출판사별로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데 책 속 '책들의 집' 서점처럼 출판사가 정해놓은 분류, 알파벳에 따른 분류가 아닌 고객들의 감성을 이해하고 원하는 바대로 묶어놓은 ~

- 사랑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소설, 사랑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하는 소설, 두려움을 자아내는 소설 코너, 다른 곳을 상상하게 하는 소설, 고통에 관한 소설 코너 등등 -

모든 책을 읽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분류 방식이 너무나도 맘에 들어 당장 내 책장의 책들을 그렇게 정리해놓고 싶은 생각에 왜 진작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반성하게 됐다.

이런 서점이 가까운 곳에 있다면 평생 단골은 문제 없을텐데 . . .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신간에 유혹되지 말고 책장 한 구석에서 내가 읽어주기만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책들에게 손길 한번, 눈길 한번~

애정을 줘야겠다 맘 먹게 만들어준 책이기도 하다.

레베카(서적상, 힐렐 씨의 쌍둥이 영혼)의 아버지가 나이를 먹는다는 건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구분하는 법을 배우는 거라 말씀하셨는데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맞는 말인 것 같아 가슴에 새겨놨다.

눈물의 책꽂이, 꿈의 책꽂이, 웃음의 책꽂이등 더 많은 감정의 책꽂이를 가질 수 있도록 부지런히 읽어야지 ~

 

 

혹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이런 구절 기억나 ?

'내 꿈은 결코 손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책을 갖는 것이다.

다 읽었을 때 작가가 내 친구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 아니 친구 그 이상의 존재였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는 책.

그래서 마음이 내킬 때마다 언제나 그에게 전화할 수 있었으면.'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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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 폴락 2 - 길 잃은 자들의 숲 옥사 폴락 2
안 플리쇼타.상드린 볼프 지음, 이혜정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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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다 도박이랍니다, 꼬마 여왕님.

인생은 러시안룰렛이고, 로또이며, 동전 던지기 게임이야. 그리고 그걸 아는 선한 신이 바로 운명이지.

운명은 사람들의 손에 슬그머니 무기를 쥐여주고 배후에서 조종을 해. 모든 결말을 결정하는 것도 운명이지.

우리는 제외하고 말이야. 우리는 평범한 꼭두각시가 아니니까" <p.452>

 

옥사의 신비한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부터 탈주자들의 영원한 적, 오손/맥그로우가 산산이 부서져 가루가 되어버리기까지의 몇개월의 시간. 힘든만큼 새로운 발견으로 정신없었던 옥사에게 다시 한번 큰 시련이 다가온다. 그녀의 친구 구스가 '레미니상스' 할머니가 계시는 그림속에 갇혀버린 것 !!

에데피아 역사상, 타인의 생명을 해친 범죄자만이 그림 속에 감금 되어 왔는데 아무도 죽이지 않았던 구스가 어째서 그림 속에 갇히게 된건지 어리둥절해하는 탈주자 가족들.

옥사가 잠깐 맡긴 가방, 가방속 '퀼비 켈라르, 코프르통, 크라쉬 그라녹스' 때문에 구스를 옥사로 착각해 벌어진 일이란걸 알고 옥사는 그 상대가 누구든 절대로 자신의 도구를 타인에게 맡겨서는 안된다 말했던 충고를 듣지 않은걸 후회하며 잘못하면 그림 속에 들어가 다시는 나오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구스를 찾으러 떠나기로 결정한다.

고맙게도 레오미도 외삼촌, 아바쿰 아저씨, 피에르, 그리고 아빠가 옥사와 함께 레미니상스 할머니는 물론 친구 구스를 구하기 위해 그림 속으로 들어가기로 하는데 ~

 

1권에 비해 너무나도 빠른 전개, 치밀한 구성, 풍부한 판타지적 이야기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옥사폴락 2. 길 잃은 자들의 숲'

마음수색꾼과 이야기를 숨긴 성소에 다다르기 위해 여러 단계를 지나야 하는 그들.

첫번째 관문 - 돌아갈 수 없는 숲, 두번째 관문 - 바다 같은 언덕, 세번째 관문 - 공중 마녀들의 터널, 네번째 - 돌의 성벽

그림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관문을 매번 시험을 보듯 통과해야하는 옥사.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모든 관문을 무사히 통과해 그림 속에서 탈출 할 수 있을까 ???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흡수해버리는 '공허', 육식을 좋아하는 '사자 도마뱀', 탈주자들의 영혼을 누리는 '공중 마녀'등 이 책의 재미를 한껏 극대화시키는 장치들이 참으로 많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공중마녀가 나왔던 '세번째 관문 - 공중 마녀들의 터널'은 읽어나가기 너무 힘들더라. 탈주자 일행중 소중한 친구를 한명 잃게 되기 때문에 슬퍼서 ㅠ-ㅠ

일행 중 한 사람을 차지할 때까지 가장 많이 열린 마음을 추적해 사냥을 계속할 마녀들에 맞서 옥사와 구스, 레미니상스가 가장 공격받기 쉬운 표적이란걸 알고 친구들에게 안녕을 고하고서 마녀들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게 되는 폴딩고트. 그녀의 희생은 어떤 보석보다 값지고 찬란했던 것 같다. 자신 때문에 그렇게 됐다며 자책하는 구스에게 그녀를 존중한다면 그녀의 희생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뭐든 해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폴딩고트는 무의미하게 목숨을 버린 거나 마찬가지라며 옥사는 파이팅을 외치는데 ~

판타지속 뿐만이 아닌 현실세계에서도 위급상황일때 나를 위해 그렇게 목숨을 내놓을 사람이 누굴까 생각하면 앞이 깜깜.

(목숨까지는 아니더라도 돈이라던가 시간 등등 심적 물적으로 나를 도와줄 사람이 누굴까 생각하면 쉬 떠오르는 사람이 없어 아쉽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태생이야. 그게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지.

'나'라는 정체성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은, 언제나 우리를 뭔가 본질적인 것이 결핍된 불완전한 인간으로 만드는 거야." <p.232>

 

반역자 오손의 슬픈 과거를 공개하며 그가 악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잔혹한 운명에 놀랐고, 그 과정에서 밝혀지는 폴락 가문의 무섭고도 슬픈 진실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는데

구스를 데리고 무사히 그림 속에서 빠져 나왔지만 그들 앞에는 엄마가 납치 당했다는 사실과 인간이 상상 할 수 있는 규모를 완전히 넘어선 해저 기류의 예측 불가능하고 거대한 움직임으로 프랑스 북쪽 해안과 영국 해안이 사라졌고 자신들 역시 선택의 여지가 없이 모두 물로 가득 찬 마을을 떠날 수 밖에 없다는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3권에선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이렇게 큰 시련을 주시는걸까 ??? 한템포 쉬어가도 좋겠구만 쉼없이 몰아세우는게 아닌지 ㅠㅠ

마지막에 권력의 세가지 형태에 대해 이야기 하며 '파괴와 죽음의 권력'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3권에서는 더 엄청난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은 느낌에 설레면서도 더이상의 희생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불안한 마음이 한데 섞여 좌불안석 ~

옥사와 구스와 튀그뒤알이라는 두 남자와의 로맨스. 그림, 절대좌표의 수호자 폴딩고, 말로란 여왕의 목걸이 그리고 고라노브. 이 중요한 보물 네가지가 모여 어떤 변화된 세계를 그려낼지도 기대된다.

두근두근 쿵쿵,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 기분이 사라지기전에 빨리 '옥사폴락3 - 두개의 심장'을 읽으러 가야겠다.

 

"믿음과 끈기는 종종 성공의 열쇠가 되지요."<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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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페 일기 3 -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 다카페 일기 3
모리 유지 지음, 권남희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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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

 

 

다카페일기 1,2로 너무 유명해서 어느덧 소중한 이웃이 되버린 듯한 이들 가족. 다카페일기 3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될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

아내와 아이 둘, 개 세마리와 함께하는 즐거운 일상.

 결혼이, 아이들과의 생활이 이렇게 보이는 것처럼만 행복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

 

낮잠을 자고, 게임을 하고, 이런저런 놀이를 하며 보내는 무료한 일상에서 찾을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 이 책안에 다 담겨있는 듯 하다.

보조 바퀴를 달고 자전거를 타던 아이가 보조바퀴없이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됐을땐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됐고,

2월, 열일곱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와쿠친의 사연을 알고 나선 안타까움과 슬픔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니 . . .

 

가볍게 지나가기 쉬운 찰나의 순간을 이렇게 모아놓으니 그 어떤 사진집보다 귀한 작품이 되어버린 듯 ~

남도 아닌 내 가족의 모습이고 얼굴이니 그들은 얼마나 좋을까 ???

 

 

 

 

결혼전 애낳으면 이렇게 즐겁고 행복했던, 슬프고 괴로웠던 일상의 흔적을 많이 찍어 남겨놔야지~ 다짐할 정도로

이들 가족의 모습은 나의 롤모델 이었는데 막상 실천에 옮기자니 넘 힘들더라는 ~~

사진을 찍는것도 찍어주는 것도 싫어하는 신랑과 함께라 나의 로망은 안드로메다로 ㅠㅠ

취미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과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나 혼자면 어떠랴~ 순간은 짧지만 감동은 영원할터이니 !!

 

이번 책엔 그 뒷얘기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 알게 되서 더 행복했던 !!!

반려견과의 일상, 바다와 하늘의 이야기, 오디오를 좋아해 조금의 틈만 생기면 스피커나 앰프를 직접 만드는 모리 유지씨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지은지 25년 된 임대 맨션의 방과 가구 배치가 상세히 적힌 집구조와 다카페 일기식 사진 찍는 법까지 상세하게 ㅎㅎㅎ

노하우를 안다고해서 이들과 같은 근사한 사진을 찍을 수 있을거란 착각(?)은 금물이지만 ~ 닮고 싶기에 알고 싶은건 당연한건데 이렇게 알게 되서 넘 좋았던 것 같다.

소중한 사람을 찍은 사진은 단지 그 사실만으로 소중한 사진이라며 언제나 설레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말하는 이들 가족.

나 역시 항상 설레는 기분을 안고 셔터를 누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런 나의 기분이 반영되 결과물도 조금은 달라보이겠지 ??

 

언제나 다카페 일기를 읽어주는 여러분, 지금 처음 읽는 당신, 정말로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는데

언제나 당신들의 소소한 일상을 보며 행복을 꿈꿀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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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과 사귀다
이지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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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은 나이가 필요 없다. 사람이면 아픈 것, 사람이기에 아픈 것, 사람이니까 아픈 것아닐까.

아이들이 우리보다 부족한 게 있다면 사람을 만나온 시간, 상처를 받아온 시간뿐이지 감정을 깨닫고 표현한 시간은 어쩌면 더 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p.135>

 

소아 병동 中에서

 

 

소설도 좋지만 한템포 느긋하게 쉬어갈 수 있는 감성충만한 에세이도 참 좋아라하는데 '그곳과 사귀다'는 모든 에세이집이 그렇듯 소소한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놓은 스타일이 맘에 들더라 ~

그러고보니 이 책이 2013년에 읽은 첫 에세이집이 되었네 +_+

 

당신의 마음을 슬쩍, 혹은 과감히 보여주는 50개의 공간들이란 타이틀 아래

- 가장 솔직한 '마음'을 주고받는 곳 (테이크아웃 커피점, 팬터마임 공연장, 노래방, 놀이터, 결혼식장, 동창회, 생일 파티장, 영화관, 강연장, 산후조리원)10곳,

- 웃기도 울기도 하는, 여러 감정을 만나는 곳 (서점, 공항, 사진관, 무대 뒤편, 114 안내센터, 포장마차, 비디오 가게, 토론장, 여행사, 민박집, 전시회장, 소아 병동, 사찰) 13곳,

- 잊었지만 기억하기 위해, 한번 더 돌아보는 곳 (우체국, 고속도로, 사주카페, 공원, 헌책방, 작명소, 옥상, 연습실, 지하철 환승역, 면접장, 산, 인쇄 골목, 재활센터) 13곳,

- 어제와 오늘을 다르게 만드는, 순간을 마주하는 곳 (꽃 가게, 분실물센터, 인터미션, 응급실 앞, 이벤트용품점, 재활용센터, 막차, 골동품 가게, 첫 버스, 벽화 거리, 길, 뷔페, 입학식장, 새벽 시장) 14곳. 그 각각의 공간, 그곳에 담긴 이야기가 솔직 담백하게 담겨 있다.

 

 

 

 

 

표지부터 내 스탈이라 책 받자마자 후다닥 읽기 시작했는데 페이지 순서대로 읽기 시작하니 의외로 지루하더라는 ;;

공간별, 지극히 개인적인 작가의 이야기로 빼곡히 담겨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두루뭉술한 이야기가 혈액형별 장단점을 읽을때처럼 작가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내 이야기 같기도 한 ~

어디선가 한번쯤은 읽은듯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기분에 신선함이 떨어졌달까 ㅠ-ㅠ

은근 페이지가 안나가 고생했는데 페이지 순서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곳, 궁금한 곳을 우선순위로 읽기 시작하니 금방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술술 잘 읽히더라는 ~

 

내가 좋아하는 곳 - 영화관, 서점, 사진관, 여행사, 사찰, 공원, 산, 꽃 가게, 벽화 거리, 길.

내가 궁금 한 곳 - 산후조리원, 무대 뒤편, 소아병동, 사주카페, 작명소, 인쇄 골목, 분실물센터, 골동품 가게, 새벽시장.

 

그 중에서도 '공원'에 관한 이야기는 공감 백배 !!! 특히나 일상과 하나가 되는 휴식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ㅎ

아이 키우며 매일매일 반복되는 생활에 두근두근 설레임을 잃고 나태하게 보내다 이러면 안되지 싶어 책도 읽고 운동도 하며 나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려 봤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삶의 질은 높아가고 만족도도 높지만 자연스레 아기에게 무관심해지고 아이를 방치(?)하는 결과를 낳는 부작용이 ㅡ.ㅜ

결코 두가지가 병행이 안되는 나를 꾸짖으며 자는 아이를 볼때마다 얼마나 미안하던지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지만 그걸 일상생활에 접목시키기가 쉽지 않은것 같다. 

은근히 전처럼 나 혼자 보내는 시간만을 휴식이라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영원히 그런 휴식의 시간은 찾아오지 않을 듯 싶어 아차!! 싶더라는 ~

나 혼자가 아닌 아들과 하나가 되어서도 누릴 수 있는 휴식도 있다는 걸 빨리 터득해야 할텐데 ㅎㅎ

 

 

 

문자메시지와 전화와 같은 '즉각적인 전달'이 아닌 편지지에 마음을 적어 보내는 것 처럼 읽고 또 읽는 사이 마음이 시나브로 열렸던 책.

빨리 가는 것이 '고속'이 아니라 천천히 가는 것이 마음에 신선한 속도를 선물하는 것이란 말 또한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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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 폴락 1 - 선택받은 소녀 옥사 폴락 1
안 플리쇼타.상드린 볼프 지음, 이혜정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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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연습을 해야만 해. 그건 옥사가 나보다 더 잘 알 거야. 재능은 하나의 장점이지만, 준비하지 않으면 요리법 없이 재료만 있는 것과 마찬가지야.

나는 이만 연습에 매진하러 갈 테니, 얘기는 다음에 다시 하자." <p.620>

 

 

'옥사폴락 1. 선택받은 소녀'는 도서관 사서인 상드린 볼프와 안 플리쇼타가 청소년들을 위해 쓴 판타지 소설로 평범한 여중생인 줄 알았던 열다섯 살 소녀 '옥사 폴락'이 자신이 보이지 않는 땅 '에데피아'의 미래 여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왕위 찬탈을 위해 '대혼란'을 일으킨 반역자들에게 맞서 에데피아를 되찾기 위한 모험을 그린 책으로 2010년 출간되자마자 프랑스 청소년들의 열광적인 호응 아래 몇 달 만에 10만 부를 돌파, 현재 브라질, 이탈리아, 에스파냐, 일본, 태국, 포르투칼, 폴란드 등 25개국에 출판이 계약되어 있으며, 곧 프랑스에서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

 

평소 판타지물을 너무 좋아하는지라 옥사 폴락과 폴락 가족, 그리고 엉뚱한 생명체들의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거라는 멘트에 반해 읽어보고 싶었던 책 +_+

1권 650여페이지. 판타지소설치곤 1권부터 어마어마한 두께를 자랑하는지라 큰맘먹고 읽기 시작했는데 페이지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평범한 소녀에게 하나 둘 초인적인 능력이 생기면서 폴락 가족이 어떤 집안인지, 그들이 말하는 에데피아가 어떤 곳인지, 그들이 어떻게 그곳을 떠나게 됐는지, 그들과 함께하는 엉뚱한 생명체들에 대한 설명과 그들이 자유자재로 행사할 수 있는 마법능력들이 어떤게 있는지, 그들과 맞서는 부류들과의 대결구도 등등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산더미 ~~

본격적인 얘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는 책이 있었던 가 싶어 놀랍기만 하더라구요 ~

평범한 소녀에서 전설적인 미지의 땅으로부터 특별한 능력을 물려받은 후계자로 변신한 '옥사 폴락'이 처음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알게 됐을때 당혹스러워하며 왜,왜,왜 온통 물음으로 채워졌던 그 느낌 그대로가 저에게 전염된 듯 이게 무슨일지 ? 다음 장면은 어떻게 전개될까 ? 궁금해하며 신나게 읽었네요 ~

위험한만큼 호기심도 한 가득. 에데피아라는 곳에 대해 더 알고 싶고, 그곳을 찾아내고 싶은 욕망을 갖는 만큼 이 이야기는 더 재밌어지리라 기대가 되더라구요 ~

 

집안일을 돕거나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할머니를 돕는 폴딩고와 폴딩고트를 비롯한 엉뚱한 생명체들에 대한 이야기도 신기했지만 눈의 힘만으로 물건을 움직일 수 있는 '마녜튀스',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날아오르기', 손을 대지 않고도 상대에게 펀치를 먹일 수 있는 '노크봉', 손으로 불꽃을 만들어내는 '푸폴레토', 추억이나 생각을 비출 수 있는 '카메라 눈', 단단한 땅 위를 걷듯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아쿠아 플로티스'등등 너무 많아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말도 안되는 능력들 툭툭 튀어나와서 그때마다 입이 쩌억 !!!

보여지는 것보다 책을 읽으며 그리는 상상의 힘이 엄청나다 생각하는 사람인데 이 책만큼은 그 상상의 범위가 너무 넓어서 영상으로 옮겼을때 어떨까 ? 어떤 모습일까? 자꾸만 생각하게 되더군요.

 

위험해 처한 세상을 구해야한다는 부담감. 막중한 임무에 생각이 많아진 옥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순수한 상태의 힘이 위험하다며, 두려운 게 없는 사람은 상처받지도 않고 그 무엇도 멈출 수 없다고. 두려움이 사람을 약하게 만든다고 조언해주는 튀그뒤알의 진지함에 뿅 반해버렸어요. 다음권에서 옥사 폴락과의 로맨스가 그려진다니 더 기대되네요~

 

 

"누구도 너를 도와줄 수는 없어. 그래도 고맙구나. 차라리 일어나는 모든일에 집중하고, 무엇보다 믿음을 가져. 상자주들이 맞아.

너는 모든 것을 이겨낼 거야.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너 하나뿐이야." <p.383>

 

나를 믿고, 나의 가치를 믿기! 그것을 기본으로 삶을 다채롭게 물들이기. 분명 책 속 주인공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겠죠 ?

2013년이 저에게도,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그런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_+ 

 

기본적으로 글밥이 많고, 그들의 끝없는 능력들의 나열에 읽다 지치기도 했지만 1권을 통해 기본적인 이야기의 틀은 파악했으니 다음권은 쉽게 읽히겠죠 ?

얼른 '옥사폴락 2 - 길 잃은 자들의 숲' 읽으러 가야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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