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지음, 김유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난 그저 최고가 되려는 게 아니다. 가장 높이 올라가서 아무도 나에게 닿을 수 없게 만들고 싶다.

나는 뭔가를 드러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도달해야 할 곳에 가고 싶을 뿐이다.

당신의 삶을 온전히 헌신산하면 당신의 모든 것은 곧 유일한 것이 된다.<p.31>

 

 

발레리나였던, 자신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어머니를 잃고 고통스러워하던 그는 영원히 잠을 포기하기로 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잠을 자지 않지만, 여전히 잠자는게 중요하다 믿으면서도 어머니가 자신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거나 마찬가지인 그는 잠을 자지 않는 주사를 맞기로 결심하지만 주사기를 팔에 갖다 댄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만다.

광장 한복판에 서 있는, 강하게 자신을 사로잡은 그녀를 보았고 그 후, 최초의 외계인이 지구에 착륙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 것.

그러면서 우리의 주인공이 타인의 기억을 볼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는 엉뚱하면서도 기가막힌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 . .

 

책도 작고 페이지도 얇아 금방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쉽게 책장을 펼쳤는데 의외로 매회 많은 생각을 하며 읽게 만들었던 이 책 <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

단 하룻밤의 이야기가 한치앞도 예측할 수 없는 우리네들의 삶과 닮았다고 하면 오바일까나 ~ 

책을 읽다보면 유난히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많다. 철학적인 요소가 다분한 이 책.

마르코스의 어머니는 삶에 대한 3부작을 그리고 싶다면 유년 시설과 섹스, 죽음에 대해 그려보라고 한다. 그것이 삶의 세 가지 요소라면서.

삶의 뒷면에 무엇이 있는지, 우리가 죽으면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를 안다는 건 행운인 걸까, 불행인 걸까 ?

여섯개의 삶. 열 두 개의 감정들. 죽을때마다 좀 더 즐겁고 유쾌한 곳으로 향한다는 이유로 자살로 다음생을 선택하기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정, 산다는 게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와 비슷한 영화와 책이 무엇이 있었는지 생각하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 ^^

 

 

 

람들이 꿈꾸기를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노릇이다. 우리는 늘 잃어버린 것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p.195>

 

그 누구도 문 뒤에서 무엇과 마주하게 될지 알지 못할 것이다. 아마도 삶이란 이런 게 아닐까. 문손잡이를 돌리는 것. <p.208>

 

나는 어머니를 생각했다. 지금 내가 왜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지가 분명해졌다.

내가 가장 아꼈던 사람이 떠나버린 게 아니라 나를 가장 아껴주었던 사람이 떠나갔기 때문이란 것을.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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