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약 - 프랑수아즈 사강의 환각 일기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베르나르 뷔페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프랑수아즈 사강의 독약

 

프랑수아즈 사강의 환각 일기라 불리우는 독약. 70여페이지의 엄청 얇은 이 책.

하필 장마철, 비오는날에 읽었더니 엄청 우울해지더라구요 ~

 

1957년 여름, 교통사고를 당한 프랑수아즈 사강. 석 달 동안 불쾌한 통증의 포로로 지내야 했다고 합니다.

'875'(팔피움)이라는 모르핀 대용약제를 매일 처방받을 정도였는데 석 달 뒤에는 약물중독 증세가 심해져 결국 전문 의료 시설에 입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입원 기간은 짧았지만 그때 일기를 썼고, 그 일기가 지금 보고 있는 이 책 '독약' 이랍니다.

 

아픈 와중에 끄적인 짧은 글들이 전부라 줄거리라고 할 것도 없는데~

두려움, 고독, 애써 괜찮다고 위안했다가도 어느순간 또 슬그머니 주저앉고픈 마음을 그대로 보여줘 안타깝더라구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을 놓치 않으려 애쓰는 그녀의 진심이 보였기에 안도하기도 ~

 

날이 아주 더웠다. 거기에는 책과 누에콩과 무지개만 있었다.

나는 열여섯이었다. 열여섯이던 시절이 있었다. 열여섯으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젊음 그 자체라고 믿는 나는, 나는 늙지 않았다.

실은, 나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p.56>

 

 

 

 

일기를 절친한 화가 베르나르 뷔페에게 보여주었고, 그 결과 이렇게 글과 절묘하게 어루러지는 멋진 그림과 한쌍을 이루게 되었는데요 ~

가끔은 그녀의 글이 아닌 삽화에 시선이 더 오래 머물게 되더라구요 ~

 

프랑수아즈 사강처럼 이른 나이에 유명세를 떨치며 상업적으로 매우 성공한 화가가 되어 살아생전 8천여 점의 작품을 남겼지만 

말년에 파킨슨병을 앓으며 괴로워하다 "삶에 지쳤다"라는 유언만을 남긴 채 자살로 생을 마감한 베르나르 뷔페.

믿기지 않는 이 이야기를 듣고 난 후론 글과 별개로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이 아닌 베르나르 붸페의 작품을 본다는 생각으로 삽화만 쭈욱 감상하기도 했네요.

 

 

가끔 예술가들의 삶은 어떨까 궁금하더라구요 ~

아픈 와중에도 글을 쓸 수 밖에 없었던 그녀. 이런것도 직업병에 속할까요 ?

이렇게 책으로 출판되 수많은 독자들에게 읽혀지는걸 즐겼을지, 부끄러워했을지 ~ 진짜 속마음이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
 

 

내가 이곳에 얼마 동안 머물든 간에, 그리고 내가 여기에 평생 머문다고 해도 (그럴 가능성도 많지만)

내게는 없고 앞으로도 없을 인색한 반응. 그러나 그런 속셈들, 암시들을 . . .

나는 무시한다. 기분 좋게 무시한다.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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