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조리원에 있으면서 눈 나빠진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재미나게 읽은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3시간마다 한번씩 일어나 수유하고 유축기로 모유 짜내면서 잠이 부족해를 외쳤지만 이 책만큼은 포기하질 못하겠더라는 ㅎ

점성술 살인사건, 용화정 살인사건, 마신유희의 '시마다 소지'도 좋지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나쓰메 소세키'는 물론 명탐정 '홈즈'와 '왓슨'을 만날 수 있고 거기에 희안한 사건에 대한 믿을 수 없는 얘기도 들을 수 있으니 이렇게 완벽한 조합을 어디서 또 만나볼 수 있겠는가~

 

이야기는 1900년 10월, 나쓰메 소세키가 바다 건너 영국으로 유학을 가면서 시작된다. 런던의 지독한 안개, 실크해트를 쓴 사람들, 자신의 작은 체구에 놀라기도 했지만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비싼 하숙비로 인해 런던의 북쪽, 웨스트 햄스테드에 있는 프라이어리 로드의 고지대 단독주택으로 옮긴 그는 어느날부터 이 집에서 나가라는 이상한 망령의 소리를 듣게 된다. 그래서 힘들게 또다시 이사를 하게 되지만 그곳에서도 사나흘에 한번꼴로 이 집에서 나가라는 망령의 목소리를 듣고서 크레이크 선생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 되고 선생의 조언에 따라 셜록 홈즈를 방문하게 된다. 하지만 거기서 마주친 홈즈는 그의 예상과 전혀 다른 모습인데다 엉겁결에 밀실에서 벌어진 사건 해결에 함께 나서게 되는데 . . .

 

책 속 나쓰메 소세키가 홈즈로 부터 듣게되는 사건 내용은 대략 이렇다.

링키 저택이라는 이름의 커다란 저택. 이 저택의 주인은 미망인으로 하인 부부와 셋이서 살고 있었는데 행방불명되었던 미망인의 남동생을 최근에 찾아 함께 살게 되었다. 이 킹즐리라는 남동생은 중국에 머무는 동안 어떤 사건에 연루돼 중국인들의 저주인지 뭔지를 한 몸에 받은 처지가 되었고 단 하룻밤만에 미라처럼 바싹 말라 죽어버린 얼핏 믿기 어려운 기괴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 사건으로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된 메리 링키 부인. 미라가 된 가엾은 남자의 목에서 바짝 마른 종이가 나왔는데 거기에 적힌 기호를 보면 뭔가 짚이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 그에게 도움을 건넨 홈즈. 그들은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

 

홈즈를 영미소설이 아닌 일본소설에서 만나게 되다니 +_+

시마다 소지 자신이 셜로키언이다보니 위화감 없이 홈즈의 모습 거의 그대로가 책속에 잘 녹아들어 있어 더 재밌지 않았나 싶다.

홈즈처럼 사건에 대한 명쾌한 해결은 못했지만 범행동기나 과정만큼은 이러하지 않았을까 쉬 예측할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거나 구식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홈즈와 나쓰메 소세키라는 신선한 조합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ㅎ

책을 읽다보면 미묘하게 화자가 변하는데 나쓰메 소세키와 왓슨의 시점을 번갈아 구성해 '소세키가 그리는 홈즈'와 '왓슨이 그리는 홈즈'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큰 매력이다. 첨엔 내가 책을 잘 못 읽었나 ?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나쓰메 소세키가 이중적인 사람인가 ? 뜬금없는 상상까지 했었다는 ;;;

그정도로 자연스럽게 녹아있다는 말씀 ㅋ

 

나쓰메 소세키가 홈즈를 찾아간 어느날, 자신을 나쓰메가 아닌 크레이그라 부르는 홈즈에게 그 부분에 대해 얘기했다 홈즈가 권총을 꺼내 천장을 향해 탕탕 두발을 쏘는 바람에 깜짝 놀란 그가 갑자기 꼬끼오라 외치는 장면에선 박장대소 ~

크레이그 선생으로부터 홈즈의 심기를 거슬렀다 싶으면 '코카인'이란 한마디면 바로 얌전해진다는 얘길 듣고 코카인이라 외친다는게 그만 꼬끼오를 외친 그.

아웅 ~

직접 읽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재미 ㅋㅋ

 

당신 말마따나 세상에 새로운 사건이란 없군요. 이리 확실하게 해주니 참 쉽군.

어처구니없는 껍질을 뒤집어쓰고는 있지만 알맹이는 뜻밖에 낡아빠진 거였어.

 

책 속 글귀처럼 세상에 새로운 사건이란 있을 수가 없다. 모두 돈과 욕심에 관련된 다른듯 닮은꼴 사건들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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