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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애틋하게 - 네버 엔딩 스토리
정유희 지음, 권신아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정유희가 쓰고 권신아가 그린, 네버 엔딩 러브스토리 [함부로 애틋하게]
PAPER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책이랄까 ?
나 역시 PAPER의 오랜 독자이기에 두 사람이 PAPER에 십수 년 함께 연재한 글과 그림을 모아 '함부로 애틋하게'라는 한 권의 책을 낸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부터 내내 이 책만 기다렸던 것 같다. 점점 죽어가는 내 감성에 작은 불씨가 되어 화르르 불이 붙길 원했기에 더 ~
날은 덥고, 몸은 무겁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붙들고 인수인계를 하느라 한달내내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머릿속이 어떻게 되버릴 것만 같던 날들.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그러면 안되는데 점점 내 마음은 뜨거운 모래 벌판을 하염없이 걷는 것 처럼 아득하기만 했더랬는데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시원한 빙수 한 그릇이 되어 줬더랬지.
실제 카페에 앉아 시원한 빙수 한그릇 놓고 앉아 책읽는 재미는 스트레스 해소에 넘 좋은 것 같다 ~ >.<

시각적 자극에 약한 동물이다보니 멋진 일러스트에 크게 한번 반하고, 몽환적인 글에 또 한번 반하게 되는 책 [함부로 애틋하게]
이십대와 다르게 삼십대로 접어들면서 감성이 죽어가는지 아무리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쉬 눈물이 흐르지 않아 내가 여자 맞나? 싶어 난감할때가 있었는데
이 두 분은 어찌 이런 감성을 쭈욱~ 유지하고 있는걸까? 한 수 배워보고 싶다는 ~~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오다보니 쉼없이 읽느라 페이퍼를 읽으며 한 편씩 천천히, 그래서 더 크게 와닿았던 감동이 조금은 준 느낌이 들어 아쉽다.
이런 책은 정말 오랜 시간을 두고 조금씩 조금씩 긴 여운을 느끼며 읽는게 최고인 듯 ~
하. 지. 만.
감성을 자극하는 멋진 글과 그림 덕분에 책 한권을 읽은 시간이 한여름밤의 꿈만큼 달콤했던 것 만큼은 확실!!

Dream chasers
불안을 잠식시키는 변명의 일종이었을지도 몰라
두려움을 포장하는 고질적인 방법이었으며
세상으로부터 안주하는 속된 관습을 물려받은 건지도 몰라
그대와 내겐 모든 걸 합리화시킬 수 있는
지난한 삶의 이력이 수십 벌 마련되어 있으니까
아찔하게 빛나는 꿈이 있었지
그럴싸한 전시관의 액자에 가두어져
구경거리가 되어버린
꿈의 핵심이 뭔지 잘 몰랐던 거야
아니, 알아도 지금 액션을 취할 때가 아니라고
애써 되뇌곤 했지
도리질할 이유는 늘 차고 넘쳤고
꿈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모험을 무릅써야 하므로
불온한 미래에 관한 잡다한 예측을
스톱시키고 무릎을 펴고 일어서자
질질 새고 있는 꿈이
너무 멀리 도망가기 전에
인생은 어차피 플러스마이너스 제로
살아 있다는 건 본전이고
울퉁불퉁한 꿈일지라도 그 꿈을 향해
한 발 내딛을 수 있다면
이미 플러스

그럼 안되지만 책읽다 말고 벅벅 찢어 그대로 액자에 넣어두고플 정도로 갠적으로 너무 맘에 들었던 위 두개의 일러스트
왼쪽 일러스트는 5월말, 양귀비 꽃밭으로 소풍을 떠났던 그 때가 생각나 좋았고
오른쪽 일러스트는 그냥 보고만 있어도 너무 기분이 좋아진다고나 할까 ?
천상 여자의 모습 그대로를 그렸구나 싶은~~ >.<
명화를 보는 듯한, 웹툰을 보는 듯한, 풍경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멋진 일러스트
컬러풀한 그림도 좋지만 최대한 색을 죽이고 차분하게 그려나간 일러스트에 시선이 더 가더라.
나도 쉽게 따라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솔솔 생겨서 그런 듯 ~
이렇다 할 솜씨가 없어 그런가 책 한권 읽을때마다 글도 잘 쓰고 싶고, 그림도 잘 그리고 싶고, 노래도 잘 하고 싶고, 춤도 잘 추고 싶으니 큰일 ;;;
울퉁불퉁한 꿈일지라도 그 꿈을 향해 한 발 내딛을 수 있다면 이미 플러스라 했으니
형편없는 솜씨일지라도 태교삼아 그림이라도 좀 그려볼까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