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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저 멀리 간 뒤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 김영호의 삶, 거짓, 진실
김영호 지음 / 아트블루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배우 김영호씨가 펴낸 시와 사진집 <그대가 저 멀리 간 뒤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책에는 그가 바쁜 일상 중에 틈틈이 써온 시 300여 편 중에서 70여 편을 발췌해 수록했다고 한다.
가끔 시간날때 봤던 MBC 예능 프로그램 <바람에 실려> 촬영 당시 미국에 머무는 동안 그가 촬영한 사진도 함께 ~
시는 대체적으로 조금 가라앉은 분위기랄까 ?
우울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그게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겨우내 묵은때 벗겨내듯 무엇인가를 떠나보내기도, 화사한 꽃처럼 새로운 무언가를 맞이하기도 좋은 봄이라 그런지 어쩐지 잘 어울린달까 ~
겉멋 잔뜩 든 사진에세이가 아니라 더 좋더라 ~ 오늘 내리는 이 봄비와 꼭 닮아서 더 !!!

읽자마자 뭔가 내 얘기같아 더 맘에 끌렸던 시 한편 ↓↓
저들도 내 서러움이 가슴 아픈지 요란스럽습니다.
날마다 서럽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내리는 비때문에
어제는 그대를 볼 수 없어서
이렇게 서러워하는 날이
언제부턴가 생겨나고,
서러움에 잠도 못 이루는 날이 많을수록
비는 왜 이리 요란하게도 부는지
저들도 내 서러움이 가슴 아픈지
요란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내 맘을 많이도 알아주셔서 . . .
됐습니다. 이제 됐습니다.
그대들 내 가슴에 정이 되고 사랑이 됐습니다.
서로운 내 가슴에 눈물이 되어주고,
위안이 되어주고,
가슴이 되어주었습니다.
이리도 서러운 새셍에 날 위해 울어주고,
서러워해 줘서 이제는 됐는데 . . .
아직도 내 가슴 한 자락에 남아 있는 이 서러움은 무엇일까요.
그대들 모두 날 이해하고
위안이 되 주었는데
아직도 서러운 날들이 많은 까닭이 궁금합니다.
비도 바람도 아닌 아직도 모자란 사람이라서
그래서 서러운가 봅니다.
미안합니다.
그대들께 . . .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동하는 거친 느낌의 배우인 줄만 알았는데 특유의 감성적인 필치로 20대때부터 소설과 시, 시나리오 등을 써 왔고 사진과 그림 전시를 통해서도 관객을 만났다고 하니 왕 신기 +_+
감독으로서 영화, 음원도 발표 예정이라니 이 책 만큼이나 그의 무한한 앞날이 기대된다.
초식남 보다는 완전 육식남 스타일의 배우라 생각했는데 시를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은게 ㅎㅎㅎ
이래서 사람은 자꾸 겪어봐야하고, 알아가야 하나보다 ~
배우로서 작가로서 그가 원하는대로 뭐든 사람들의 가슴에 꽃이 피는 존재로, 영원히 지지 않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길 ~
비오니 괜히 보고픈 사람이 많아지는 오늘.
간만에 집어든 시집 한권이 내 마음을 더더욱 촉촉하게 적셔주는 것 같다. 이 기운 듬뿍 받아 가지마다 푸른 잎들 한가득 피워내는 내가 되도록 노력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