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를 으깨며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인생의 '사실'은 '이야기'로 승격했을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 <P.261>

 

다나베 세이코의 딸기를 으깨며는 3년의 결혼생활을 마치고 혼자가 된 노리코,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하여 자유의 몸이 됐다 말하는 그녀의 이혼 후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잣집 도련님 '고'와의 사치스러운 결혼생활에 질린 그녀. 결혼이라는 완벽한 연극을 벗어 던지고 다시금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는데 ~

부잣집 도련님 꼬셔서 결혼한 줄 알았더니 위자료도 못받고 이혼하고, 한참 좋을 나이에 별볼일 없는 일 하면서 초라한 서른 다섯, 중년 여자의 외톨이 신세를  한탄하듯 내 인생은 실패야~~를 부르짖으며 죄인처럼, 패배자처럼 사는 것도 아니고 싱글로 돌아와서야 비로소 인생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에 대해서 깨닫기 시작하면서 여자라서 '행복했어', '저 세상에 간대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 같아'란 말을 노상 달고 다니는 그녀야말로 최고로 자유로운 여자가 아닐까싶다.
세상의 깊이를 알면 알수록 실로 여러 가지 즐기는 방법이 있음을 깨닫는 그녀가 들려주는 아주 사적인 이야기들.

 

특별한 줄거리랄 것도 없기에 그녀가 들려주는 자잘한 이야기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내가 그녀였다면 어땠을까?를 상상하며 같이 즐기면 될 듯 ~

기껏 결혼이라는 '형무소'에서 간신히 출소했는데 이번에는 다시 '일'이라는 형무소에 복역할 일이 뭐 있냐며 돈에 대해서 '허세부리지 않는다. 무리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다' 맘 먹는 그녀. 돈벌이와 마찬가지로 남자도 허세도 무리도 하지 않고, 어쩌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좋겠지 하는 정도.
혼자 일하고, 혼자 맨션에 살고, 아침 목욕을 마치고 알몸으로 거실을 거닐며 토스트에 구스베리 잼을 발라 혀를 댈 정도로 뜨거운 홍차와 함께 먹을 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크하하하 ~ 웃음이 절로 나오기에 이렇게 웃을 수 있는 동안에는 굳이 무리해서까지 남자를 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말하는 그녀의 쿨함이 기분좋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녀 말처럼 앞으로 어떤 남자와 살 수 있고 선택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데 아쉬울 것이 뭐 있으랴 ~

 

인생의 제 1막이랄 수 있는 때에는 얼마든지 여행을 할 수 있었는데도 돈 버는 기억에 쫓기고, 남자에게 추파를 던지는 일에 정신이 팔려 실패.
인생의 제 2막이라 할 수 있는 고와의 결혼기간엔 고와 함께 있는 것이 여행 자체였던 때라 믿는 노리코.
매일 바쁘고 재미있는 여행이었던탓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결국 '오랜 여행의 피로'가 일시에 엄습해오고 말았다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제 3막. 또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라는 사실을 발견한 노리코의 일상.

즐기는 거라면 얼마든지 있지만 최근 들어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즐거움은 여행. 문득문득 생각날 때마다 떠날 수 있다는 것. 언제든 가고 싶을 때 금방 떠날 수 있는 것.

이것이야말로 혼자 사는 사람의 특권이 아닐까 ?
결혼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주부에게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여행이란게 얼마나 사치인지 금방 알 수 있을 듯.

그렇기에 출소후 노리코가 누리는 그 일상이 부럽고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그것은 인생이다. 정말 인생이다. 그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인생은 여러 가지 일에 도움이 된다. 특히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다시 태어나 있다. 단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나는 살아 있지 않을 것이고, 기계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나의 하루하루는 나를 향해 불어오는 바람 같은 것이다."<P.120>

 

환경의 변화, 생각의 변화가 주는 삶의 또다른 행복.
세상이 변하길 기다리지 말고 나 자신의 생각부터 새롭게 갖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깨달음을 준 책이다.
브리지트 바르도를 좋아해 그녀의 이야기가 종종 나오는데 그것도 참 좋더라.

사람들은 대개 한두 가지의 결핍을 갖고 있고 그것 때문에 삶이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크고 작은 결핍이 있는 상태가 평범한 것이며 결핌이 없는 삶이 비범한 삶인 것이다.
과연 결핍이 없는 삶이란 것이 존재하기나 할까 ?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데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_+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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