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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우리 엄마야 ㅣ 놀 청소년문학 14
로즈 임피 지음, 서민아 옮김 / 놀(다산북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로즈 임피의 그 여자가 우리 엄마야는 놀의 청소년 문학 14번째 작품으로 '구덩이 속에서 오래 버티기'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는 엄마와 엄마때문에 인생이 꼬여버린 열세 살 아들 '조던'의 파란만장한 150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셔널북리그 울해의 도서상, 셰필드 도서상, 브리티시 북트러스트상을 수상한 영국 최고의 청소년문학 작가인 로즈 임피가 전하는 특별한 가족성장소설 !!!
언제부턴가 책 읽기전에 일러스트가 누구의 작품인지 확인하게 되던데 이 책 표지는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여자공감등의 표지를 만드신 코코아치즈님의 일러스트라 눈에 쏘옥 ~
평범한 열세 살 소년이었던 조던의 인생에 위기가 닥친다. 기네스북에 오르겠다는 이유로, 외할아버지가 30여년전에 세운 기록을 되찾아보겠다는 이유로 산 채로 땅에 묻히겠다는 엄마를 둔 애가 몇이나 되려나 ?
조던의 외할아버지는 1967년 세계 최초로 '구덩이 속에서 오래 버티기' 신기록을 세우셨다. 꼬박 백 일 동안 땅속에 묻혀 있었던 것. 그러부터 이십 년 뒤 한 미국인이 무려 141일동안 땅속에 버티면서 할아버지의 기록을 앞질러버린 일이 생겼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 엄마는 할아버지를 위해 미국인에게 빼앗긴 기록을 되찾는 중이다. 지난 11월 할아버지의 기록을 거뜬히 넘은 엄마는 일주일이면 별일 없는 한 미국인의 기록을 깨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또 한 번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그들의 기록을 넉넉히 따돌리기 위해 꼬박 150일 동안이나 땅속에서 지내겠다고 선언했기에 !!! 엄마에겐 이것이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일이고, 할아버지에 대한 애도의 표현과 같은 건데 어린 조던에겐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만 할 뿐이란걸 어른들은 알까 ? 세계 기록을 세워보겠다고 땅속에 묻힌 사람은 엄마 한 사람뿐이었지만 형과 아빠의 생활도 엄마와 똑같이 세계 기록에 초점을 맞추어 돌아가고 있으면서도 단 한순간도 못마땅하게 여기지 않으니. . .
가출을 선언하고 외할머니 집으로 가버린 누나, 엄마를 지키고 돌보느라 바쁜 아빠와 형. 이제 조던은 빨래부터 청소, 요리, 숙제까지 모두 혼자서 해야만 한다. 아직 어른들의 손길과 보살핌이 절실히 필요한 조던에게 엄마가 없는 하루하루는 너무 가혹하기만 한데 . . .
뭔가 이해될 듯 이해되지 않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엄마를 지지하는 아빠와 형, 도전을 저지하려는 외할머니와 누나가 두 진영으로 갈라져 서로 팽팽하게 대립하는데 솔직히 초반엔 두 진영의 모두의 마음이 이해가 갔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저절로 나 역시 외할머니와 누나파로 바뀌더라는 ㅎ
나에겐 엄마의 손길이 너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아이'이기만 한 조던인데 열세 살 아들에게서 너무 책임감을 강요하며 어른스럽게 대하려드는 형과, 아빠, 엄마의 모습이 조금 적응이 안됐달까. 조던을 사랑하면서도 정작 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리지 못하는 모습에 책을 읽는 나조차 너무너무 속상하고 서운하기만 하던데 조던은 어떠했을지 상상이 가더라는 ~
그러하기에 자신 역시 어른이 되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고 싶어 안달하는건 아닐지 벌써부터 걱정하던 조던. 땅속에 묻히고 싶은 강박적 욕구 유전자 같은건 제발 물려받지 않게 해달라 비는 조던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게 보였던 것 같다.
자연적인 일이든 그렇지 않은 일이든 일단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재앙들에 관심을 갖고 걱정을 하는 아버지를 둔 '아난드'. 같은날 서로 다른 두 건(엄마와 언니)의 결혼식에서 들러리를 서야하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는 '마틴'. 각자의 가족에 대해 너무도 걱정 고민이 많은 친구들 덕분에 조금은 가볍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주인공은 조던인데 아직까지 내 머릿속에는 마틴의 엄마가 시골 카우보이 시대를 배경으로 카우보이 부츠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짠 하고 나타나는 모습, 마틴의 언니가 영화 <타이타닉>을 배경으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하면서 자신이 케이트 윈슬렛인 척 하는 꼴을 보는 모습중 어느쪽이 더 괴로우려나 ?하는 생각으로 웃음이 떠나질 않으니ㅎㅎ
"네가 얼마나 운이 좋은 앤지 그렇게도 모르겠어? 네 엄마가 돌아가신 것도 아니고, 중병에 걸리신 것도 아니잖아.
그렇다고 다른 애 아빠하고 눈이 맞아서 널 두고 달아나신 것도 아니고 말이야.
조금만 지나면 엄마하고 만날 거잖아. 조금만 기다리면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실 거잖아. 그러니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인 양 죽을 상 좀 하지 마." <P.349>
진짜 힘들때 누가 저런말을 한다면 정말 위로같지 않은 위로라 말하며 절교를 선언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힘들수록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위안을 얻는게 낫다 싶을때가 있는 것 같다. 조던의 마음을 헤아려 크리스마스에 맞추어 짠 나온다는 엄마. 아무렇지 않은 척, 기분 좋은 척, 행복한 척 하느라 부산스러웠던 조던의 일상도 다른 친구들처럼 평범하게 돌아가려나 ?
그 어느때보다 책 뒷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해지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