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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별처럼
캐서린 패터슨 지음, 고수미 옮김 / 열림원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천구에서 굽히지도 않은 채
별은 여기 있는 우리에게 바라네.
별은 우리에게 어떤 기준을 바라네.
그래서 칭찬과 비난을 아주 멀리까지 나르느라
우리 마음이 흔들릴 때
우리는 마음속에 계속 머물며 변치 않는
별과 같은 것을 지녀야 하리.
유엔(UN)이 시상하는 제임 애덤스 어워드 (Jane Addams Award) 수상작이자 21세기판 알퐁스 도데의 <별>을 연상시키는 놀라운 수작, 캐서린 패터슨의 나도 별처럼.
이 책에는 사랑스럽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많은 일들을 겪고서 어른이 되어버린 한 소녀가 나온다. 천사를 닮은 아이 엔젤. 꼭 5대 영양소를 챙겨 먹어야 한다고 설교하는 11살의 바른생활 소녀로 올바르지 못한 음식이 육체적 성장을 방해하는 것과 같이 텔레비전이 어린이의 정신 발달에 정말로 심각한 장애를 끼칠 수 있다고 말할 줄 아는 야무진 소녀다.
이런 소녀에게 안타깝지만 제대로 된 가정이 없다. 감옥에 갇혀 있는 아버지와 딸과 아들을 증조할머니 집에 버리고 떠나 버린 어머니에 툭하면 고집을 부리는 말썽쟁이 동생 '버니'까지, 모두 그녀가 신경써야 할 사람들 뿐이다. 몇페이지를 읽지도 않았는데 엔젤과 버니가 위탁 가정에서 두번이나 살았고, 다시 엄마와 함께 살기 시작한지 이제 겨우 한해가 지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한 번도 친엄마나 친아빠와 함께 살아본 적이 없는 엄마. 여덟 군데의 위탁 가정과 수용 시설을 떠돌며 지내다 그곳에서 도망쳐 아빠와 결혼했고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엄마이기에 좋은 엄마가 되는 법을 알 수 없을 수 밖에 없다고 엄마를 이해하는 엔젤. 이렇게 착한 소녀가 또 있을까 ~
감옥에 있는 아빠 면회를 다녀온 후 이 기분나쁜 곳을 찾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갑작스레 짐을 싸 이사갈거라 말하는 엄마. 그렇게 찾아간 곳은 시골에 사는 증조할머니 댁.
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줄 알았지만 엄마는 남매를 증조할머니 집에 버려둔 채 떠나고 만다. 어린 나이에도 동생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증조할머니까지 돌보게 된 엔젤. 희망도 기쁨도 없는 캄캄한 상황속에서 수수께끼의 별지기를 만나고 그로부터 북두칠성과 북극성등 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와 함께한 시간덕에 별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욕이 앞선 엔젤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과 함께 별자리에 대해서 하나하나 알아가며 힘겨운 삶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얻는데 . . .
스테파노 아가씨에 대한 목동의 별처럼 맑은 순수한 사랑을 그린 알퐁스 도데의 별. 짧고 간결하면서도 여운이 많이 남는 이야기로 기억되고 있어 이 책 <나도 별처럼>도 예쁘고 따뜻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 생각외로 이 책을 읽는 내내 너무너무 안타까운 장면이 많아 마음이 아팠다.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나이임에도 어른 노릇을 해야 하고, 철없는 엄마보다 더 엄마답게 살아야 만 했던 엔젤. 요즘 아이들 같으면 가정 환경을 비관하며 비뚤어지기 일쑤일텐데도 착한 마음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희망을 잃지 않는 엔젤을 보며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고마웠는지 모르겠다.
모두에게 속사정은 있기 마련이고 무작정 그것을 탓하고 싶진 않다. 엔젤 말처럼 친엄마와 함께 보낸 기억도 없는 엄마에게 좋은 엄마의 역할을 기대하기란 처음부터 무리가 아니었을까 ? 씩씩하고 착한 엔젤이 있기에 금방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리라 기대되는 엄마. 엔젤의 소원처럼 가족 모두가 행복하게 살 날을 기대해본다.
사람은, 빙글빙글 도는 어두운 밤하늘 속에서도 움직이지 않는 북극성처럼, 강하고 밝게 빛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엔젤은 생각했다.
성공한 사람이든, 실패한 사람이든 말이다.
임신 3개월.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입장에서 읽는 책이다보니 더 애달프게만 느껴진 이 책.
얼음대륙의 황제, 황제펭귄. 영하 60도의 혹독한 추위를 뚫고 태어난 생명과 그들 지키기 위한 부모의 사랑을 그린 명품다큐 <남극의 눈물>을 보며 자식 사랑을 뛰어넘는, 더 특별하고 특별한 모성애, 부성애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요즘인지라 엔젤의 이야기가 더 안타깝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무작정 잘해야겠다는 다짐 갖곤 한참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 얼마나 막중한 임무임을 알기에 언제나 사랑으로 감싸고, 사랑으로 이해할 줄 아는 부모가 되겠노라고 ~
모든것을 함께 하고 함께 나누며 서로 존중할 줄 아는,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부모란 사실을 언제고 떠올릴 수 있게 만들어주겠노라고 다짐해본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