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개들의 왕 - 제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12
마윤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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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두 개의 달을 목격한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들도 나처럼 많은 혼란을 겪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여러 시행착오 끝에 하나의 달이 환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들의 다음 행동은 무엇이었을까. 짐작하건대 그들은 어느 쪽이 달의 환영인지 찾으려는 시도를 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그들이 선택한 달의 환영은 알 수 없는 힘으로 그들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버린 것이다. 그들처럼 나도 달의 환영을 선택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또 다른 검은개가 나타날지도. 아버지가 활짝 웃으면서 대문을 열고 들어설지도 모른다.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 선택의 결과가 무엇이든 다가오는 운명과 스스로의 힘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P.273>

 

제2회 문학동네청소년 문학상 대상 수상작, 마윤제의 검은개들의 왕

 

엄마의 죽음과 아버지의 부재로 삼촌 집에서 자라게 된 나. 언젠가부터 두 개의 달, 달의 환영을 목격하게 된다.

엄마가 무허가 춤 교습소를 한다는 이유로 '춤쟁이 아들'이 된 동치. 아버지의 얼굴을 모른 채 엄마와 단둘이 살아온 동치는 어릴때부터 엄마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고 자존심이 강해 엄마를 비난하는 놈들에게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 소문난 싸움꾼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홍두. 하루에 똥을 세 번 누고 지진을 감지하는 동물의 예지능력과 비슷, 위험을 감지하는 순간 영험한 가스를 분출하는 '똥쟁이'로 초등학교 입학하던 해 뺑소니차에 치여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홍두는 선천적 소아마비로 왼손의 엄지와 검지를 제외한 나머지 세 손가락이 뭉툭하게 짜부라져 있다. 엄마 배 속에서 성장이 멈춘 것인지 체격이 왜소하고 겁이 많은 홍두는 자신의 손가락 치료를 위해 예수님, 부처님, 성모님을 찾아다니는데도 그분들에게서 응답이 없자, 마침내 귀신에게로 눈을 돌리고 귀신 전문가의 길로 들어선다.
이렇듯 세 소년의 공통점은 모성의 결핍을 안고 산다는 것이다. 세 소년의 모험을 통해 그들의 성장의 비밀을 찾아가는 이야기 <검은개들의 왕>

문학동네 작가상, 소설상등의 작품을 좋아해서 그런지 자연스레 청소년 문학상에도 관심이 가더라.

청소년들의 이야기엔 상처가 있어도 패기가 넘치고 온갖 시련을 겪으며 어느새 한뼘 성장해있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볼때면 내가 다 으쓱으쓱~

그래서 청소년 문학, 성장소설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청소년 문학상 대상 수상작치곤 이 책이 나에게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

글 자체가 어렵진 않는데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크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금속 이빨을 번쩍이며 경찰복을 입고 애국가를 부르며 다니는 정신이상자 금속경찰, 색색의 천 조각을 담은 보따리를 보물처럼 여기는 미친 할머니, 저수지 농장의 주인이자 검은개의 주인 늙은이, 칼을 쾅 내리치며 살벌한 기운을 내뿜는 식육점 주인 여자, 옷을 훌러덩 벗으며 패악을 일삼는 동네 깡패 춘삼 등 생생한 인물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지만 한데 어우러지지 못하고 각각의 단편을 읽는듯한 재미만 줬다고나 할까~ 
일본소설, 영미소설에 빠져 지내느라 한국소설을 읽는데 인색했는데 고사이 청소년 문학이 많이 변해 내가 따라가질 못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나마 마지막 페이지 몇장 놔두고서 나온 한 부분의 글귀가 내 마음을 심하게 요동치게 만들었는데 이 글귀를 위해 이 책을 읽었나보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 !!

 

사실 검은개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동물이었다. 마치 프랑켄슈타인처럼 괴물로 태어난 검은개는 철창에 갇혀 인간들에게 잡아먹힐 날을 기다리는 처지였다.

그러다 투견으로 변신했고 끝내 주인의 손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불현듯 언젠가 또 다른 검은개와 맞닥뜨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 내 앞에 죽어 있는 검은개는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개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 세상 어딘가에서는 검은개의 외피를 뒤집어쓴 수많은 괴물들이 발아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시기가 도래하면 검은개들의 왕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검은개들의 왕은 내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나를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지 모른다.

나는 검은개들의 왕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릴지, 아니면 맞서 싸울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P.267~268>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검은개라는 존재가 있지만 무서워, 두려워, 부끄러워 말을 하지 못하고 숨기고 있는지 모르겠다.

검은개에게 지지않고 주어진 현실과 인연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쌓아가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검은개에게서 이기는 방법이 아닐런지~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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