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창백한 죽음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서유리 옮김 / 뿔(웅진)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100명 중 4명입니다!"
"100명 중에서 4명 말입니다."
"이제 여러분들의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이 스쳐 지나가고 있을지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숫자가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었습니다.
엄연한 사실입니다. 100명 중 4명은 양심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 심리학자들은 이를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들이라 지칭하고 그런 사람들을 소시오패스라고 부릅니다.
흔히 사이코패스라고 일컫는 사람들이죠. 100명 중에 4명 말입니다. 또는 25명 중에 1명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p.21>
사라진 소녀들이란 책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신작 <창백한 죽음>
100명 4명꼴로 존재하는 소시오패스에 대한 치밀한 해부를 그린 사이코 스릴러란 소개에 책을 읽기전부터 호기심이 강하게 일더라.
사이코패스는 많이 들어봤어도 소시오패스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었는데 소시오패스(Socioppath)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어떤 나쁜 짓을 저질러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으로 10명중 4명꼴로 존재하며 역사적으로는 히틀러, 스탈린같은 독재자가 해당된다고 한다.
양심과 책임감이 결여, 자기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성공을 위해서라면 타인을 이용하는 것은 일도 아니요, 개인의 이익을 위해 집단의 위험도 감수하는 사람, 매사에 냉정하고 타인의 말에 공감하지 않으며 자기 잘못이 들통날 경우 동정심에 호소한다고 한다. 그들의 삶에 존재하지 않는 단 한가지. 그것은 양심 !!!
다른 사람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그것, '양심'. 친구를 위해 비밀을 지키고, 환자를 위해 휴식을 포기할 줄 알고 안타까워하며 부당함 앞에 분노하는 힘, 다른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착을 얘기하는 기본이 되는 것이 양심인데 '양심'이 존재하지 않는 소시오패스는 다른 사람들과 진정한 관계로 연결되는 능력이 없다고 한다.
그러하기에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
"소시오패스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이기려고 합니다. 그들은 우리와 게임을 해서 이기고 싶어 합니다.
우리의 돈, 우리의 자부심, 우리의 동정심, 우리의 힘,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우리의 목숨까지 원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런 사람은 소수입니다.
자극에 대한 욕구가 평균 이상으로 강하기 때문에 충동을 느끼고 절대로 가만히 있지 못하는 거죠.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돌볼 수도 없고 돌보고 싶어 하지도 않아요.
그리고 감정 교류를 위해서 어떤 관계를 맺지도 않아요. 이런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승리하는 것입니다. 무슨 대가를 치러서라도 승리를 거두는 것 말입니다." <p.42>
창백한 죽음은 한 여성이 하얗게 변해 죽은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양의 탈을 쓴 늑대이자 잔혹한 천재 '소시오패스'의 실체를 생생히 추적하며 수사하는 과정을 긴박하게 그려냈다. 소설가가 되고 싶어 한 18세 소녀의 실종,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낯선 남자에게 납치된 여인,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가정주부, 근무 중 사이코패스를 사살한 충격으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여자 경찰관, 그리고 숲 속 외딴 돼지 축사에서 하얗게 변해 죽어 있는 여성등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별개의 일로 보였던 사건들에서 용의자에 대한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여형사 '넬레'와 사립 탐정 '알렉스'가 잇따라 벌어진 끔찍한 사건의 범인을 추적한다.
책을 읽자마자 슈테른베르크 박사가 들려준 소시오패스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강렬해 다른 사건들은 마냥 평범(?)하게 느껴졌던 것 같은 ;;;
오히려 내가 관심을 갖은건 소시오패스가 보여준 이상 행동들이 아닌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됐을때 우리가 행동해야 할 지침같은거랄까.
어릴적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그때의 무력감을 기억해내고서 다시는 그런 일을 겪고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운동, 호신술 훈련에 집착하게 된 미리암과 잘생기고 성공한 사업가인 남편의 폭력과 학대를 당하고 살고 있는 니콜라가 마지막에 보여준 용감한 행동앞에서 내가 그 환경, 그 입장에 처했을때 나 역시 그런 초인적인 힘을 낼 수 있을까 ~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는 ~
가정폭력, 부모와 사춘기 자녀의 갈등등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들. 누구의 탓으로만 돌리기엔 이미 우리 사회는 너무나 복잡해진듯 ~
연약하고 나약한 모습 그대로, 피해자 일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의 모습이 안타깝지만 그것이 끝이 아닌 주체적인 삶을 사는 여성들의 이야기도 들어 있어 어쩐지 힘이 난다.
살기 위해 처절하고 절박한 사투를 벌이는 강인한 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 자신들이 안고 있는 문제, 걱정고민들이 얼마나 하찮은 것들인지 생각해봐야할 듯 !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언급된 마사 스타우트의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란 책도 하루빨리 읽어봐야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