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죽길, 바라다

그녀가 죽길, 바라다 ㅣ 소담 한국 현대 소설 4
정수현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2월

불꽃같지만 짧은 인생 . . .
무미건조하지만 긴 인생 . . .
어느 쪽이 더 불행할까요 ?
아니, 어느 쪽이 덜 불행할까요 ?

선택은 둘 중 하나만 가능해요.

블링블링, 셀러브리티, 압구정 다이어리등을 열심히 챙겨 읽은터라 정수현 작가님의 신작 <그녀가 죽길, 바라다>를 얼마나 읽고 싶었는지 모른다.

표지에서부터 풍기는 심상치않은 분위기. 칙릿도 좋지만 간만에 칙릿에서 벗어나 로맨스와 미스터리를 섞어놓은 듯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니 기대하지 않을수가 없었는데

조금은 자극적은 제목 <그녀가 죽길, 바라다>

누가 무슨 이유로 그녀가 죽길 바라게 된걸까 ??

못생기고 뚱뚱한 외모에 뮤지컬 오디션 마다 낙방하는 '윤재희'. 남들은 잘도 첫사랑이 오빠 되고 아빠 된다는데 재희의 첫사랑은 원수가 됐고, 두 번째 사랑은 사기꾼이 됐고, 얼마 전까지 현재 진행형이었던 마지막 사랑은 카드 할부값만 남겨주고 곧 자신의 친구와 결혼을 한단다.

아름다운 외모에 남부러울 것 없는 직업과 집안을 갖었지만 불행한 과거의 기억을 안고 복수의 칼날만 갈며 살아가는 여자 '이민아'

<그녀가 죽길, 바라다>는 서로 다른 삶과 꿈을 쫓아 살아가던 두 여자가 우연한 사고로 한 몸을 갖고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딱 하루 민아의 몸에 들어가게 된 재희는 얼굴도 몸매도 이름도, 뚱뚱하고 못생긴 자신과는 완전 정반대의 민아에게 점점 빠지게 되고 그녀의 몸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의 삶을 꿈꾸게 되는데 . . .

모든것이 완벽하기에 절대적으로 탐내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 그러하기에 나 역시 몰입해 읽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모든게 완벽해 보였던 민아의 삶도 그리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재희.

재희가 뮤지컬 배우로서 바랐던 완벽한 미래, 민아가 꿈꾸는 복수 그리고 두 여자와 이상하게 얽혀버린 로맨스의 주인공 '건우'와는 어떻게 되는 걸까 ?

시시때때로 영혼이 바뀌지만,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데 바쁜 두 사람. 민아에게 빙의된 재희가 점점 그녀의 육체를 탐내기 시작하면서 극은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간다.

본래 자신의 모습이었다면 절대 가지지 못했을 멋있는 애인, 꿈에서밖에 이루지 못했던 뮤지컬 무대,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경외에 찬 시선, 고급 승용차와 부유한 집안.

초반엔 너무도 당연하게 모든게 완벽한 민아가 사라지고 그 몸을 차지하고픈 재희의 소망을 제목으로 적은거라 생각했는데 어쩌면 못생기고 뚱뚱했던 과거의 자신이 사라지길 바라는 재희의 소망을 적은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조금은 유치하게, 뻔하게 진행되는 이야기인데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민아의 과거, 법을 무기로 온갖 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의 추악한 모습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완벽한 조건의 그녀를 갖기 위한 그녀들의 마지막 행보에선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근데 내가 읽다가 놓친 부분이 있었나 ? 분명 재희는 장기 적출까지 한 몸인데  어찌 코마 상태인 두 사람이 동시에 깨어날 수가 있지 ?

재희가 아닌 또 다른 사람의 몸을 통해 깨어난 재희 ? 그렇다고 하기엔 인간극장에선 한 번의 죽음,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란 타이틀로 스물여덟의 윤재희가 나오는데 말이지 ;;;

여튼 이야기가 다 마무리된 지금도 민아가 그 민아인지 의문스럽구나 ;;;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인간의 탐욕스러운 본능을 너무도 잘 표현해 낸 <그녀가 죽길, 바라다>

이 책을 읽고 가족의 소중함은 물론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는데 선택의 연속인 우리네 삶.

불꽃같지만 짧은 인생, 무미건조하지만 긴 인생.

당신의 선택은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