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레빌라 연애소동
미우라 시온 지음, 김주영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분위기 있게 생기지 않았어요?" 여대생이 물었다.

"난 모르겠는데?"

"에이, 쌩까시기는!"

여대생은 웃으며 고구레의 어깨를 치고는 녹아내리는 아이스캔디를 입에 넣었다. 여전히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날들, 이런 대화야말로 죽음을 목전에 두었던 고토가 바라던 본질이었는지 모른다.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가족도 친구도, 동료도, 애인도 아닌 사람과 떠들며 웃을 수 있는 관계를 쌓아가는 일상. <p.90>

 

 

[고구레빌라 연애소동]은 70대 노인이 주인인 허름한 목조 빌라 '고구레빌라'에 입주해 있는 사람은 물론 이들과 얽혀 그 주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삼각관계에서부터 노인의 갑작스런 섹스에 대한 갈망, 훔쳐보기, 외도, 불임과 생명의 탄생등 기발한 재미와 감동, 잔잔한 여운이 담긴 7인 7색의 사랑과 성(性)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그녀만의 편안함으로 무장해제시킨 이야기.

 

옛 애인(세토 나미키)과 현재 애인(이토 아키오)에게서 동시에 사람받는 '사카타 마유'의 이야기. 세 남녀의 기묘한 동거 이야기를 담고 있는 'Simply Heaven'

옛친구 병문안을 갔다 되려 '섹스'라는 난제를 안게 된 고구레빌라의 주인 '고구레 고토'. 물리적인 거리는 가깝지만 심리적인 거리는 먼 가족과 노인의 성, 그리고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 하게 들려줘서인지 개인적으로 정말 생각할 것도 재미낙 읽은 이야기 '심신'

- 섹스보다 중요한 말 "누군가가 날 필요로 했으면 좋겠다"

애견 미용사 '미네기시 미네' 상행선 플랫폼 기둥에 솟아난 기묘한 돌기를 우연찮게 본 것을 계기로 친해진 미네기시 미네와 마에다 고로. 과거에 했던 일을 잊지 말라는 경고를 담은 '기둥에 난 돌기'

남편이 끓여주는 커피가 흙탕물 같다는. . 첫번째 이야기 심플리 헤븐의 주인공 사카타 마유가 일하는 사에키 플라워숍의 주인장 이야기를 담은 '검은 음료수'

202호를 통해 들어가 다다미와 마루판을 들어올려 적당한 구멍을 찾은 뒤 여대생 '미쓰코'를 훔쳐보는게 일상이 된 '간자키'의 이야기를 담은 '구멍'

문란한 여대생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던 '구멍' 속 여대생이었던 '미쓰코'. 왜 그런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지 그녀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Piece'

마유의 옛 애인 '나미키'와 마유의 꽃집에서 매주 화요일이면 가게를 찾아 심플리 헤븐 다섯송이를 사는 그녀 '니지코'의 이야기를 담은 '거짓말의 맛'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네 일상이란 소극적인 태도와 부족한 자기반성으로 성립되고, 깊이 성찰 없이 흐르는 대로 지내는 것이 아닐까. <p.70>


Simply Heaven, 심신, 기둥에 난 돌기, 검은 음료수, 구멍, Piece, 거짓말의 맛등 7개의 단편이 서로서로 연결되는 연작소설이라 이야기 한편 한편을 읽을때마다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서 그런지 읽어나갈때마다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피식피식 웃는 사이 다 끝나버리는 책. 흡입력이 굉장한 것 같다 +_+

겉으로 보기엔 너무 멀쩡한 사람들이 들려주는 엉뚱한 이야기들. 보통때 같으면 이상한 사람 다 보겠다며 콧방귀를 꼈을지 모르겠는데 워낙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막장이 난무하는 세상이다보니 이정도의 이야기는 오히려 순박해보인다고나 할까 ㅋㅋ

단편을 읽는 듯 하면서도 통일된 주제를 갖고 여러명의 화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스토리가 굉장히 맘에 든다.

가벼운 듯 하면서 적당히 무게감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녀만의 방식도. 앞으로도 그녀의 소설이라면 무조건 찾아 읽어보게될 듯!

 

사랑하라.인생에 있어서 좋은 것은 그것뿐이다.
-G.상드-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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