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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데이
김병인 지음 / 열림원 / 2011년 11월
평점 :
사람들은 마치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간다.
일신의 안위와 영광만을 위해 남의 마음에 못질을 해가면서까지 자신의 욕망만을 채운다.
그러나 채우고 또 채워도 종국엔 저렇게 맨몸이 되어 흙으로 돌아갈 것을. <p.317>
소설로 만나는 영화 '마이웨이' 시나리오 원작소설 디데이(D-DAY)
남과 여, 사랑과 이별 만큼이나 흔하면서도 자극적이고, 끊이지않는 이슈가 되는 소재가 쌓이고 쌓인 일본과의 갈등,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일본과의 역사가 아닌가 싶다.
금융인으로 활동하던 작가의 아버지는 우연히 전 미국 부통령 이었던 댄 퀘일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독일 군복을 입은 채 미군에게 생포되는 빛바랜 사진 한장이 실려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일본군에서 시작해 소련군을 거쳐 독일군이 되었다는 간락한 내용인데 너무 드라마틱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들 중에 일본인이 없었을까 ? 일본군으로 출발했으니 있었다고해도 이상할게 없기에 드는 의문. 있었다면, 왜 기록에 남지 않았을까 ? 아마 일본인은 당시 적국이던 미군에게 국적을 한국인으로 속였기에 가능했던 일은 아닐까. 한국인의 일본인에 대한 적개심을 생각하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답은 분명해 보였다. 광대한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가는 험난한 여정 속에 한국인과 일본인이라는 신분의 차이는 닳고 닳아 없어지고 인간만 남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 그들사이에 인간적 유대감이, 우정이 싹트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으로 시작된 낡은 사진 한장이 불러온 블록버스터 급 진실.
일본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 위에서 양국 대중들에게 하나의 작품을 통해 과거사를 바라보는 데 입체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싶다는 염원이 기획을 착안하고 밀고 나가는 원동력이 됐다는데 큰 박수를 주고 싶다. 독도문제로 한창 시끄러운때인지라 과연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잘 전달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쯤이라면 한번쯤 이런 이야기를 꺼내봄직하다 싶기도~
작가 후기 역시 소설 내용 만큼이나 흥미진진한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니 꼬옥 읽어보시길 ㅎ
작가의 처녀작이자 영화 시나리오로 먼저 쓰였다 소설화한 작품인 이 책 '디데이(D-DAY)' 역시 그러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산 대지주의 외동아들로서 '남작당'이라 불리는 집에 살던 일본인 '요이치'와 남작당 식모의 아들인 한국인 '한대식'. 일본인 '요이치'와 한국인 '한대식'이라는 한일 양국의 인물을 통해 한일 관계를 빗대가며, 서로 다른 이유로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고, 헤어날 수 없는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되는 내용을 다년간에 걸친 자료 조사와 사전답사, 고통스러운 퇴고 작업을 거쳐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의 포로수용소에서, 또 프랑스 노르망디의 격전 속에서 두 사람은 모두 살아남아야 하는 나름의 이유를 찾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두 사람은 경쟁자가 아닌 동지로서의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데 여타의 다른 책이나 영화와 다른 점이라면 한국과 일본의 불행한 역사문제를 다루면서도 구태의연한 소재에서 탈피해 새로운 관점으로 한일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아닐까 싶다.
요이치와 한대식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방식덕분에 두 사람의 각기 다른 입장차이가 여실히 드러나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작품이기에 영화 '마이웨이'도 기대되네요.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등 흥행 제조기인 강제규 감독이 8년 여 만에 내놓은 신작이라는 것. 장동건과 오다기리 죠, 판빙빙 이라는 한중일을 대표하는 외모와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의 조합. 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쟁 블록버스터의 스케일 큰 볼거리는 물론 감동적인 스토리까지 ~ 꼭 챙겨봐야할 영화가 아닐런지 !!
보통 원작 소설을 읽으면 영화는 건너뛰는 편인데 이 작품은 각색 대본과 원작 대본이 현저히 다르다고하니 더 챙겨봐야할 듯 ~
인생을 긴 마라톤으로 봤을때 나는 아직도 앞을 보며 열심히 달려나가야 하는 지점에 있지만 과연 나에게도 사력을 다해 뛰었던 그런 시기가 있었던가 나 자신에게 묻게 된다.
힘든 고비가 나타날때마다 억울하다 투정하고 주저앉을 것인가. 지금이 사점을 뛰어넘어 전력질주 할 수 있는 힘을 비축해두는 시기라 생각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겠다.
닮은 듯 다른 책.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재익 작가의 '아버지의 길'도 얼른 읽어봐야겠다.
내 몸은 점차 '사점(死點)을 향해가고 있었다. 사점이란 운동 초반에 육체가 말 그대로 죽을 듯한 고통을 느끼는 시점이다.
갑작스런 산소 소모의 증가로 산소 부족 현상이 오는 것이다.
하지만 사점에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리면 육체가 상황에 적응하면서 고통이 사라지고 몸에 활력이 돌게 된다.
그 상태를 '세컨드 윈드(Second Wind)'라고 부른다.
왜 서양인들이 바람(Wind)'이라는 표현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겪어보면 느낌상으로는 납득이 간다. 마치 뒤에서 불어오는 순풍을 받는 기분인 것이다.
마라톤 주자들은 모두 이것을 체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숨이 곧 멎어버릴 것만 같은 고통을 견뎌낼 수 있다.
그러고는 '세컨드 윈드'가 오면 순풍을 한가득 돛에 담고,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거리를 달려 나가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나는 매번 사점이 다가올 때마다 내 인생의 사점을 떠올린다. 그날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D-Day'라고 부르는 날이다. <p.403>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