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왼팔
와다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들녘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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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되고 싶다면 남들처럼 기쁨만 누릴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 떠안아야 하는 거야.

남들처럼 살고 싶다면 먼저 그걸 잘 명심해야 할 거다!" <p.143>

 

미야베 미유키님의 시대소설을 읽고서 어느새 시대소설의 매력에 푸욱 빠진 나. 그런때에 시대소설이란 이유만으로 읽게 된 소설이 있었으니 바로 <노보우의 성>

이 한권을 읽고서 와다 료의 팬이 되어버렸고, 이번에 <바람의 왼팔>이 나왔다길래 기대 하지 않을수가 없었는데 역시나 늠 재밌다 !!

센고쿠(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 도자와 가문과 고다마 가문의 대결은 물론 신의 왼팔을 갖은 16세 소년전사의 활약을 재치있게 그렸다.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지 못한 소년 스나이퍼 '고타로'와 당주(주인) 가문의 견제를 이겨내고 승산 없는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도자와 가문의 맹장 '하야시 한에몬'의 복잡한 심리가 소설의 중심축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두려움을 몰랐던 무사 '한에몬'과 무슨짓을 당해도 화내지 않고 늘 바보처럼 미소짓던 '고타로'의 변화가 어쩐지 너무 안타깝고 서글퍼지기도 ~

고타로의 할아버지의 말씀처럼 남한테 화도 못내고 남을 미워할지도 모르는 상태로 착하게, 남모르게 그렇게 쭈욱 살았다면 더 행복했을까 ??

다른 사람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소박한 마음이 불러온 결과가 소년이 감당하기엔 벅찰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나 맘이 무겁더라.

내가 그를 그렇게 만든 죄인같았다는 ㅠ-ㅠ

 

"산쥬로, 너한테 원칙이 있나?"

"원칙?"

"살아가는 데 정해놓은 원칙 말이야. 그런데 살아가다 보면 그 원칙을 점점 깨게 되지.

거짓말 하지 말자. 비겁한 행동은 하지 말자. 두렵다고 피하지 말자. 그런 원칙들이 점점 사라져."

사람이 그렇게 깔끔하게 살아갈 수는 없는 모양이야." <P.250>

 

적과 맞서면 누구보다 용감하게 싸워 이기는 한에몬 이지만 도저히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마음속에 깃든 자책감.

비겁한 행동이나 꼴사나운 짓,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 때 빛을 발하는 사나이가 바로 한에몬 같은 사내인데 고집스럽게 지키며 살아온 그 원칙을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 어쩔수없이 깰 수밖에 없었음에도 심하게 방황하는 모습, 스스로 고뇌하고 자책하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던 것 같다.

그것을 보면서 죄를 짓고도 너무도 당당한 많은 사람들이 한에몬을 보고 배워야 하는거 아닌가, 반성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

 

센고쿠 시대의 진정한 무사의 모습, 무사를 뛰어넘어 진정한 남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 너무 기분좋았다고나 할까 ~

서양의 기사도 정신 못지 않는 동양의 무사도 정신을 본 것 같은 익숙하면서도 가슴떨리는 만남.

재미와 작품성으로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진화'를 증명했다는데 나도 한표 ~

속도감 있는 문체와 개성 강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군더더기없이 세련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그리운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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