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수장룡의 날
이누이 로쿠로 지음, 김윤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추억이 있는 곳에는 안 가는게 제일이야. 마음속 풍경은 현실과 만나는 순간 빛을 잃게 돼." <p.46>

 

 

식물인간 상태에 놓인 환자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SC인터페이스'라는 기계를 통해 자살을 시도했던 동생 '고이치'와 대화를 나누는 순정 만화가 '가즈 아쓰미'.

자살을 시도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아쓰미는 계속 동생과 소통을 시도해보지만, 동생 고이치는 기묘한 이야기는 물론 자살이라는 형태로 외부와의 센싱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뿐이다. 혼수상태의 동생과 대화를 계속하는 사이 어느것이 꿈이고 어느 것이 현실인지 불분명해진 그녀는 스기야마 씨가 '호접몽' 같다 말한 감상을 생각해낸다.

장자라는 사람이 꿈 속에서 나비가 되었는데 어쩌면 그 꿈은 나비가 꾸는 장자의 꿈일지도 모른다는 그 이야기는 가즈 아쓰미 본인의 상태를 제일 선명하게 드러내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어린 시절 동생과 함께 여름을 보냈던 남쪽 섬에서의 기억과 현재 만화가로서의 삶, 그리고 SC인터페이스를 통해 체험하는 환상이 섞이며 그녀의 일상은 뒤틀리기 시작하고 책을 읽는 나의 정신까지 뒤틀리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결코 불쾌하지 않다.

 

2011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 심사위원 만장일치 선정이라길래 눈여겨본 소설 '완전한 수장룡의 날'

출판사 사정으로 배송이 지연되 꽤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 읽은 만큼 기대감도 커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 긴 기다림 끝에도 읽길 잘했구나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 했던 것 같다.
영화 인셉션을 뛰어넘는 감동과 치밀한 반전이란 문구에 대충 어떤 내용으로 진행될거란걸 알게 될 수 밖에 없었는데도 재밌었으니 대단한 듯 ~

인셉션은 물론 오카지마 후타리의 클라인의 항아리와도 비슷한 데 그 책도 재밌게 읽은터라 이게 뭐야 ~ 하는 엉뚱한 느낌은 안들더라. 오히려 제롬 샐린저가 1948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다고나 할까 ~

간단하게 도서관이며 온라인 서점을 뒤져봤는데 그 책을 찾을수가 없어 아쉬움 백만배.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을 모티브로 한데다 아쓰미, 혹은 고이치와 전쟁에서 돌아온 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을 택하는 시모어 글래스 사이의 대칭은 이 소설을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 된다니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

 

책을 읽다보면 고이치와 야스코의 모습을 한 아이하라가 대화를 나누는 부분이 있는데 ~

 

"아프리카의 한 부족은 사후에 영혼이 육체에서 벗어난 뒤,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옮겨간다 생각해."

육체의 죽음은 첫 단계에 지나지 않아. 영혼은 제각각 흩어져서 그 사람을 알던 다른 사람 마음속에 자리를 잡아.

진정한 죽음은 죽은 자를 아는 자가 이 세상에 아무도 없게 되었을 때 완성돼. 

사람의 영혼이나 의식 따위는 육체와 무관한 곳에서 뜻밖에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르지." <p.227>

 

 

결말이 안타깝긴 하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이 현실인지 아닌지 확인해보고 싶은게 정상일 것만 같은 ~

머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환상적인 꿈의 공간, 머물기엔 너무 고통스러운 현실 세계에서 갈등하게 된다면 난 어느 쪽을 선택하게 될까를 더 고민하게 됐달까.

한동안 그 섬, 빨간 야구모자, 붉은 천이 매달린 대나무 장대, 플레시오사우루스의 그림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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