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해 봐, 이 세상은 어처구니없는 착각으로 가득하다고.

다만 모두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 채 살고 있을 뿐이지." <p.255>

 

 

적자를 면치 못해도 추리는 계속된다 !

2011 나오키상 수상작가 미치오 슈스케의 코믹오락극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은 봄-까치로 만든 다리, 여름-쓰르라미가 우는 강, 가을-남쪽 인연, 겨울-귤나무가 자라는 절등의 네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잘한 사건 사고 속에는 상처뿐만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묻어나오는 따뜻한 일상 미스터리를 담고 있다.

 

상품을 진열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상품이 팔리지 않는 탓에 재고의 수가 점점 늘어나서 지금은 그야말로 창고로 부르기에 적합한 장소로 변해버린 '가사사기 중고매장'

가사사기와 히구라시는 사이타마 시의 변두리에 있는 가사사기 중고매장의 다락방에서 같이 생활한다. 개업한 지 2년, 동거 2년, 계속 적자상태인 이 가게.

스물 여덟살 총원 두 명인 이 가게에서 부점장을 맡고 있는 히구라시는 미대를 졸업한 후, 취직도 하지 않고 빈둥대던 그. 반드시 성공한다, 짭짭한 벌이, 만엔짜리 따위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공동 경영 제안을 받아들여 스물여섯의 나이에 부지점장으로 취임하게 되지만 매번 오호지 절의 무서운 주지에게 쓸모없는 물건을 비싸게 구매하는 등 변변치 못한 수완가로 통한다. 미대를 졸업한 덕분에 어느 정도는 낡은 상품을 새것처럼 보이게 한다거나, 새 상품에 고풍스러움을 더해 오래된 물건처럼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 없었다면 진작 짤렸을지도 모를일 ㅎ

인생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일단 실패란 무엇인가를 샅샅이 알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머피의 법칙>을 닳도록 읽는 가사사기. 미스터리한 사건을 보면 '앞으로 한 수야. 앞으로 한 수면 더 두면 체크메이트'라 외치며 해결하려 애쓰지만 말 그대로 '허당'일 때가 더 많은 이 남자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수가 있으랴 ~

자신을 덮친 어떤 복잡한 사건을 가사사기가 멋지게 해결하면서 첫만남이 시작된 '나미','천재 가사사기'가 있기에 괴로운 하루하루를 밝게 살아갈 수 있는 나미. 그런 나미를 낙담시킬 수 없기에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려 애쓰는 히구라시.

달과 게의 묵직한 이야기를 써내려간 작가 답지 않게 우리 주변에서 쉬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가볍고 적어내려간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자질구질한 일들을 처리하는 심부름 센터를 운영하는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을 읽는 그런 기분으로 재밌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주인공 다다 게이스케와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고교동창 교텐 하루히코 콤비!! 사소하고 자질구레한 의뢰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둘은 항상 엇박자를 내면서 티격태격하지만 인생 패배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던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뛰어넘어, 세상과 새롭게 조우하게 되는 내용이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의 여러 상황과 많이 닮은 것 같다는 ~

 

영의 무생물 이동의 법칙 - 움직이지 않는 물건이라도 갑자기 이동해서 내 앞길을 막을 수 있다.

야곱의 법칙 - 잘못을 범하는 것은 인간다운 일이다. 그렇지만 다른 누구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더 인간다운 일이다.

볼드리지의 법칙 - 무슨 일에 말려들지 알고 있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시작할 수 없을 것이다.

 

매 파트별로 사건을 암시하는 듯한 머피의 법칙이 하나씩 등장하는데 겨울-귤나무가 자라는 절에서는 못본 듯 ~

내가 읽어놓고서도 체크해놓는걸 빼먹었으려나 ?? 아님 미치오 슈스케님이 잊은것 ???

 

 청동상 방화 미수사건, 신목손괴사건등 아들이 어머니를 위하고, 직원이 회사를 위하고, 부모가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 그대로 녹아있는 이야기 

이들앞에 벌어진 괴상한 사건의 진실이 궁금하다면 고고씽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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