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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 - 가디언이 심층취재한 줄리언 어산지의 모든 것
데이비드 리.루크 하딩 지음, 이종훈.이은혜 옮김, 채인택 감수 / 북폴리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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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만약 여덟 달이 넘도록 일주일 내내 하루에 열네 시간씩 각종 비밀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유례없는 권한을 얻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P.50>
<가디언>이 심층취재한 줄리언 어산지의 모든 것 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
위키리크스는 익명의 정보 제공자가 제공하거나, 자체적으로 수집한 사적 정보 또는 미공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웹사이트로 '우리는 정부들을 연다'(We Open Governments)란 모토 아래 2010년 일련의 기밀문서를 폭로하면서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그 해 7월 아프가니스탄 전쟁일지로 미군 살인부대의 존재를 폭로한 데 이어 10월 이라크 전쟁일지로 미군이 자행한 고문의 실태와 민간인 사살을 폭로했고 11월 미 국무부의 외교전문 폭로는 결정타였는데 거기에는 언론사 간 정보의 제휴가 큰 영향을 미친걸로 나온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와 스페인 일간지 <엘빠이스>가 위키리크스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 1821년 창간된 대표적 일간지 <가디언>은 영화 '본 시리즈' 3편 <본 얼티메이텀>의 긴장감 넘치는 워털루역 추격신에서 제이슨 본과 접촉을 시도하던 기자가 <가디언>의 기자로 설정되었을 정도로 탐사보도로 정평이 난 세계적 권위지다. 그런 가디언의 기자인 저자들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와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에 대해 쓴 책이 위키리크스,비밀의 종말인 것. 위키리크스가 어떻게 마이너 인터넷 사이트에서 전 세계를 뒤흔든 강력한 매체로 부상했는지, 무명의 해커였던 어산지는 어떻게 글로벌 스타로 떠올랐는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는데 정보원과 중개자, 때론 발행자로서의 역할을 넘나드는 줄리언 어산지. 그 어느때보다 앞으로의 그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될 것만 같다.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하고 유명인사로 대접을 받기도 하는 그. 추종자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지만 기소되면 감옥에 갇혀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닌 인물로 비밀 폭로에 뛰어든지 불과 몇년만에 세계적 뉴스의 초점으로 떠오른 배경과 그 후 이야기들을 상세히 담고 있다. 성장기에 겪어야 했던 불안정한 가정환경, 전 남편의 문제로 어쩔수 없이 택했던 어머니와의 방랑생활과 그 속에서 겪어야만 했던 개인적인 혼란. 결혼후 아들 대니얼이 태어나지만 해킹으로 인한 경찰의 압박이 심해지고 그의 불안 증세가 심해지자 아내는 아들을 데리고 떠나고 만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 인간관계란 분명 믿을 수 없는 것이라 여겼을 그의 모습이 참으로 측은했는데 그것으로 인해 컴퓨터에 빠지고 해커에 길에 들어서며 프로그래밍과 해킹 덕분에 세상은 버림받은 곳이 아니라고 느꼈고, 인터넷만이 자신이 살아있는 유일한 이유라 말할 정도였으니 가정환경이 성장과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알 수 있었다.
어산지, 그는 정보 메시아인가, 사이버 테러리스트인가!
자유의 전사인가, 반사회적 인물인가!
양심적인 십자군인가, 자아도취에 빠진 정보 사기꾼인가! <P.37>
어릴적 만화나 드라마, 예능프로를 보고픈데 브라운관 앞에 떡하니 앉아 뉴스만 주구장창 보시는 아버지가 참 미웠던 기억이 난다.
뉴스가 뭐 재밌다고 저렇게 꼭꼭 챙겨볼까 이해가 안됐는데 조금씩 커가면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뉴스로 향하는 시선을 보고서 그때 기억이 나 참 죄송하더라는 ~
예전에 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열심히 챙겨본다고 하는데도 여전히 정치,경제면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다. 국제뉴스등 시사적 상식을 위해 보긴하나 사회나 문화예술, 생활, 일기예보 등등 결국 소소한 이야기 들에 더 집중하는 편이 맞다고 해야할 듯 ~
그런 나에게 위키리크스는 읽기 전부터 참 어려운 책에 속했다. 읽기 전부터 부담감만 잔뜩이라 걱정스러울 정도였는데 어렵게 집어든 책에 비해 생각외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것을 보곤 좀 놀랐다는 ~
책 자체가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위키리크스를 만든 줄리언 어산지에 대해 워낙 자세한 설명으로 가득차 있기도 했지만 PD수첩, 그것이 알고싶다, 추적60분 등등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즐겨본 경험이 떠오르면서 이 책 내용 자체가 한편의 시사 프로그램을 본 듯한 기분이 들게끔 설명이 잘 되어있어 이해가 쉬웠던 것 같다. 자극적인 리얼리티로 한편의 추리소설보다 더 재미난 내용을 담고 있는 듯. 나처럼 편견을 갖고 이 책 읽기를 주저한 분이 계시다면 무조건 페이지를 펼쳐보라 말하고 싶다 ~
알려질 필요가 있는 정보는 언젠가 알려지기 마련이라는 말에 백배 공감 하지만 그것이 너무나 불편한 진실이라는 것에 마음이 아프고 머리가 아파온다.
아는 것이 힘일까 ? 모르는 것이 약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