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 - 당신이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
김원 글.사진.그림 / 링거스그룹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는 월간 PAPER 백발두령 김원의 첫 작품집으로 사진과 캘리그래피 그리고, 영혼을 위로하는 79통의 편지로 꾸며져 있다.

책속에 담긴 글들은 지난 15년 동안 PAPER를 만들어오면서 매달 한 통씩 <이달에 쓰는 편지>라는 독자들에게 적어 보냈던 편지들로, 그 중에서도 특히 자신의 느낌과 생각들이 잘 담겨 있는 글들을 간추려 낸 것이라고 한다.

페이퍼가 아닌 다른 곳에서 그의 사진과 글을 만날 수 있어 좋긴 하지만 여전히 PAPER안에 묶인 이야기라 살짝 아쉽기도 하다는 ~

그만큼 그의 인생에 PAPER가 중요한 자릴 차지하고 있단 뜻이겠지. 오랫동안 한가지에 푸욱 빠져 즐기면서 할 수 있었던 그의 삶이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아침 창가에 내려앉는 햇살을 바라보다가, 문득

식탁에 앉아 갓 구워낸 식빵에 버터를 바르다가, 문득

뜨겁게 끓여낸 커피 향을 가슴 깊숙이 들이마시며, 문득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하얀 구름을 바라보다가, 문득

 

반가운 치구가 보내온 편지를 열어보다가, 문득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다가, 문득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가 말고, 문득

 

오랜만에 사무실에 놀러온 병준이와 건배를 하다가, 문득

건호는 잘 지내고 있는지 생각하다가, 문득

충걸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창완이 형한테 술 얻어먹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봉팔네 스튜디오에서 인권이 형이랑 영애 누이의 노래들을 듣다가, 문득

아,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들어야지 생각하다가, 문득

비디오 가게에 아직도 붙어 있는 <아멜리에> 포스터를 바라보다가, 문득

하루 일을 마치고 노천카페에 앉아 맥주잔을 들어 올리다가, 문득

 

아아, 행복하다 . . .라고 조그맣게 소리 내어 말해본다.

행복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정말 그렇게 문득문득 <P.21>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어느정도 의무감이 있었던 때가 있었다. 사진 찍는 것도 책읽는 것도 여행다니는 것도 ~

난 이런걸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 하면서 보여주듯 꼬박꼬박 계획하에 즐겼던 ~

그래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지 괴롭고 힘들었다, 후회된다 말하고 싶은건 아니지만

결혼 후 그때와 다르게 마냥 머물러 있는 것만 같은 지금, 그 시간을 되돌아보면 그렇게 해냈던 내가 마냥 신기한 것도 사실.

요즘은 조금은 시들하게, 무심하게, 맘 내키는 대로 흘러가는대로 사진찍기와 책읽기를 즐기고 있다. (여행 ? 그것만은 정말 내맘대로 안되는 듯 ㅠ)

그래서 니가 그럴줄은 몰랐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함을 배워나가는 시간.

 

<정말 그렇게 문득문득>을 읽으며 그래도 참 많은 것을 갖았구나 싶어 아~ 행복하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시간 !!

괜히 감상에 빠져 주절주절 해봤다 ㅎㅎ

  

 

한꺼번에 휘리릭 읽고 말 글들이 아니기에 가방에 넣어 다니면서 매일매일 한편 한편 읽었다.

키득키득 웃게 만드는 재미난 사연도 있었고 (인도의 고대 유물 두 점을, 손에 넣다 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주제도 있었는데 (술이 반 병쯤 남아 있는 풍경)

 

책 제목 <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란 글귀만큼 많은 여운을 주는 글귀도 없는 듯 ~





PAPER에 관련된 추억 하나 없는 사람이 있을까 ? 오늘같은 날은 하루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푹 빠져 추억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참 좋은 글과 사진, 캘리그래피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 . . 황경신님의 글과 밤삼킨별님의 글과 사진, 캘리그래피가 더 맘에 와닿는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니 서운해하지 않으셨음 좋겠다~

 

빠른시간내 PAPER를 제외한 글과 사진으로 다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 좋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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