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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오단장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것은 그 눈 속에 잠들어 있고, 진실은 영원히 얼어붙어 있다. <p.330>
2010년 미스터리를 읽고 싶다 3위!, 2010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4위!
요네자와 호노부의 추상오단장
재미나다는 말도 들었지만 책속에 또다른 이야기라는 설정이 굉장히 맘에 들어 관심 갔던 책으로 인사이트밀을 재미나게 읽은터라 부담없이 집어들었는데 역시나 ~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야기라 그런지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게 시간가는줄 모르겠더라.
등록금을 내지 못해 큰아버지가 운영하는 스고 서점에서 더부살이를 하게 된 요시미츠는 어느 날 한 여성손님으로부터 카노 고쿠뱌쿠가 쓴 소설 전부를 찾고 싶단 의뢰를 받게 된다.
<호천>에 실린 것을 포함해 모두 다섯 작품으로 나머지 네 편이 어디에 실렸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말하는 그녀. 알고 보니 '카노 코쿠뱌쿠'의 본명은 '키타자토 산고'로 그녀의 아버지이며 50대 초반이었던 작년에 암으로 돌아가셨단 사실. 작은 운송회사에서 영업직으로 일하며 창작이나 창조와는 전혀 연이 없는 분인줄 알았는데 유품을 정리하다 아버지가 글을 썼다는 사실을 알고 그것을 찾고자하는 그녀는 한편당 십만 엔이란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한다.
소설의 결말로 보이는 다섯 개의 문장이 적힌 원고지를 발견했다는 그녀. 아버지의 다섯 작품이 말하는 진실은 무엇일까 ??
"자기 부모가 옛날에 썼던 소설을 일부러 찾아서 읽고 싶을까 ? 부모가 작가고, 찾아내면 세기의 발견이다, 이런 경우면 또 몰라.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 돌아가실 때까지 존재조차도 몰랐던 소설이잖아.
만일 우리 부모님이 소설을 썼었고, 그걸 보여 주지 않은 채로 돌아가셨다면 말야.
장례식이 끝난 후에 우연히 그걸 알게 되었더라도 난 찾지 않을 거야."
"네 말을 듣고 보니 그것도 맞는 말 같아. 의뢰인의 목적은 확실치가 않아. 이게 소설 속 이야기라면 흩어진 파편을 모두 모으면 보물지도가 나오겠지.
키타자토 카나코가 다섯 편의 소설을 모으는 건 단순히 추억 때문일까?"
반대로 생각하면 꼭 찾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으니 찾고 있는단 말이 되겠지 ? 어떤 이야기길래 ??
그녀는 이야기 속에서 어떤 진실을, 결말을 원하는걸까 ?
판단을 독자에게 맡기고 결말을 쓰지 않은 소설을 리들 스토리(riddle story)라 하는데 '앤트워프의 총성'이라는 사건 후의 자신의 심정을 남기기 위해 썼던 이야기들.
여행중에 경험한 신비한 이야기로만 치부했던 <기적의 소녀>, <소비전래>, <환생의 땅>, <어두운 터널>,<눈꽃>
이 다섯 편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신비로우면서 충격적으로 다가와 책을 다 읽고도 손을 놓지 못했다.
누군가는 경멸을 보이고, 누군가 에게는 추억을 회상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 이야기. 젊은 날의 기억으로 인해 그의 삶과 죽음은 화려하게 장식되었고, 추억하기 충분한 빛깔을 얻었는데 요시미츠의 주변엔 이야기 없는 삶을 살아온 사람들 뿐이다. 불황의 여파에 휩쓸려 결국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 생활 수단을 잃고 아들이 집으로 돌아기만을 바라는 어머니, 부동산 가격에 놀아나다 결국 돈도 긍지도 모두 잃은 큰아버지,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어 학교를 휴학하고 큰아버지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며 허송세월을 보내는 자신까지.
지독한 공허함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불행하면서도 다채로운 인생 이야기를 통해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은 것도 사실이기에 나에겐 보물지도 같은 책이라는 ~
당신에게는 어떠려나 ??
"보물 지도라면 좋겠다. 괴물이 나올지 뱀이 나올지는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