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이름 모중석 스릴러 클럽 27
루스 뉴먼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수많은 아이들이 학대당하지만 커서 살인자가 되지는 않아"

스티븐은 등을 돌린 채 말을 이었다.

"대부분은. 견뎌내. 자라나서 평범하고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 자신이 겪었던 상처를 결코 타인에게 가하지 않아.

그녀가 살인에 책임이 없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어? 인간에겐 '자유 의지'라는 게 있어."

매튜가 고개를 저었다.

"너는 아직 이해를 못하고 있어. 사람이 극단적인 환경에 처하면 마침내는 선악 자체를 신경 쓰지 않는 단계까지 치닫게 돼, 그런 단계에서 자유 의지란 거의 의미가 없어.

타인에게 고통과 괴로움을 가하는 행위는 중요해지고, 그 행위 때문에 비난받든 말든 상관하지 않게 되지.

그런 짓이 나쁘다고 들었기 때문에 머리로는 나쁘다고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는 없고.  

나쁜짓이라고 느낄 수 없는 게 그 사람의 잘못은 아니잖아." <p.218>

 

모중석 스릴러 클럽 27번째 작품이자 2011년 첫번째 작품인 루스 뉴먼의 <일곱 번째 이름>

일곱 번째 이름은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쇄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에어리얼 칼리지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현장으로 달려가는 스티븐 웨더스 경감과 매튜.

피웅덩이 속에 사지를 벌린채, 찢긴 배 밖으로 온통 창자가 쏟아져 있는 시체 옆에 피로 뒤덮여 온통 새빨개진 소녀를 발견한다.

또다시 일어난 살인사건. 아만다, 일라이저, 준

과거 케임브리지 칼리지에서 일어난 두 여학생 살인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상관들의 눈밖에 나 잠깐 뒤로 물러났던 스티븐은 이 사건으로 인해 교내를 활보하는 연쇄살인범의 존재를 의심할 수 밖에 없고 범인 잡기에 총력을 다한다.

준의 범죄 현장 속에서 발견된, 케임브리지 연쇄살인마의 유일한, 그것도 가장 최근의 목격자인 '올리비아'

사건의 충격으로 극심한 긴장증(정신운동 지체 현상)을 앓은 그녀는 기억 상실 증상을 보이고, 그녀의 남자친구인 '닉'은 범행에 쓰인 칼에서 그의 지문이 발견되면서 용의자로 지목되는데 . . .

 

매튜와 올리비아와의 상담 내용, 과거 이야기, 친구들의 증언이 교차하면서 조금씩 들어나는 사건 전 후의 상황들.

양파껍질 벗기듯 거듭되는 반전이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아직도 멍~ 하다.

극 초반엔 다중인격에 관한 책이나 영화의 내용이 제법 많이 떠올랐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여주인공 리스베트가 떠오르더라는 ~

비참한 어린 시절을 경험하고 법의 테두리 밖에서 자신만의 생존 방법을 터득하며 살아가는 강인한 캐릭터의 여주인공.

이 두사람이 보여주는 현재의 삶과 미래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더 선명하게 떠올랐던 듯 ~

갠적으로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캐릭보다는 정당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내면서 남자와 동등하게 활약하는 건강한(?) 캐릭이 좋은지라 이런 류의 소설을 읽을때마다 강한 여자 캐릭터에 끌리게 되는 것 같다.

책에 등장하는 몇몇 인물,(특히 올리비아) 말고는 캐릭이 입체적이단 인상을 못받았는데 큰 비중은 차지하진 않았지만 올리비아는 물론 아만다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물론 사소한 하나하나까지도 콕 찝어내 이야기하는 '시네이드 플린'의 파트는 참 좋더라는 ~

매튜와 시네이드의 이야기에서 사건의 동기 같은 것이랄까 ~ 어렴풋 하지만 많은 힌트를 얻었다. 그녀의 비중이 더 컸으면 어땠을까 ~

 

이야기의 전개가 매끄럽지 않아 살짝 맥을 끊는 듯 싶지만 흥미진진한 캐릭터, 곳곳에 깔린 복선, 생생한 묘사로 더더욱 소름끼치는 범행의 실체.

이 모든 것들이 일곱 번째 이름을 빛내주지 않을까 싶다.

벽장 속의 아이, 영원의 아이, 아름다운 거짓말, 옛날에 내가 죽은 집 등등 아동학대 관련 소설은 물론 12번째 인격, 플래티나 데이터, 이노센트 맨, 4월의 물고기등의 다중인격을 다룬 소설과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13계단, 내가 죽인 소녀등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숨어있는 소설들과 함께 읽으면 재밌을 듯 !!

 

"연쇄살인범들은 피해자에게 지배권을 행사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권력을 점하고 다른 인간에게 휘두르기를 즐기지요.

어떤 여성들은 자신도 모르게 살인범의 무력감을 일깨우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살인범은 그 감정을 없애기 위해 그녀를 죽이고 싶어집니다." <p.124>

 

읽다가 나도 모르게 뜨끔했던 부분.

남자 보다는 여자들 사이에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인데 대화 도중 자기도 모르게 상대방에게 무력감을 일깨우게 되 분노를 자아내게 만드는 몇몇 표현들이 있다.

상대방의 입장이나 의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외모나 성격, 행동을 비꼬는 듯한 말을 쉽게 하는데 여자들이여 조심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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