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 수사 제복경관 카와쿠보 시리즈 1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이 마을 주재 경관은 기껏해야 2년이면 교대되지. 마을 일이라고는 하나도 파악 못하고 다음 근무자랑 교대된다고.

마을 일을 도통 모르니, 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국도에서 일어나는 일밖에 눈에 안 들어오는 거야.

결국 마을 뒤나 깊은 데서 벌어지는 추악한 일들 따위는 전혀 모르고 딴 데로 가게 돼.

지역 사회와의 유착을 우려한답시고 말들은 많지만, 겉만 핥고 지나가는 것보다는 유착을 우려할 만큼 지역사회를 샅샅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없질 않군" <P.35>

 

2년 전 이나바 경부의 불상사가 발각된 이래, 도경본부의 경찰관 관리가 극단적으로 엄격해져 한 부서에 7년 이상 재직한 자는 무조건 전근, 같은 지방에서 10년 근무했을 시에도 불문곡직 타지로 이동해야만 하는 일이 생겨 각 관할서에는 베테랑이라 일컫는 수사원이 거의 전무한 상태. 형사과 강력계에서 근무하던 베테랑 형사가 다른 지방에서 운전면허증 갱신 사무에 종사하는 일이 태반이다.

타키카와 서에서 경찰관 인생을 시작한 카와쿠보는 15년 전 삿포로니시 경찰서에서 근무하며 형사과 방범계 수사원으로 실적을 쌓아 5년 전부터는 삿폴 토요히라 서 형사과 강력계에서 근무하며 수사원으로서 몸에 익힌 전문성을 매일매일 발휘하고 있던 찰나 갑작스럽게 전근 명령이 떨어져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주재소 근무를 명령 받고 고3 수험생인 딸과 사립 고등학교에 막 입학한 아들때문에 가족 동반 부임을 과감히 포기하고 단신 부임을 하게 된다.

홋카이도 경찰본부 쿠시로 방면 히로오 경찰서 시모베츠 주재소. 토카치 평원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농촌 주재소.

인구 6천 명의 작은 시골 마을은 지역 내 범죄 발생률이 가장 낮은 곳으로, 흉악한 범죄와 거리가 먼 곳으로 마냥 평화로워 보인다. 하지만 폐쇄적인 마을 안에서 일어난 몇 개의 작은 사건을 통해 카와쿠보는 심상치 않은 조짐을 감지하고 35년간 마을의 우편물을 배달하며 마을의 자질구레한 정보에 능한 '카타기리 요시오'씨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데 . . .

 

살인사건이 교통사고로 위장되고, 개가 산탄총에 죽은지 며칠 안되 농장주가 사살되고, 불합리한 대우를 받던 목장 외국인 연수생들이 도망치는 일이 생기는가 하면, 목수일을 하기 위해 온 근로자가 상해 전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불안해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않고 육아 방기된 소년을 도와주려다 어떤 꼴을 당하는지, 마을 곳곳에 연쇄 방화가 일어나는가하면 여름 가장 봉오도리 대회가 열리면서 13년전 소녀 실종 사건과 다시 일어날지도 모를 사건에 촉각을 다루는 사람들의 모습 등등이 그려지는데 대체적으로 폐쇄된 환경, 폐쇄한 사람들의 심리에 답답함 넘어 크나큼 슬픔, 분노를 느꼈다.

작은 사건들이 이어이어져 마지막에 카와쿠보가 크게 빵~ 터뜨리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그런 식의 진행은 아닌지라 살짝 아쉬웠지만 단편 단편마다 갖고 있는 느낌은 참 좋다는 ~

작고 조용한 시골 마을이지만 화려한 도시 못지않게 온갖 추악한 일이 많더라는 식.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게 아니라 범죄자를 만들지 않는 다는 말.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생겨났고 소리소문없이 묻혀졌는지 ~

무능한 형사뿐 아니라 욕심만 많고 무능한 사람들이 주위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허무하리만치 쉽게 망쳐 놓는지~ 정말 맘 아프다는 !!

미국의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발표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으로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학산된다 말한 '깨친 유리창 이론'이 깊게 다가오더라는 ~

파출소 경찰과 동등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교대제인 그들과 다르게 지역에 상주하면서 지역과 밀접한 교류를 맺게 되는 주재 경관.

그런 그이기에 더 묵과 할 수 없었던 사건들. 15년 경력의 베테랑 형사였던 그가 제복 경관이 되어 수사할 수 없는 사건들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그 과정을 어찌 봤을지 상상이 간다.

 

처음 쓸때만해도 시리즈화 할 마음이 전혀 없어 인구 6000명의 홋카이도 주재 경관을 주인공으로 삼았는데 실력을 인정받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에 뽑힌 그.

제복 경관 카와쿠보 시리즈 두번째 작품이 <폭설권>이라는데 빨리 만나보고 싶다.

 

 

"전 제복 주재 경관입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이 지역의 자질구레한 정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몸이죠. 그게 제 임무입니다.

이런 사건의 수사와 용의자 체포는 담당 수사원의 임무고요. 그러니 신경 쓰지 마세요."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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