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더 레코드 - 카메라 불이 꺼지면 시작되는 진짜 방송가 이야기
강승희 지음 / 북폴리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대본이 날아다니고,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면서 모두 '나 여기 살아 있어요'를 외치는 것만 같은 곳 '방송가'

그곳에서 동시간대에 '경쟁'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석 달째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제는 인공호흡기조차 효력을 다했다고 평가받는 프로그램 <해피 바이러스>

기자들은 매주 '굴욕의 시청률, 이대로 무너지나?', '회복 불가능, 예전의 명성은 어디로 . . .', '고립무원, 사면초가, 혼수상태와 같은 기사를 내보내며 무참히 짓밟는 것도 부족해 시청자들은 게시판을 통해 '당장 내려라', '제작비가 아깝다'등의 성원(?)을 보내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서열 네 번째 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도라희'.

그녀에게 연예인은 두 분류로 나뉘는데 싸가지 있는 것과 싸가지 없는 것. 논할 것도 없이 후자에 속하는 <트리플>과의 악연. 특히 트리플의 막내인 '마리'와의 끝없는 악연으로 골머릴 앓는다. 두 사람의 악연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한 사람은 고고씽 ~

 



오프 더 레코드 (off-the-record)


기록에 남기지 않는 비공식 발언이라는 뜻
 
오프 더 레코드란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작가가 쓴 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소설이다.

그렇다고 한결같이 연예인들의 가십만 뒤쫓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

'도라희'라는 엉뚱 캐릭터를 내세워 아이돌 비위 맞춰가며 밤낮없이 시청률에 매달려야 하는 작가를 비롯한 방송 프로그램, 제작팀의 노고는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보이지않는 곳에서 무차별한 악플이나 악성루머등 뒷담화의 대상이 되는 연예인들, '연예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대중의 사랑과 환호가 순식간에 경멸과 증오로 바뀌는 대중의 속성, 또 그것을 가차없이 특종이라는 이름 아래 내보내는 기자들. 스타의 부와 명성이라는 찬란한 빛 보다는 그늘이라 해야할 지 어둠이라 해야할지 그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부분을 '도라희'라는 개성 강한 캐릭터가 적절한 균형을 맞추어준다는 ~

도라희라는 이름때문에 가끔 '또라이'라 불리우지만 그것이 꼭 이름 때문은 아닐 정도의 천방지축, 촤충우돌 캐릭터다.

극 초반 하수구에 팔이 낀 사연부터 팡팡 터지는데 완전 대박. 그 어느 책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그 누구보다 버라이어티한 삶을 사는 그녀. 마냥 철없어 보이지만 현실과 이상, 이성과 감정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인생을 가치있게 만드는 것은 목표 자체가 아니라 삶의 순간순간이라는 말을 충실히 잘 따른 캐릭터란 생각이 들어 무한 그녀를 응원해주고프다.

 

사실 누군가의 비밀이나 고민을 알게 된다는 것은 조금 버거운 일이다. 늘 그랬다.

누군가가 힘겨운 이야기를 하면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위로를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수학 문제의 정답처럼 딱 떨어지는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인지 헷갈렸다. <p.207>

 

휴일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재밌게 읽은 강승희의 오프 더 레코드

압구정고 동창생들의 엇갈린 야망과 사랑을 그린 저자의 반자전적 내용과 함께 정략결혼,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비리와 아이돌 스타들을 둘러싼 추문, 각종 로비, 조폭과의 결탁 등 연예가의 루머와 의혹을 실감나게 묘사한 '압구정 소년들'과 함께 비교해가며 읽어도 좋을 듯 !!!

남자와 여자, 라디오 피디와 예능 프로그램 작가가 쓴 이야기들. 가십, 연애, 성장 그 어느것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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