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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연금술
캐럴 맥클리어리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중요한 건, 네가 몇 번을 실패했느냐가 아니라 몇 번을 다시 도전했느냐다."
내 이름은 넬라 블라이. 본명은 아니다. 사람들 대다수가 신문기자는 여자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필명을 사용해야만 했다.
여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공장에 다니지만 힘든 일을 하면서도 임금은 남자들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는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여자들을 비난하는 신문기사를 보고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한 그녀는 한 수 가르쳐줄 요량으로 펜을 들었다 신문 편집장으로부터 편지를 받게 되고 그의 권유로 신문에 기사를 쓰게 된다. 그것이 그녀의 운명적인 삶의 시작일 뿐.
진정한 신문기자가 되겠다고 부푼 꿈을 안고 뉴욕으로 향하는 그녀는 퓰리처 씨의 <뉴욕 월드>지 본사로 향하고 그곳에서 일하고 싶어 그에게 블랙웰스 섬에 있는 여성 전용 정신병원의 수치스러운 상황을 폭로하는 글을 쓰겠다고 호언장담 하게 된다. 여성의 쉼터에서 정신병원에 수용될 정도로 미친 사람인 척 하는데 성공, 그렇게 발을 들여놓은 블랙웰스 섬에서 지난 5개월간 네 명의 환자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다. 어느 누구도 오두막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부두의 오두막에 꽤 많은 장비를 갖춘 실험실을 갖고 있는 블룸 의사를 의심, 뒤쫓으려하지만 한 발 늦는 바람에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목격하고 만다. 월드 지의 도움으로 정신병원을 나와 퓰리처씨에게 미치광이 살인마에 대해 얘기하지만 아무런 관심은 보이지 않아 실의에 빠진 그녀는 가을, 매춘부들의 사지를 토막 내고 장기를 들어낸 다섯 건의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이 블룸과 동일인물임을 확신하고, 조세핀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더이상 여자들을 난도질 못하게 하루 빨리 체포하고픈 맘에 토막 살인자를 꾀어내기위해 매춘부 차림으로 돌아다니게 되는데 . . .
세계 최초의 여성탐사보도기자인 넬리 블라이가 1889년 만국박람회 기간에 파리에서 벌인 활약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살인자의 연금술'
재밌게 읽은 책이긴 한데 서평쓰기는 참말로 어려운 것 같다. 옛말에 '한 그루의 나무를 보지 말고 저 멀리 숲을 보라'는 말도 있는데 정작 난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다가 이야기의 재미를 느끼지 못한 실패한 초보자가 되버렸다고나 할까.
너무나도 방대한 이야기를 몇줄로 요약하기도 힘들지만 위인전기 속에서나 만날법한 유명한 인물들이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오다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그러지 말아야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영화 '셜록홈즈'가 보여준 세련된 영상으로, 주인공 넬리 블라이의 모습은 별순검3에서 서양식 교육을 받고 별순검에 합류한 조선 최초의 전문 여순검 서연두의 모습으로 그려져 난감 ㅋㅋ)
재밌고 신기하면서도 거기에 넘 푹 빠져 지냈는지 전체적인 책 줄거리보다는 인물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다룬 위인전기 독후감으로 변하는건 순식간일 것 같아 겁나더라 ;;
더불어 남성들의 세계에 사는 여자들의 고충이랄까 ~ 지금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인지를 실감나더라. 그녀가 꿈꾸는 여성들에게도 동등한 권리가 있고, 투표권이 있으며, 교육 받을 권리, 남자들과 동등한 일은 물론 동등한 임금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인데 그것들을 쟁취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는 ~
책 속 자신이 바라는 것을 갖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그걸 원해야 하고, 머리를 최대한 써야 하고,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 성공에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고, 시간은 항상 있다는 말도 잊지 말아야지.
곧장 19세기 뉴욕에서 가장 뜨거웠던 미해결 살인사건을 다룬 조엘 로즈의 소설 <가장 검은 새> 를 읽어야겠다.
살인자의 연금술보다는 금방 읽을 수 있길 기대하면서~
"우린 지금 아주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어요. 그렇지 않아요, 쥘?
무정부주의자들은 폭탄을 설치할 뿐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폭탄을 기폭하는 도구로 자신의 몸을 기꺼이 활용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상당히 많은 나라의 국민들이 굶주린 채 잠자리에 들고 있어요. 그리고 인정하기는 죽기만큼 싫지만 우리 미국에서조차도 이익만 보장된다면 누가 다치는지를 전혀 상관하지 않는 탐욕스러운 장사꾼들이 널려 있어요. 사람들은 당신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세상이 바뀌기는 할까요?"
"세상이 바뀌는 건 분명한 사실이오. 문제는, 사람들이 변화해서 서로를 증오하는 걸 멈추느냐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