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소년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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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욕망은 우리를 살아 있게 만든다. 그러나 욕망이 넘치면 눈과 귀가 멀게 된다. 반짝이는 건 모두 금이라고 믿는 환각에 사로잡힌다.

욕망이 자가 증식 단계에 이르면 우리가 욕망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욕망이 우리를 조종하게 된다.

혹자는 인류 문명의 결정적인 발전은 그런 넘치는 욕망의 산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욕망이 항상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p.277>


 

전화기를 타고 들려오는 연희의 자살 소식. 

고등학교 시절 친구이자 국민적 사랑을 받은 스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전성기를 이어가다 5년전 돌연 결혼 발표를 하며 은퇴선언을 하게 된 그녀.

남편은 고등학교 친구인 박대웅.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합격한 뒤 로펌에 들어가 2년정도 생활을 하다 회사를 그만두고 몇달 미국 여행을 하고 와선 연애 기획사의 이사로 들어가 일하다 회사를 나와 독립해 ESP엔터테인먼트를 설립. 국내 2위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고등학교 친구 사이면서 둘 다 첫사랑이라는 드라마틱한 러브 스토리가 부각되면서 '세기의 결혼식'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고, 그렇게 영원히 행복할줄만 알았던 그녀가 돌연 자살이라니 ~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나는 병원에 도착해서야 실감하게 되고 빈소에서 매일 봐도 아쉬울 만큼 붙어다녔던 시절, 압구정 소년들과 세화여고 삼총사라 불리웠던 소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그렇게 그는 현실과 과거의 이야기를 교차하듯 토해낸다.

짝사랑 했던 그녀. 고소공포증이 심했던 그녀가 그런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이 우리가 함께했던 오래전 그 시절과 연관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면서 누군가는 연희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에 그녀의 과거를 추적하는 그. 그는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 자신이 발견하게 된 진실속에서 그가 본 것은 무엇일까 ?

 

카시오페아 공주를 통해 첨 알게 된 이재익. 그의 다섯번째 장편소설 '압구정 소년들'이 나왔다. 책 제목은 소설속 고등학교 친구들이 모여 만든 밴드의 이름.

유명 배우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미스터리하게 진행되면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는데 작가의 반자전적 소설이라 그런지 굉장히 실감나더라.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무대를 생생히 기억하는 나로서 그런 에피소드가 신날 수 밖에~)

이 소설은 실존하는 특정 인물, 단체, 사건들과 연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라는 글귀가 떡하니 적혀 있지만 읽다보면 분명히 '증권가 찌라시'라 불리우는 것과 함께 무성하게 떠도는 루머속 누군가가 떠오르는 건 어쩔수 없는 것 같다.

억울한 사람도 많겠지만 대부분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 하며 지켜보게 되는 그런 이야기들 -

허구라고는 하지만 라디오 피디로 꽤 오랫동안 생활을 했던 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니 어느정도는 사실이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이런 글을 쓴 그가 불이익을 받진 않을까 걱정스러운데~ 워낙 사건사고가 많았던 한해인지라 요즘 이정도의 얘기는 연예계가 다 그렇지 뭐 하는식으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겠지?

러브스토리자 미스터리 소설, 성장소설이기도 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뒤섞여 정신없는 와중에도 한줄기 바람이 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음악에 해박한 그가 토해내는 록 이야기다. 생각을 정리할때도 술을 한잔 할때도 책을 읽을때도 잠을 청할때도 어김없이 쏟아져 나오는 그의 음악 이야기는 그 음악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데도 신나기만 하더라. 책을 읽으며 거기에 맞게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CD가 수록된 책들이 많은데 그런식으로 씨디까지 포함되 있었다면 정말 대박이었을 듯 ~

 

 

"참 어렵지?"

"뭐가요?"

"남자하고 여자가 사랑한다는 거, 이 세상에 모래알만큼 널린 게 사랑타령인데, 막상 내 문제가 되면 참 어려워. 그치?"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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