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모중석 스릴러 클럽 6
딘 쿤츠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사랑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벨로시티를 재밌게 읽고 곧장 읽기 시작한 딘 쿤츠의 '남편'

시댁에 가면 어머니 편, 모임에선 친구 편, 야단칠 땐 애들 편, 늘 남의 편만 들어줘서 남편이라는 '남편'과 '아내'를 주제로 한 광고가 생각나는데~

소설속 주인공은 너무나도 모범적인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내심 부럽더라 ~

 

평범한 정원사인 밋치는 자신의 스물여덟번째 생일을 3주 앞둔 월요일 오전, 친구이자 동료인 이기와 함께 의뢰인의 화단에 봉선화를 심다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당신을 사랑한다는 아내의 말에 이어 고통에 찬 비명 소리가 들리고 어떤 남자가 전화를 넘겨받고선 아내를 데리고 있다며 아내를 살리고 싶으면 이백만 달러를 가져오라는 말을 한다. 평범한 정원사일 뿐인 밋치는 자신에겐 그런 돈이 없다 사정해보지만 모두 다 알고 있다는 그들.

무조건 수요일 자정까지 앞으로 육십 시간, 돈을 준비해놓으라는 말만 한다. 경찰에 신고하면 아내의 손가락을 하나씩 차례로 자르고, 혀도 자르고, 눈도 도려낼 거라는 무시무시한 협박과 함께. 

아내를 사랑하냐는 물음에 그녀가 전부라 말하는 그. 그 말을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듯 아내가 전부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낼거라 말하는데 ~

그는 이 짧은 시간에 거액을 준비해 아내를 무사히 구출해낼 수 있을까 ?

 

부부는 많은 것을 원하지도, 변화를 원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세상 한구석의 작은 집에 만족했고, 그곳을 가족과 웃음으로 가득 채우고 싶어했다.

 

아내 '홀리'가 그의 인생에 들어왔을 때 비로소 처음으로 완전하고 만족스럽게 세상과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받은 그.

내가 아닌 우리라는 따뜻한 말의 의미를 진정 깨닫게 됐기에 그녀의 존재가 소중할 수 밖에 없고, 그런 그녀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다.

평범한 정원사이고 은행에 만 천달라밖에 없는 그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겨난 걸까 ? 너무나도 평범한 가족의 일상에 난데없이 일어난 비극이라니 ~

실날같은 희망을 갖고 범인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면서 사건의 진상에 접근해 가는 그. 스릴러적인 요소 보다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더 많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평범한 사람이 특별한 위기 상황에 빠진 것 치곤 너무나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긴박감이나 반전이 좀 부족한 듯 ~

믿을 건 오직 '남편'밖에 없는 상황 자체가 너무 비현실적인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스릴러에 사랑이란 옷을 입힌 것 만큼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갠적으로 큰 사건에 휘말린 주인공 부부의 이야기 보다는 '밋치'의 성장과정이 더 흥미롭더라.

두 분 모두 행동심리학 박사로 학문으로 큰 업적을 이뤘지만 아이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채 모성애를 보여주지 못한 부모님. 확실하게 문명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안에서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들이 보여준 교육방식은 쇼킹할 수 밖에 없었는데 단순히 생물학적인 관계에선 사회적인 신분을 부여해선 안되다며 열세번째 생일이 되면 부모님을 엄마, 아빠라고 부르지 못하고 그들이 희망하는 이름으로 불러야 했다는것을 시작으로 샬럿의 거미줄을 읽다 들켰을 뿐인데 환상은 맹신에 이르는 문이라며 집중력을 키워주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며 어둡고 고요하고 텅 빈 학습실에 갇혀 지내기도 한다. 더 기가막힌건 수치심 게임이라고 식구들앞에서 한 주 동안 스물네 시간을 벌거벗은 채로 지내야 했던 일이다. 화장실에 갈 때마다 두 명의 식구가 붙는데 그 중 하나는 반드시 여동생 중 하나여야 했다고. 읽는 내내 어찌나 화가 나던지 사람이 제일 무섭고 잔인하다는 말이 실감나더라.

이런저런일을 나열하지 않아도 유년기내내 인질로 잡혀 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그들의 말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아 슬프다.

왜 그가 목숨 바쳐 아내를 구하려고 하는지, 얼마나 간절히 평범한 가정을 갖길 원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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