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모가와 호루모
마키메 마나부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이 대학 생활에서 싸워야 할 가장 중요한 대상은 뭘까?"

"흐음, 역시 헛된 수면욕이 아닐까?

매일 여덟 시간의 수면으로 버틸 수만 있다면 잠으로 헛되이 보내는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다른 활동에 활용할 수 있겠어?

그거 말고도 게임기의 마력에도 파괴적인 요소가 있지."

"난 허무라고 생각해. 우리가 이 긴 학창시절에서 앞으로 끊임없이 싸워야 할 것은 틀림없이 허무야.

아니, 그건 대학뿐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힐 거야." <P.101>

 

대학생이 된 지 한달밖에 되지 않은 아베, 다카무라 그리고 훗날 행동을 함께하는 회원 모두 아오이마쓰리에 엑스트라로 참가했다 마쓰리가 끝난 다음 교토대 청룡회라는 폭력단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이름의 동아리 회원에게서 신입생 환영회 광고지를 받게 된다.

우리의 주인공 아베는 삼수를 한 끝에 대학에 들어갔으니 부모님의 도움은 되도록 받지 않겠다고 마음먹지만 혼자 사는데 필요한 것을 마련하고 교재를 사고 나자 빈털털이가 되고 만다. 첫달부터 부모님께 돈을 요구하는 추태는 피하고싶어 어떻게든 4월 한달을 버텨내기로 결심하고 대학 캠퍼스 여기저기에서 나눠준 동아리 모집 광고지를 들고 환영회가 열리는 날짜순으로 분류해 밤이면 밤마다 환영회에 참석해 한끼를 해결하는 신세가 되고 마는데 . . .

그런 그가 교토대 청룡회 신입생 환영회에 가기로 마음먹은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훗날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도 모르고.

적당히 대화에 끼고 간단하게 한끼를 해결 할 요량으로 일주일 후, 아오이마쓰리에서 받은 광고지를 들고 어슬렁어슬렁 선술집 '베로베로바'로 향한 그는 그곳에서 사와라 교코에게 반해 동아리에 가입해 청룡해 500대 회원이 되고 만다. 한눈에 반했다고는 하지만 그녀의 '코'에 반했다는 그의말, 그 후로도 쭈욱 그녀의 코에 집착(?)하는 그의 모습이 넘 재밌어서 책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아 웃음이 터지고 마는데 그 후로도 나의 웃음보는 끝도없이 터지게 된다.

다이몬지 산 하이킹, 아라시 산 바비큐, 히에이잔 산 드라이브, 비와 호 캠프등 여러 활동을 하며 즐기는 레저 동호회인 줄 알았는데 기온마쓰리 요이야마에서 '호루모'가 뭔지를 확실히 알게 되는 그들. 요이야마 협정이 해제되기전까지는 신입생에게 호루모에 관한 정보 전달을 금한다는 조항때문에 뒤늦게 '호루모'에 대해 알게 된 그들은 황당하기만하고 결국 선배들에게 요괴의 존재를 보여달라는 요청을 하게 되지만 그 전에 그들의 말 '귀어'를 익혀야 한다며 내년 2,3월이면 틀림없이 그들의 존재를 알 수 있게 된다는 말만을 믿고 열심히 귀어 연습을 하며 호루모에 익숙해져가는데 . . .

청룡회 500대 회원 10명 (아베, 다카무라, 사와라 교코, 아시야, 마쓰나가, 기노, 쌍둥이 미요시형제, 사카가미, 구스노키 후미)

그들앞엔 어떤 판타스틱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걸까 ?

 

안개가 흐릿했던 어제,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와 사슴남자로 유명한 마키메 마나부의 가모가와 호루모를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만화같은 유치한 이야기라 무시할 수도 있지만 황당무계한 이야기속에 펼쳐지는 사람들(특히나 주인공 아베)의 성장 스토리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호루모는 교토 대학 동아리들간에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는 수수께끼의 경기로 교토산업대학 현무파, 리쓰메이칸대학 백호대, 류코쿠대학 피닉스, 교토대학 청룡회의 4개 동아리에서 각기 10명의 회원이 출전해 1인당 요괴 100마리를 부려 치루는 경기로 특별한 의식과 귀어를 통해 2년마다 대물림되는 쉬 상상할 수 없는 환상적인 경기다.

오직 '호루모'의, '호루모'에 의한, '호루모'를 위한 소설이지만 호루모를 기본으로 한 판타스틱한 이야기 속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상처를 주는 것도 사람. 희망을 주고 구원해주는 것도 사람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판타지에 성장소설과 청춘소설을 적당히 버무려 시종일관 유쾌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아주~ 많은 이야기를 읽고 하하호호 웃고 즐기는 사이에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길 바란다. 20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 오늘 내가 보낸 하루는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시간이 흘러 오늘 역시 그렇다는 걸 잊지 말고 하루하루 값지고 치열하게 살아가야겠다.

 

잠깐의 검색으로 동명의 영화(가모가와 호루모 원제: 鴨川ホルモ)가 이미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몇몇의 스틸컷을 통해 책속 요괴들의 모습을 보게 됐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관 다르게 굉장히 귀여운 듯 ~ 전반적으로 책의 내용을 충실히 잘 보여주는 것 같으니 줄거리를 읽고도 무슨 내용인지 도통 모르겠다 싶은 분들은 한번 찾아보시길 ~

덧붙여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에도 500대 회원들이 겨루는 경기 내용이 담겨있으니 꼭 함께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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