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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의 범죄 - 미야베 미유키 단편집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장세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10월
평점 :
이를테면 세상에는 불공평한 일 따위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선생님도 부모님도 "노력해라, 노력하면 보답받을 거야"라고 하지만, 말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지 않은 이유는 본인들 삶 주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잔뜩 있기 때문이리라. 그런 것도 모른 채 '노력하자, 노력하면 보답받지 못할 일은 없어"라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자랐다간, 어른이 되고 나서 자신을 차고 월급을 더 많이 받는 남자와 결혼해 버린 옛 애인을 죽여서는 보스턴백에 쑤셔 넣어 내다버리는 전개가 되는 거다. <p.12>
우리 이웃의 범죄 -
아버지 어머니가 함께 일하던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서 독립해 새로 회사를 차리면서 사택을 나와 여기저기 알아보다 힘겹게 '라 코포 오마치다이'에 둥지를 틀게 된 가족. 도심지까지의 통근 시간도 짧고 근처 자연공원 덕분에 산 속 산장에서 지내는 느낌이 들어 우리에게도 운이 따르는구나 싶은 기쁨도 잠시 옆집 '하시모토 미사코'라고 서른살 정도된 여자가 키우는 개 '밀리'가 엄청나게 짖어대는 소리에 온가족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는 생활에 지치고 만다.
그런 상황에서 마코토는 삼촌의 제안으로 밀리를 납치할 계획을 세우는데 ~ 밀리의 소음으로부터 해방도 되고, 밀리는 밀리대로 좀 더 제대로 된 주인이 키우게 해주자는 맘에 시작된 이 일은 제대로 성공할 수 있을까 ?
- <스텝 파더 스텝>을 읽었을때의 즐거움이 되살아 나는 것 같아 유쾌했던 단편
이 아이는 누구 아이 -
친척 결혼식으로 부모님이 집을 비운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날 밤, 한 여인이 아기를 안고 찾아온다. 자신을 아버지의 애인이라면서 아이 역시 아버지의 자식이니 사토시는 오빠가 되는거라 서슴치 않고 말하는 그녀. 하지만 사토시는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아버지의 숨겨둔 아이일 리가 없음을 확신하는데 . . .
그들에겐 무슨 속사정이 있는 걸까 ?
선인장 꽃 -
졸업식 전날 열릴 예정인 매년 있는 6학년 졸업 연구 발표회. 두 달 후면 정년 퇴직으로 이십 오년 교직 생활을 마감 하게 되기 때문에 올해 졸업생들의 발표회는 곤도 교감에게 있어서도 마지막 행사가 된다. 그런 그가 마야자키 선생과의 줄다리기로 신경이 곤두서있다. 는데 그 이유는 6학년 졸업 과제 때문이다.
6학년 졸업 과제는 원칙적으로 자유로게 정할 수 있는데 그걸 결코 허락하지 않겠다는 미야자키 선생. 그도 그럴것이 최우수작이 도의 콩쿠르에도 출품되 학교의 명예와 교사의 평판이 걸려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다른반에서는 '한자 전래의 역사' 라든가 '일본의 방언 지도', 각지에 남은 조몬 시대의 유적'등 천 년이 지나도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채택할 수 없는 주제들 뿐인데 그가 맡고 있는 6학년 1반 학생들이 선인장의 초능력을 연구하겠다는 터무니없는 주제를 제시한 것 ;;;
아이들은 자신들의 계획대로 선인장의 초능력을 증명해보일 수 있을까 ?
축 살인
여동생의 결혼식 피로연 자리에 참석한 경시청 조난 경찰서 수사과에 근무하는 신출내기 형사 '히코네'는 피로연에서 전자 키보드를 연주했던 아키코로부터 현재 조사중인 청해장의 토막 살인 사건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된다.
피로연장에서 사람들이 나눈 말들을 힌트 삼아 토막 살인 사건의 전모와 범인을 맞춘 아키코. 그 믿지 못할 이야기들 -
무심하게 주고 받는 말속에 숨겨진 '진실', 말의 무서움의 대해 다시 한번 놀라게 됐다. 언제 어디서고 입밖으로 내뱉는 순간 책임이란 추가 달린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기분은 자살 지망
신출내기 추리 소설가인 '우미노 슈헤이'는 공원 산책하면서 매일 만나게 되는 오십대 중반의 남자로부터 자기를 죽여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절대로 들킬 리가 없는 자살 방법을 생각해 내 주셨으면 하는 이 남자 '나카타'씨. 무슨 사정이 있길래 그런 부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걸까 ?
미야베 미유키의 우리 이웃의 범죄.
출간 소식은 들었지만 지하도의 비를 읽은지 얼마 안된데다 또 단편이라길래 아쉬운 맘에 조금 늦게 구입해 읽은 책. 소심한 투정한번 부려봤다 ㅎ
스물일곱 살에 내디딘 '여왕'의 첫걸음. <올 요미모노> 추리 소설 신인상을 받은 데뷔작 <우리 이웃의 범죄>가 실린 초기 단편집이란 띠지의 글귀를 보고 많이 고민을 했더랬다. 사실 뒤늦게 출간된 유명 작가의 데뷔작을 읽고 만족했던 경우는 거의 없었던터라 이 책 역시 그렇겠지 싶어 맘을 비우고 있었는데 ~
그래서 그런가 너무~ 재밌는 것이 아닌가. 미야베 미유키는 뭐가 달라도 다르더라.
맨뒷장 미야메 미유키 작품 목록을 보면 몇몇 분들의 코멘터리가 있는데 우리 이웃의 범죄 밑에 아아, 스물일곱 살에 이런 소설을 써 버리면 나같은 잠재적 소설가 지망생은 대관절 어쩌란 말인지.(김) 등등 적힌 글들이 몇개 있는데 백배공감 !!!
우리 이웃의 범죄, 이 아이는 누구 아이, 선인장 꽃, 축 살인, 기분은 자살 지망 등 다섯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작품 하나하나가 다 만족스럽지만 갠적으로는 <축 살인>이 완전 내 스타일 !! 제각기 자신 밖에 모르는 비밀을 품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데 모여 어떤 일을 만들었는지는 읽어본 사람만이 알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