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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5
아리카와 히로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어떻게 하면 어딘가에서 '자네가 필요하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p.140>
아라시의 니노미야가 주연의 4분기 일드 기대작! <프리터, 집을 사다>의 원작소설 백수알바 내 집 장만기
프리터(freeter). 일본에서 생겨난 신조어로 자유롭다는 뜻의 프리(free)와 근로자를 뜻하는 독일의 아르바이터(arbeiter)의 합성어로 프리아르바이터의 준말이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하기 싫지만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까지 ~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의 이유도 가지각색일 테지만 여기서 프리터란 취직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뜻한다.
노란색의 화려한 표지의 책을 받아봤을땐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만으로 집을 사는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줄 알았다는 ~
'세이지'는 고만고만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재수는 했지만 고만고만한 사립대학에 들어갔고, 고만고만한 회사에 취직했으나 그 회사에서 실시하는 무슨 종교 수행 같은 자기계발인가 뭔가 하는 신입사원 연수에 끌려가 일주일 동안 연수생 연기를 열심히 했지만 석 달 만에 '요령없는 녀석'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만다. 10여개의 회사 중에서 희망 조건 대로 내정받은 곳은 그 회사 하나뿐이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내가 있을곳이 아니다, 나는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라는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앞세워 부모님께 한마디 상의도 없이 사표를 쓰고 만다. 직장을 그만두고 여기저기 면접을 다녀보지만 면접때마다 전 직장을 그만둔 이유를 꼬치꼬치 따지고 드는 바람에 뜻대로 풀리지 않는 세이지. 일 같은건 얼마든지 있을 줄 알았는데 운전면허증 말고는 아무런 자격증도 없는 자신의 조건에 맞는 직장은 도무지 찾을 수가 없고 아버지의 설교가 듣기 싫어 식사시간을 피해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가족들과도 멀어진 상황.
구직활동에 비해 부담이 없어 좋다는 아르바이트도 마음에 안들면 곧바로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다보니 조금만 듣기 싫은 소릴 들어도 때려치우고 마는 철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만다. 그런 상황에 누나를 통해 어머니의 병에 대해 알게 되는데 . . .
오랜 세월에 걸친 이웃과의 불협화음으로 쌓인 스트레스로 심각한 우울증에 망상과 불안증세를 보이는 어머니. 약만 잘 챙겨 먹으며 나을 확률은 높지만 끈기있게 가족의 도움이 필수적이고 무엇보다 지금 환경에서 벗어나는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에 어머니를 위해 집을 구하기 위해 정신차리기 시작하는 세이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머니의 약을 챙기는 와중에도 재취업에 힘쓰는데 잘 해나갈 수 있을까 ?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회사를 때려치우는 세이지. 어머니의 병을 계기로 누나로부터 어릴적 이웃들로부터 어떤 괴롭힘을 받았는지를 알게 되는 대목에서부터 술버릇이 나쁜 아버지 이야기까지 순식간에 쏟아져나오는 이야기에 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나 싶은게 어리둥절 한 것도 잠시 어머니의 병을 계기로 나태했던 지금까지의 자신을 버리고 재취업에 힘쓰면서 고군분투해 나가는 세이지의 이야기를 읽는내내 잘 될거야~ 조금만 힘내 등등의 말을 내내 읊조렸던 것 같다.
언제나 방황하는 청춘들을 다룬 성장이야기에는 배울 것이 많은 것 같다.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어두운 현실 속에서 인생의 반전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라면 더더욱. 세이지의 경우에는 불우한 가정환경이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해 너무 몰랐던 죄랄까 ~ '너 자신을 알라'는 깨우침이 필요했던 듯~
청년실업 때문에 이런저런 문제도 많은데 잘 할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다르다는 것은 인식하고 자기를 충분히 돌아보고 생각할 시간을 갖으면서 모두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세이지처럼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듯.
8년째 다니고 있는 회사를 그 어떤 이유로든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게 된다면 세이지처럼 혼란스러운 과정을 겪게 되겠지. 지금 당장 내 자신이 그런 상황이 아닌것에 감사한 맘을 갖으면서 나도 완고한 아버지 때문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은 터라 그의 마음이 십분 이해되는 부분도 많았던 것 같다.
누구나가 한번쯤 하게 되는 진로선택이나 취업에 대한 고민뿐만이 아닌 가족간의 대화 단절이나 이웃간의 불화등을 함께 그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 듯~
"이 정도 회복했으면 됐다는 말은 제발 하지 마세요. 지금의 엄마 상태에 익숙해지지 말란 말입니다.
옛날의 엄마가 어떤 표정으로 웃었는지 잊지 마세요. 이 정도면 됐다느니 어쩌느니 하며 가족을 포기하지 말라고요.
엄마는 이웃에게 그토록 호된 일을 당하면서도 가족과 함께 있을 때는 행복하게 웃었단 말입니다. 아시겠어요?
그런데 엄마가 웃는 얼굴을 본 게 언제죠? 웃는 건지 안 웃는 건지 알 수 없는 애매한 표정뿐이잖아요.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에요. 마음 약한 사람이 가족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20년 가까이, 오로지 혼자서만 이웃의 괴롭힘을 견뎌낼 수 있나요?
엄마는 우리를 위해 이제껏 혼자 힘으로 버텨왔어요. 20년이나 우리를 지키다 좌절한 사람인데, 아버지는 그런 엄마한테 마음이 약하다고 할 수 있어요?
난 절대 그런 말은 못합니다. 난 적어도 엄마가 다시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나도 누나도 아버지가 그렇게 생각해주는 사람이라고 믿고 싶어요.
우리가 아버지를 좋아하게 해주세요. 지금 이 상황에서 '뭐, 이 정도면 됐지; 라고 말한다면 우린 더 이상 아버지를 좋아할 수 없어요." <p.283~284>
책 읽으면서 굉장히 찡~~ 했던 장면 !!
정신차린 후의 세이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랄까 ~
나 스스로도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면서 스스로 포기하거나 타협했던 일들이 무엇이 있나 하나하나 메모좀 해보고 반성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