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잉 아이 - Dying Ey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지금 내가 할 일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을 납득할 수 있게 만드는 겁니다." <p.340>

 

'양하'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신스케는 어디선가 본 듯한 묘한 손님에게 뒤통수를 맞고 쓰러지는 사고를 당한다. 범인은 기시나카 레이지.

범인이 이 사람이 아닐까 하는 맘에 그의 집을 찾았다 자살한 그를 발견한 경찰은 그가 1년반 전에 인명 사고를 일으켰던 사건의 피해자인 기시나카 미나에씨의 남편이란 사실을 알려 준다. 1년반 전에 자신이 일으켰다는 교통사고 부분만 기억에 없는 신스케는 사고에 관해 주위 사람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려 하지만 모두들 기억이 안나면 어떠냐며 운이 나빠서 난 사고였으니 잊을 수 있으면 빨리 잊어버리라 말한다.

때마침 동거녀 '나루미'가 사라진 일이 생겨 실종신고를 하러 갔다 사건 담당자를 만나 그를 통해 지난 사고 얘기를 들은 그는 다른 차를 운전했던 사람의 신원을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더 큰 의문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기시나카 미나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점에선 신스케와 마찬가지로 죄인일텐데 죄의식을 느끼기는 커녕 우아한 삶을 살고 있는 그. 왜 그 사건의 원망이 모두 자신에게만 쏠렸는지 납득할 수 없어 다방면으로 알아보던중 기시나카의 옆집사는 고등학생으로부터 기시나카 레이지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날 밤 그의 부인을 봤다는 믿지 못할 얘길 듣게 되는데 . . .

 

명탐정의 규칙 이후 간만에 읽게 되는 그의 작품이지만 국내에 꾸준히 소개되고있는 인기작가의 책이라 그런지 항상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조금은 힘들었기에 받자마자 즐거운 맘으로 후다닥 읽어버린 '다잉 아이'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 페이지가 술술술 넘어가는 것이 그는 진정 페이지터너 !!! 

사고로 기억을 잃은 남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이란 특이한 주제로 사건의 정교한 구성과 복선, 원한과 복수, 어두운 욕망등 치밀한 심리묘사로 읽는 내내 빠져들 수 밖에 없었지만 '소설보석' 이란 문예지에 1998년 2월부터 1999년 1월까지 연재했던 장편소설이 연재 후 8년 만에 단행본으로 출간된 작품이라 그런지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은 의아해지는 상황 전개에 조금은 촌스럽게 느껴졌던 것 같아 내심 아쉽기도 했지만 그의 책이 나온다면 또 아무 고민없이 덥썩 집어 들리란 사실을 알기에 오늘은 이정도만 !!

 

신스케와 에지마의 대화를 보면 교통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제법 나오는데 대야 속에 유리구슬 몇십 개를 담은 꼴이니 부딪치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며 그 정도로 흔한게 교통사고라 얘기하지만 그 사고로 인해 운명이 뒤바뀐 사람들의 이야기는 수없이 보고 들어오지 않았던가 -

"그럴 때는 어떻게 하죠? 그러니까, 불쾌한 기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이 말입니다."

"어떻게 하고 말고가 있겠습니까. 빨리 잊어버리는 게 상책이죠. 그뿐입니다." <p.21>

잊고 싶지만 잊는게 불가능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에 묻고 그리움으로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교통경찰의 밤이란 단편집 내용이 생각나기도 하고 방황하는 칼날에서 원래 규칙은 양날의 칼이라며 자신을 지켜준다고 생각한 것이 어느날 갑자기 자신에게 칼을 들이대기도 한다며 중요한 건 그 칼을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 맘이 묵직해지고 안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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